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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봉지라면 먹기

김미예 |2007.09.13 16:49
조회 67,691 |추천 346

'편의점에서 혼자 먹기' 라는 글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기억에 적어봅니다.

 

 

학생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습니다.

지루한면이 없지않아 책을 보다가 손님오면 계산해주고 그러면서 일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책을 보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가 들어오더군요..

언니와 동생같은..자매지간처럼 보이는..

헌데..차림새가 이상했습니다.

지저분하고 냄새도 조금 났었습니다..

부모가 없는.. 길거리에 떠돌아다니는 아이들 같았습니다.

 

봉지라면 3개를 사더군요..

안*탕면 3개..1200원 가량 했었던것 같습니다..(오래전 일이라 자세한 금액은 기억이..ㅡㅡ;)

모두 동전으로 십원짜리와 백원짜리가 섞여있었습니다.

평소처럼 계산을 해주곤 다시 책을 볼려고 시선을 돌렸습니다.

 

헌데 아이들은 돌아가지 않고 편의점 구석에 있는 식수대로 다가가더군요..

그러곤 봉지라면 2개를 뜯어 봉지에 물을 받아 면을 불리고 있었습니다.

물을 받아 불리고 물이 식으면 물을버리고 다시 뜨거운 물 받고..

큰아이(언니로보이는 키가큰 아이)가 하는행동을 작은아이(동생으로 보이는 키가 작은아이)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더군요..

큰아이는 먹기 좋게 익은 면에 스프를 풀어 휘휘 젖더니 봉지라면 하나를 후후~ 불어 식혀서는

작은아이에게 주더군요..

그러곤 같이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더군요..

한참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봉지에 남은 국물한방울까지 다 마시고는.. 유유히 편의점을 떠났습니다..

"우리동네에도 저런 아이들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는..다시 책을 보고 일하고 했습니다..

 

1시간쯤 후 사장님이 들어오셧습니다..

CCTV녹화장면을 찬찬히 살피시던(매일매일 검토하셧습니다..ㅡㅡ;)사장님이 부르시더군요..

"야들 뭐꼬? 봉지에 물 부가 묵고 갔나?"

저는 아무생각없이 그렇다고 대답했고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니는 보고만 있었나? 쫒가 내야지! 아니면 물값이라도 받든가! 이봐라..물 오지게 쓰는구만.."

그러시고는..제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하시는 말씀이..

"담에 또와가 이라거들랑 물값도 100원씩 받아라이.."

라고 하시고는 다시 녹화장면을 살피시더군요..

그러곤 2주정도 더 일하고 그만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장님의 말씀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컵라면을 산 사람은 식수대에서 끓여먹어도 되고..

봉지라면을 산 사람은 안될까요??

컵라면 먹는 사람에게는 물값 안받는데..

봉지라면 먹는 사람에게는 물값 받아야 하나요?

 

돈을 벌어야하는 사장님의 입장에서야..물을 마구 쓰는모습이 아까워

그러시는것 이해는 갑니다만..

배고파 그렇게라도 허기를 채우고자 했던 아이들에게 너무하셧던건 아닌지..

작은 구멍가게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봉지라면좀 끓여먹었다고

물값까지 받으라고 하시던 사장님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네요..

만약 다음에오면 김치라도 챙겨줘라고 하셧다면..감동받아서 정~말 열심히 일했을텐데요..

 

그후에도 녹화장면가지고 이것저것 구박하시는 모습에 일찍 그만뒀지만..(감시당하는기분..쩝)

아직도 그자리그대로 편의점은 잘 운영되고 있더군요..^^;

 

물론!!! 모든 편의점의 사장님이 이렇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편의점하시는 사장님들 노여워 마시기를..^^;

단지 제 기억한편에 자리한 독특한 기억에 몇자 적어본것뿐이니까요^^

 

혹시라도 이런아이들이 와서 봉지라면을 끓여먹는다면..

커다란 종이컵(뽑아먹는 음료수용 종이컵이요)이라도 건내보시는건 어떨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와..무심코 올린 글 하나에 이렇게 많은 반응이..

여러가지 충고와 관심어린 댓글 모두다 감사하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댓글달아주신것처럼 사비를 털어 김치라도 사주지못한게 후회되요..^^;;

하지만 그땐 나이도 어렷고..(고3때) 철도 덜들었을때라 그런 깊은 생각까지는..^^;;

물론!! 19이면 철 다든나이다~라고 하시는분도 있겠지만..저는 대학가서 철들었어여 ㅎㅎ

일을 열심히 안하는 아르바이트생이라는 댓글도 있으시던데..^^;;;

근무시간중 2번정도 쓸고닦고 하구..먼지털구..이것저것 많이해요^^;;;

남는시간에 책본거구요~(변명..ㅜㅜ 게으름도 쬐~금..^^ㅎㅎ)

 

지금은 결혼도 했고..한아이의 엄마여서..ㅎ

만약 지금 저런상황을 봤다면..당연히!! 컵라면과~삼각김밥까지 사줄 의향 있습니다^^

아무튼..많은관심 감사드리구요..

저에게 또하나의 특별한기억을 만들어주신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추천수346
반대수0
베플고재민|2007.09.13 22:04
베플이신 김경민님...아이에게 500원을 채워주는것보단...할인마트를 알려주시죠...편의점은 원가대로라..부족한걸 남한테 채우게 하는것보단 부족한것으로도 충분히 할수있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돕는거죠
베플이석진|2007.09.13 21:33
김경민씨 너무 빡빡하신데...
베플김경민|2007.09.13 20:24
야박한 사장도 문제지만 전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도 조금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역시 편의점 알바를 해봤구요. 코찔찔이 아이가 빈츠1개 사는데 1000원을 내더군요. 빈츠가격이 1500원인데..... 500원 더없냐고 물으니 아이에겐 1000원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 500원 제가 채워넣어줬습니다. 그깟 500원이 뭔 대수라고.....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진 아이를 보니 제가 다 기분이 좋더군요. 근데.... 당신은 저처럼 평범한 아이가 아닌 한눈에봐도 불쌍해보이는 아이 두명이었는데 그런 사소한 도움하나 못드릴 만큼 책읽는게 중요했나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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