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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후천성 연애 결핍증

박민진 |2007.09.11 22:54
조회 87 |추천 1

후천성 연애 결핍증

여러 번의 연애를 경험한 분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 분은 사람이 바뀔(?)수록 점점 연애 혹은 사랑에 대한 열정이 더 떨어져간다는 말을 하며 아쉬움을 나타냈었다. 물론 어떤 이들은 그것은 참 된 인연을 아직 만나지 못해서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첫사랑과 첫 연애의 감정이 늘 지속되거나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현상의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정의를 하나 하고 넘어가자. 나는 시간이 갈수록 연애에 대한 열정(더 정확히 말하자면 연애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이 사그라지는 현상을 ‘후천성 연애 결핍증’이라고 정의 하겠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그런 이유 중 하나는 새롭게 모든 단계를 밟아간다는 것에 대한 지루함이다. 인간은 놀랍도록 반복하는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을 싫어한다. 이는 연애에도 적용되는데 한 사람과 긴밀한 친밀함을 나누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나가고 그 사람에 맞게 추가되는 사항들을 더 해서 친밀감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태도에 대해 이 비유를 즐겨하는데, 이것은 마치 게임을 하다가 세이브(save)를 하지 않아서 첫 판부터 다시 게임을 시작하는 느낌과도 같은 것이다.


연애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러한 현상은 전에 교제하던 사람과 유난히 더 깊은 친밀감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는 심심찮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연애에 대해 한 발작 뒤로 물러선 태도를 취하게 되며 그런 태도가 지속되면 후천성 연애 결핍증의 전형적인 증세들을 보이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사소한 이성과의 언쟁에 있어서도 멀미 증상을 느끼며 “내가 이래서 연애를 안 하지!”하고 말한다.(절대 ‘못하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이들에게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하나님이 허락하신 교제(특별히 이성과의 교제)에 대해 상처나 어떤 계기로 인해 막연히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 사람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너는 잘못 되었으니 이렇게 태도를 고쳐라!’라고 말 하는 것도 최상의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사람들을 내버려 두기에는 이 시대가 너무 외롭고 솔로도 많다. 두 가지로 정리해 보겠는데,


첫째, 교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을 긍정적인 인식들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책상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회 같은 공동체를 통해 동성뿐 아니라 이성과 자연스럽게 교제를 나누고 그 안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해서 교제를 안 할 때 보다 교제를 할 때 더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것을 체험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다. 후천성 연애 결핍증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체험을 통해 그러한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체험을 통한 지식은 단편적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한 번 들어오면 굳어져서 잘 바뀌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만남과 체험을 통해 마음의 태도를 바꾸는(깨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 이런 이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왁자지껄 떠드는 만남만이 아니라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라. 그리고 그 안에서 교제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껴보자. 그리고 이런 작업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다. 나는 단순히 교회를 ‘연애의 장’이라고 선전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교회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성도간의 교통(교제)’이다. 그래서 우리가 늘 암송하는 사도신경(사도들의-넓게는 신도들의- 신앙고백)에도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명시하고 있다. 오죽하면 디트리히 본회퍼가 나치 치하에서 [신도의 공동생활]이라는 책을 저술했겠는가? 그만큼 교회에서 성도 간의 교제는 중요하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교제의 유익을 경험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라. 물론 혼자 있는 시간에 깊이가 나온다. 그러나 깊이만 추구하다 보면 그 깊이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와 아픈 고통을 지니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로 인해 우리의 남은 인생을 그 속에 담아 놓기에는 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이 너무 넓고 짧다.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은 여간해서 치료가 불가능할지 모르나 후천성 연애 결핍증은 얼마든지 공동체 내의 교제를 통해 다시 이성교제로 나아가는 좋은 치료책이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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