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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5.수요일

김강민 |2007.09.12 00:00
조회 32 |추천 0

늦게까지 잠을자고 눈을떠서 이것저것 시켜먹고
씻지도 않고 쇼파에만 누워서 내내 TV만 봤어
그러다가 또 잠이 들었겠지?
켜놓은 TV소리에 다시 또 눈을 떴다가
가끔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그러다 해가 다 지고나서야 잠깐 집밖으로 나갔었어
뭐라도 사먹을까 하고... 
근데 대문을 여는 순간 음식냄새가 났어 생선 굽는 냄새 같은거
아마 옆집쯤에서 누가 저녁을 하고 있었겠지?
발밑에서 걸리적대는 아까 내가 시켜먹은 중국집 그릇들을
한쪽발로 옆으로 밀면서 열쇠로 문을 잠그고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골목길을 걸어나왔어 
해가 막 지고 있는 시간에 그런 냄새 있잖아
아직 완전히 깜깜하진 않고 차들은 미등을 켜기 시작하고
뜨겁던 공기는 이제 막 식기 시작하고
그럴때 옆집에서 풍기는 음식... 아니 음식이라기 보다는
어떤 평범한 가정집의 냄새 같은거...
난 이제껏 몰랐었다? 
그런게 사람을 이상하게 슬프게 만들 수도 있다는거
 
혼자 밥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아서 편의점에 들어갔어
늘 좀 싫었지만 오늘따라 더 그 환한 편의점 조명이 싫어서
이것저것 고를 틈도없이 맥주만 두캔 사서 나왔고...
어디 전화를 좀 해볼까 싶었는데 
바로 옆에 사는 누가 있으면 모를까
친구를 불러내기에도 애매한 시간
 
그래... 일단 아무데로나 좀 걷자
처음엔 빠르게 그러다 천천히 골목길을 걸으면서 생각했어
좀 외로운거 같다고... 그래서 하마터면
혼자서 막 욕 같은걸 할뻔도 했지... 아 미치겠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또... 또 너때문인가 생각했었거든?
또 너때문에 내가 이렇게 외로운가?
막 화가나려 그래서 문을 닫은 비디오가게 앞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어... 근데 너 때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갑자기 더 슬퍼지면서 니가 막 보고싶어질 줄 알았는데
니 얼굴도 생각이 안났어...
설마하면서 니 이름을 조용히 말해봤어... 소리내서...
근데도 난 슬퍼지지가 않았어... 나는 그냥 외로운거였어
그냥 누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거였고...
넌 믿어지니? 니가 더 이상 그립지 않다는 사실이
 
아무일도 없었던 날 점점 어둑해지는 공기속에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금 슬펐습니다...
이렇게 잊는거구나...
잊혀지는것만 슬픈것은 아니었다고
잊는것도 슬픈거구나... 하고...
 
 


 
사랑을 말하다
 
 
 
* 이소라 - 이제 그만

 

 

2007년 8월 15일 수요일 [푸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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