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이야기 좀 해" 여자는 몇 번이나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럴 때마다 남자는 "다음에 해, 다음에.."
여자에겐 시간이 지나서 사랑이 식는 것 보다
당장 필요한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넌 지금 우리 사이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거야? 왜 자꾸 이야기를 피해?
뭐가 겁나? 내가 헤어지자고 할까봐 겁나?
아니면 이런 얘기도 귀찮아? 얘기 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
"자꾸 피곤하게 왜 이래!
니가 자꾸 이러니까 내가 너하고 말하기 싫다는 거잖아.
그냥 이렇게 좀 지내자. 지금 당장 뭐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정말 어느 날 부터 남자는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난대면서 왜 시간이 없다는 거야?
나 하루종일 니 전화만 기다렸어. 전화 한 통도 못 해줘?"
마치 목에 매달린 듯 그를 쪼아대던 그녀가
그에게 자유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피곤해? 그래 그럼 집에 가."
"친구들 만나? 그래 그럼 잘 놀아."
남자는 그제야 비로소 사이가 정상화 되었구나 생각했다.
'역시 여자는 길들이기 나름이야.' 라며 거만한 마음까지..
남자가 자유를 얻은 그 순간은
여자가 사랑을 포기한 순간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남자가 여자친구는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또한
'역시 이 남자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구나..'
여자가 판단했던 순간과 정확하게 일치했기 때문일 뿐이었다.
사랑은 숨쉬는 공기와 같아야 한다고
억지로 하면 안되는 거라고들 하지만 그 모든 자유에도
최소한의 배려와 희생은 포함되어야 한다는 걸 남자는 왜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