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도중 죽은 아이가 악마적 존재가 되어 세상에 앙갚음 하고자 마리(심은하)의 몸속으로 들어온 후 펼쳐지는 의학스릴러 드라마. 방송당시 최고 시청률 50%라는 전대미문의 히트를 쳤고 ost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심은하의 야누스 적인 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이 드라마는 납량 특집인 만큼, 청각과 더불어 시각적으로도 소름돋는 장면들이 참 많았다. 피부가 벗겨지는 장면, 마리가 돌연 M으로 변하며 눈동자 색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장면....동시에 매스꺼운 목소리로 변조되어 "날 똑바로 봐!"라고 속삭(?)이는 장면까지... 하지만 난 요즘도 이 드라마를 생각하면, 그해 여름 밤을 가득 채웠던 그 서늘한 무서움 보다는 안타깝고 슬펐던 드라마의 마지막이 먼저 떠오른다. 마지막회, 심은하와 과거 연인으로 나온 이창훈. 그 두사람은 탑 같은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고 그는 마리 안에 존재하는 M을 자신의 몸속으로 받아들인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무서운 상황들 속에서도 마리를 향한 그의 사랑은 죽음도 뛰어 넘은 것이었을까.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악의 화신으로 여기고 있는 마리를 향해 총을 쏘고, 두 사람은 탑 아래로 떨어져 버린다. 결국, 마리도 죽고 이창훈도 죽게 된다는 결말.
이 드라마의 설정을 자세히 보면 "M"..그 보이지 않는 악마적인 존재부터 차디찬 죽음이란 슬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을 낙태시킨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M.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에 대한 복수....그 자체부터 이 드라마는 슬프고 우울했고 결말을 이미 마리의 죽음으로 예정해 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무서운 존재 M. 그리고, 그 악한 상황 속에서도 슬프도록 빛났던 두 남녀의 사랑. 13년 전이라는 드라마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비록 그 주인공들의 패션이 촌스러울지언정 그들의 대사와 극의 설정만큼은 참 기억에 남는 독특한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