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ilin

어릴적만 해도 우리 동네에도 가끔씩 야시장이 열리곤 했었다.
그날이 되면 큰 풍선이 하늘위를 날고 들뜬 마음으로 저녁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는둥 마는둥 하며 엄마아빠 손을 잡고 구경갔던 야시장.
어린 나의 눈에 그곳은 그야말로 신천지였다.
어두운 밤을 화려하게 밝히는 조명들, 사람들의 열기,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조차도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 더이상은 즐길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나는 이렇게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이 아련한 나의 추억을 다시 찾게해준 곳. 바로 타이페이의 야시장이었다.
타이페이 시내 곳곳에는 여러개의 야시장이 아직도 매일 열리고 있었다.
수많은 야시장 중에서도 그 메카라고 할만한 스린 shilin야시장에 가기위해 어릴적 그날처럼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해가뜨면 나가서 해가지면 들어오는 일상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를 이토록 기다려본 적이 있었나...?

지하철을 타고 스린 역에서 내리면 바로 스린 야시장 앞으로 출구가 연결되어 있다.
길건너가 야시장이지만 이미 지하철 출구 계단에서부터 사람들이 붐벼 발디딜 틈 조차 없다.
차도 사람도 물건도 재미도 모든게 넘치는 곳, 바로 스린 야시장이다.

감성자극의 대표작! 설탕뽑기다~
내가 어렸을적 보던 잉어나 칼 모양이 아니라 귀여운 캐릭터로 새단장했지만
노랗고 투명한 뽑기를 보는 순간에 밀려드는 찡~한 감정은 항상 그대로이다.
캐릭터 설탕뽑기 말고도 과일맛이 나는 사탕도 함께 만들어 팔고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나는 밀려드는 추억을 느끼고 만다.

한쪽에서는 오징어와 소세지 꼬치를 숯불에 굽고 있었다.

신나는 게임 한판~
풍선을 터뜨린 갯수나 공으로 숫자를 맞추는 갯수에 따라 상품을 주는 게임이다.
만약에 소질이 없어 풍선을 터뜨리지 못해도 걱정할 것은 없다.
간절한 눈빛으로 아저씨를 약 30초간 바라보고 있으면 아저씨도 어쩔수 없이 무언가를 주시고 마니까.

낚시요~ 새우와 거북이를 잡는 게임이다.
거북이는 몰라도 새우는 꽤 잡기 힘든지 여자분들이 계속 안잡힌다고 앙탈을 부리셨다.

바깥 야시장은 물건들이나 게임이 많고 야시장 아케이드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로 음식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나를 사로잡은것은 이른바 썩은두부 전문점 ㅋㅋㅋㅋ
간판 이름하여 '초또우푸의 집'이다. 저 근처에서 풍겨나는 그윽한 향기란 뭐라 형언하기 어렵지!

야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커즈찌엔이다. 굴을 넣은 부침개라고 할까?

다양한 먹거리의 천국! 바로 대만.
1.소세지 구이
2.빵 안에 작은 빵이 들어있는 빵인데 사면 그 자리에서 망치로 쿵!쳐서 부숴주신다.
3.과일에 설탕시럽을 입힌 탕후루. 새콤한 산자나무 열매에 달콤한 시럽의 맛!
4.젖병모양의 물통에 담아주는 냉차. 그 맛은 동과,매실,레몬 등이다.

으으으~~나의 로망!!타코야끼씨!!
정말 너무너무 좋아해서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을 오래 갔다와서 뭐가 제일 먹고싶었어? 라는 질문에
어이없게도 "타코야끼"라는 대답을 하곤했다.
감자탕 이런거 아니구? 라는 반문을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꿋꿋하게 타코야끼를 먹어주었다.
서울서도 항상 제일 맛난 타코야끼집 찾아내기에 열중이었는데 이곳에서 정말 꽂혀버렸다!
저 야구공 사이즈 만한 타코야끼~ 직접 굽는걸 보면 저렇게 큰게 잘 익을까...라는 의심이 들정도로 크다.

이것은 경단이라고 해야할까? 겉은 우리나라 감자떡 처럼 투명하게 되어있고 그 안은 색별로 다른맛이다.
레몬, 초코렛, 녹두, 딸기, 녹차, 토란 맛등 다양한 맛으로 승부한다!

이것은 나의 룸메이트 제니퍼가 제일로 싫어라 하던 바로 '개방형 냉차'ㅋㅋㅋ
말 그대로 냉차에 레몬을 동동 띄운 건데 뚜껑이 없고 아주머니 마음대로 국자로 휘휘 젓는다는 이유로
제니퍼의 혐오대상 1위가 되어버렸다. 나는 지저분한지 잘 모르겠던데 친구는 인상까지 쓰며...
왜 저런거 만들어 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ㅋㅋ특히 국자로 휘휘 젓는 행동을 무척 싫어라했다.
처음으로 그녀와 나 사이에 문화의 차이를 실감했다. 아닌가 그저 개인의 위생관념 차이인가? ㅎㅎ

신선한 과일좌판~
갖가지 과일을 이렇게 다듬어서 진열해 놓으면 원하는대로 골라담아 사먹을 수 있다.
망고가 철이라더니 망고가 정말 많았고 배, 토마토, 파파야, 사과등 다양한 과일을 팔고있었다.

형형색색의 솜사탕~~ 사이즈 또한 특대형이라는거~
왠지 낭만적인 심야 데이트에 어울릴만한 아이템 !

소혓바닥 호떡. 좌판 앞에 그렇게 쓰여있었다. '소혓바닥빵'이라고...
뭔가 해서 들여다 봤더니 혓바닥 모양의(?) 빵 ㅋㅋ
**빵이라고 하니 표현이 어색하지만 중국어에서는 bing이라고 합니다.
bing이라는 것은 저렇게 호떡처럼 기름에 지진것을 말하기도 하고 저것보다 기름이 적고 두툼한 것들도
bing이라고 통칭합니다. 속에 아무것도 없는것도 있고 고기나 야채속을 넣어 만들기도 하고.
그야 말로 bing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앗~정말요~?
한류열풍은 저런 쪽으로만 열풍인가보다.
스린역 교차로에 아주 크게 걸려있는 '한국풍진료소'
바로 한국 스타일의 성형외과 광고간판이었다!!위쪽 여자가 쌍꺼풀과 코를 세우니 아래사진이 되었단다.
그것만으로 저렇게 인생역전되는건가... 한국에 살고있는 나는 왜 그 인생역전 못하는거지 ㅋㅋ
사진보니까 한국풍이 아니라 일본풍 같아 보이는데ㅋㅋ
항상 성형 전후의 비교사진을 보면 전에는 울상이고 후에는 활짝 웃고있다.그래서 더 이뻐보이나 ㅋㅋ
역시 사람은 웃어야해~~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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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하지만 많은 사람들 덕에 구경하기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던 스린 야시장 체험기!
갔다오고 나서 하도 재밌고 아쉬운 마음에 또 가고싶었는데 그 인파가 떠올라 다시 가기가 쉽지 않았다.
스린야시장에 갈때는 몸과 지갑만 가져갈것! 모든 짐을 최소화해서 다니지 않으면 금방 지쳐
구경거리를 눈앞에 두고도 포기해 버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