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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원장이 보는 이해찬 세대

정재훈 |2007.09.15 00:36
조회 60 |추천 0

저는 학원장입니다. 저는 교육문제와 관련하여 중립의 위치에 있지 않고, 그러길 원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30년 이상 학원과 관련된 일을 하며 살아왔고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이다. 세칭 명문 사립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25년 이상 수업과 대학진학 실무를 담당해왔습니다. 이른바 실무 원장이죠. 돈만 투자하고 거두고 하는 영업 원장이 아니라..

쓸데없는 논쟁을 피하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차이에 기인하는 논쟁은 서로의 인생관의 문제이고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쟁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한자의 교(敎)는 젊은이가 노인을 업고 있고 노인은 몽둥이로 젊은이를 바르게 가라고 때리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의 Educate 가 사람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 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과 목적에서는 같은거겠지요. 방법적으로는 상극이라할 정도로 다르지만요. 이렇게 아이들에게 더 많은 능력을 가지도록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하는걸 전제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출판이며 번역이며 유통회사며 여러가지 일을 해봤지만 그 일들의 성공,실패에 관계없이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가장 즐거웠고 보람있었기에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있고 이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금도 무리지어 찾아오는 제자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즐거움과 큰 국제경기를 앞두고는 제자들과 업소를 통채로 빌려서 단체응원을 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제 기준으로는 행복한 삶이라고 자부합니다.

저는 공교육이건 사교육이건 교육이라는 것이 변해가는 세상에 아이들이 쉽게 적응해서 각각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회의 가치관,역사,문화 등에 대한 전승은 주로 공교육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이니 그 부분에 대한 역할은 논외로 하지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세상에 나오는 20대 ~ 30대 초반 사이에 어떤 능력을 갖춰야하고 어떤 분야에 주목해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공동체적 도덕성 함양을 최고의 가치라 생각하시는 교육자에겐 비난받을 일이지만, 내 기준으로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사서삼경을 통달하고 멋진 필체를 가지는 것이라면 그걸 가르칠 것이고, 러시아어에 능숙하고 기계를 다루는 솜씨가 필요한 시대라면 또한 그것을 가르칠 것입니다. 물론, 어느 대학으로 진학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시대라면 그걸 이루는데 가장 필요한 것을 최우선으로 가르치지요. 그러므로 제가 가르치는 것은 유교경전이 될 수도 있고 전과목 내신준비가 될 수도 있으며 대학별고사의 난제 해결능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항상 앞으로 15년후의 세상 모습과 현재의 세상 모습을 비교해서 아이들에게 저의 생각을 설명하고 아이들이 그에 맞춰서 열심히 스스로 실력을 연마하도록 이끌고 관리하는데 온 마음을 다 합니다. 현실적으로 해야 할 것과 미래를 위해 할 것을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할까요 ? 이야기가 조금 거창해지는군요. 제가 자신을 과대포장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고요. ㅎㅎ

하지만 그것이 제가 아는 교육의 진실입니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라는건 종교지도자의 모습이지 교육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당장 들판으로 나가 짐승을 사냥해야 먹고사는 아이들에게는 짐승 다루는 법을 가르쳐야지요. 짐승을 사냥하는게 아니라 키우는 수준의 세상에 살고 있다면 또한 당연하게 짐승 잘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가장 기초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기준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을 정하고 애들을 그리로 몰고가는 것은 선생이라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나쁜 범죄중의 하나라고 저는 믿습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여러가지 생각을 아이들이 접해보게한다면 선생의 역할은 충분한 것입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그들의 몫이지요.

현실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아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15년 후의 미래 세상에 대해서도 준비할 수 있도록 짧은 정보나마 계속 제공해주는 것...이것이 사교육자로서 제가 해온 모든 일이고 또한 공교육 사교육을 막론하고 분필을 손에 쥔 모든 사람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해찬씨의 교육개혁은 그야말로 코미디였습니다.

온 세상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죽고 사는 문제와 싸움하고 있는데, 공동체적 도덕성 함양을 위해 을 억누르려고 하다니요 ?

공동체적 도덕성 함양, 함께 나누며 사는 세상, ..... 모두 좋습니다.
누구도 그러지말자고 할 내용 아닙니다.

단, 그건 세상을 이겨낼 능력은 갖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두루 갖추고 배부른 자들의 고귀한 토론 주제이지 당장 가진거 없이 뭔가를 개척해야하는 사람들에게 강요할 내용이 아니라는겁니다. 선진국의 이야기지 중진/후진국의 이야기가 되긴 어려우며, 기성세대의 논리이지 처음 사회에 진입하는 신진세대의 논리가 되기에는 너무나 부적절하다는 말씀입니다.


인생살이에서 학력차이가 별로 중요한게 아니라뇨?
그리고 다른 세대와 실제로는 큰 학력차이가 없었다뇨?

제가 직접 겪었거나 아이들을 가르치며 경험한 대학입시 30 년의 경험속에서, 세칭 이해찬 세대는 정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낮은 학력을 가진 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대학입시 지도 30년의 의학도가 되려던 모든 학생 중에서 그들은 화학,생물에 대한 지식이 가장 부족한 세대였고, 외교관을 꿈꾸던 모든 학생중에서도 영어실력이 가장 형편없던 세대였고, 경영자가 되고 싶어했던 모든 학생중에서도 마찬가지로 수학실력,언어실력이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부족했던 세대였습니다.


그들은 세상으로 나와서 다른 세대들과 경쟁하면서 참 많은, 정말로 많은 고생을 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하고 있을게 분명하고요.

유난히 그들만 게으르거나 둔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게 아닐텐데,
왜 그들은 의사가 되려는 사람이건 교사가 되려는 사람이건 사업가가 되려는 사람이건 다른 세대의 학생들에 비해 그렇게도 힘든 과정을 겪어야하는 걸까요 ?

저는 지금도 또렷하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혁명적인 발표가 있었던 그날부터 갑자기...

우리 아이들의 눈빛이 왜, 그리고 얼마나 흐릿해졌는지
50개씩 잘 해오던 영어단어 숙제를 왜 10개를 내줘도 안해오기 시작했는지
응용문제까지 잘 풀던 아이들이 왜 갑자기 기본 계산문제도 못풀게 되었는지..

누가, 왜,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

지금도 권력을 누리고 있는 그 분들이 세상을 보다 화목하게 만들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한다면 저는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그건 정치의 영역이거나 종교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표를 안찍으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의 배양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 시절의 그 정책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몇가지 중요한 정책들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제가 보기에 그것은 그냥 넘어갈 실수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적 요소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당장 짐승을 사냥할 줄 알아야 먹고사는 아이들을 데리고
짐승 사냥하는 법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면서 사냥법을 못배우게 한다면, 그래서 짐승 잡는데 많은 고생과 희생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면, 그냥 실수였다고 하고 넘어갈 일일까요 ?



이해찬씨가 부정을 저지르거나 비도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총리가 기념일에 골프회동 파문이 있었던 것도 문제 삼아야하는가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고요.

하지만, 나라의 교육에 대해 일방통행식으로 자신의 가치관(일종의 종교)을 강제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밀고나감으로써 생긴 부작용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해찬씨가 스스로를 교육자라고 생각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하고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뭐래도 그건 분명히 잘못을 했던거니까요.

이해찬씨가 스스로를 정치가라고 생각한다면 물론 개인적인 책임은 질 필요 없을 것입니다. 정치가란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밀어부쳐도 되니까요. 그리고 그것의 옳고 그름은 유권자가 표로 판결해줄테니까요.


세칭 이해찬 세대라는 제자들에게 거의 매일 이렇게 말했던게 기억납니다.
정말로 절박하게, 아이들 눈빛이 흐려지고 둔재로 변해가는게 안타까워서 사정하는 말투로 간곡하게 강조했던게 기억납니다.

[ 전국의 아이들이 공부 안하고 있다. 너희들은 그런면에선 천운을 탔다 ! ]

 

다음 아고라 :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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