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AMC에서 드래곤 워를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개봉 전과 개봉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였고 예고편까지 보게 되니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 미국에서 각종 헐리우드 영화들과 나란히 상영될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도 많이 되긴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헐리우드의 벽은 쉽게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니며, 우리 심형래 감독님의 외로운 길은 정말 험난할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분명, 한국에서 이 만큼이나 발전된 영화는 그간 한국 내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있지 않다. 그 어느 누구도 도전한 적이 없으며, 누구 처럼 '유럽에서도 못하는데 한국에서 왜 시도 하냐' 면서 도전할 생각도 하지 않았던 장르의 영화였기에 그 시도 자체로도 빛을 발하는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 만한 영화다.
단지, 비교 대상의 실력이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 이건 마치 미국 NBA 농구 선수들과 우리나라 프로 농구팀의 실력을 비교하는 것과도 비슷할 듯 하다. 헐리우드는 정말 언제나 한 발 앞서나가는 듯 하다. 2000년도 이전에는 분명 쥬라기 공원과 인디펜던스 데이 등등 블럭버스터 영화로 우리의 입을 쩍 벌리게 하고, 2000년도 이후에도 반지의 제왕과, 스파이더 맨, 킹콩, 심지어 트랜스포머까지, 정말 많이 영화들이 한국인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었다.
본인은 킹콩을 볼때까지만 해도 '역시 헐리우드, 따라갈자가 없다' 라고 생각하면서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기념으로 DVD까지 샀다. 헐리우드는 관람객들의 기대수준을 자주, 아주 많이도 넘어서서 관람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게한다. 정말 대단한 헐리우드이다.
이런 헐리우드에 도전하는 한국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심형래 감독. 실로 이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존경해야한다. 사실 영화는 많이 부족하다. 영화의 퀄리티는 2000년도 이전에 보았던 쥬라기 공원이나 인디펜던스데이의 그것과 견줄만 하다. 영화 디워의 시가전이나 후반 부분에서는 방금 언급한 영화들을 훨씬 능가하기는 하지만, 조선시대가 나오는 신이나 그밖에 부라퀴가 잠깐 잠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뭔가 많이 어색하다. 특히 조선시대 신은 정말이지 옛날에 보았던 우뢰매나 후레쉬맨 시리즈가 자꾸 떠올랐다. 스토리도 정말 부족하다는 말이 맞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무늬만 헐리우드 출신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트랜스포머와 비교하자면, 아니면 그 전의 킹콩과 비교한다고 해도, 내 생각으로는 CG면에서도 헐리우드에 10년은 뒤지고 있는 상황같다.
rotten tomato라는 싸이트에 가서 드래곤 워에 대한 리뷰를 보면 평이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 어떤 리뷰는 점수를 0/10을 주기도 한다. 미국에서의 비판은 한국에서의 혹평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 퀄리티가 헐리우드를 10년 뒤로 따라잡았다는 데에서 꽤나 큰 감동을 받았다. 영화 처음 인트로는 동양에 대해서 그것도 한국에 대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히 좋았고, 미국에서 그것도 AMC에서 상영되는 영화에서 한국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꽤나 기분 좋았다. 내 기억으로는 그 어떤 한국 영화도 미국에서 2000개 이상의 개봉관을 가진적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시작이 좋다 이거다. 지금 한참 상영중인 러시아워3의 성룡도 처음에는 고생 무진장 하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지금의 그는 꽤나 인지도도 있고 영화도 재밌다는 평을 듣는다. 우리라고 못할게 뭐있나? 심형래 감독이 그 첫 주자를 맡았다.
한국에서의 디워에 대한 영화평이나 수 많은 비판 아닌 비아냥 거림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았다. 혹자는 이렇게도 얘기한다. 철저한 비판이 좀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하지만 철저한 비판이라기 보다 거의 비난과 비아냥 거림에 가까운 영화평은 내가 볼때는 용기를 북돋아 주고 응원하는 것 보다는 못할 것 같다. 물론 평론가들의 철저한 비판이 좀 있기는 있어야 심형래 감독의 불타는 의지에 더불어 옹고집도 줄 수 있을 것이다.
비판, 또는 비난에 가까운 평과 응원 그 모든것이 다음 영화에 있어 큰 에너지 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P.S: 한편으로는 너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조선신에서도 좀 더 좋은 필름을 쓰고, 좀 괜찮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도움을 주었다면, 더 멋진 영화가 됐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심형래 감독이 대단하구나'라고 느끼면서도 정말 '충무로에서 진짜 외면 많이 당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영화계에는 남잘되는 꼴 못보는 소인배 보다는 도전하는 자에게 용기와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인배가 많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