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모든 아들,딸들이 뒤늦은 후회를 하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 봅니다.
저희 아버지는 4년전 비인강암이라는 흔치않은 암에 걸리셨습니다.
말기였고 병원에서는 길어야 6개월이라고, 할 수 있는건 다해보겠지만 마음 단단히 먹으라 하셨습니다.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실감이 되지도 않았고 저렇게 건강하신데 암이라니
이미 수술을 할수 있는 시기가 지나 수술을 불가능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밖엔 길이 없었습니다.
길어야 6개월일거라던 시간이 어느덧 지나고 아버지는 힘든 치료를 잘 견뎌 내셨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 졌습니다.
6개월이 지다 다시 검사를 했을때 아버지 몸엔 암이 완젼히 사라졌다는 거였습니다.
의사선생님도 놀라고 저희 가족들도 모두놀라고 정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5년 적어도 5년을 재발하지 않고 넘겨야 어느정도 안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조마 조마 하며 매년 두번씩 암 검사를 하던중3년째 되던해에 결국 다시 재발 하고 말았습니다.
전이까지 되어 정말 더욱 어려운 상태가 되었고 치료를 해도 암세포는 줄어들질 않았습니다.
작년 12월 부턴 더욱 악화되서 목안이 계속 썩어 들어가고 피를 토하고 말씀을 하질 못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선 절 불러 놓으시고 종이에 적어 내려가기 시작 하셨습니다.
이무렵엔 말씀을 하실 수가 없어 필담을 나눴습니다. 기운이 없으셔서 글을 잘쓰지도 못하시고 알아보기도 힘들 무렵입니다.
- - - 내가 없더라도 어머니 잘 모셔야한다. 믿는다.
- - - 난 죽을때까지 이집에서 너랑 살다 가겠다고 말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는구나.
- - - 연대세브란스 병원에 내 시신을 기증하고 싶으니 절차 알아 보거라.
- - - 엄마,형,동생.... 네가 있어 걱정않고 갈 수 있을것 같구나.
'아버지 나으실 거예요 그런말씀 마세요' 눈물을 삼키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습니다.
병원에선 아버지께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버진 이미 다 알고 계셨던거예요.
그리곤 올해 2월 토요일에 갑자기 상태가 않좋아 지셔서 입원을 했는데 병원에선 잠시 쇼크이고 괜찮으실거라 했지요. 하지만 이틀뒤 아버진 상태가 더 않좋아 지셨고 그제서야 병원에선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아니면 한달뒤가 될지 이젠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더이상 병원에서 할 수 있는거라곤 진통제를 놓아 드리는것 뿐이라고 준비들 하시라는 거였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아버진 고통스러워 하셨고 밤새도록 신음 하시는 아버지 곁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간호사에게 진통제 더 놓아 달라고 더 강한 걸로 놓아달라고 윽박지르고 아버지 몰래 뒤돌아 우는것 뿐이었습니다.
그 강하시고 엄하시고 무서우셨던 우리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밤새 고통스러워 하시는걸 보며 저와 어머니는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진통제도 더이상 듣지 않고 저렇게 괴로워 하시게 둘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으로 아버지를 옮기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바로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겼습니다. 아버지께선 항상 마지막 순간에 중환자실에서 겨우 산송장으로 목숨만 유지하고싶진않다 하셨고 중환자실만은 넣지 말라 하셨기에...
호스피스병동이 생소하신 분들이 계실것 같아 잠시 설명하면 그곳은 병원에서 의술로서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고 이젠 그저 죽음을 기다려야 할때가 되었을때 최대한 고통이 없도록 평안하게 죽음을 맞이 하게 도와 주는 곳으로 입원을 할때 마지막 순간이 와도 인위적으로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을 동의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 가셔서 아버지는 정말 편안한 고통이 없는 밤을 지내실 수 있었습니다. 이틀째 밤에 주무시기 전에 아버지께선 제게 종이을 가져오라 하시곤 '엄마한테 잘해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걱정마세요 아버지 걱정마세요. 하곤 아버지께서 주무시는걸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어머니께 잘하라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나서 장을 봐와서는 돈까스를하고 소고기 튀김도 만들고 죽도 끓이고 맛있는 도시락을 싸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도시락을 맛있게 드실 어머니 모습도 그리고 내 기억속에 단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던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 사랑해요' 를 되내이며 더 늦기 전에 오늘은 꼭 이말씀 드려야지 생각하며 병원에 거의 도착 했을때 어머니께서 울면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디냐고 왜이리 늦게 오냐고 빨리 오라고 .......
제가 병실에 들어 셨을때 아버진 이미 혼수 상태셨고 가쁜 숨을 몰아 쉬고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울고 계셨고 전 형과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니 당장 달려 오라고 했지요.
1시간 뒤쯤 상계동에 있던 동생은 차를 몰고 오다가 길이 너무 막혀 차를 길에 버리고 한남대교남단에서 부터 강남 성심병원까지 뛰어왔고 뛰어 오는 내내 전화연결을해서 아버지 귀에 대어 드리곤 어찌 될지 모르니 아버지께 하고 싶은 얘기 빨리 하라고 ...... 동생은 눈물을 흘리며 뛰는 내내 아빠 아빠 아빠 사랑해요 아빠....
우리 가족이 모두 모이고 얼마뒤 아버지께선 결국 숨을 멎으셨습니다.
전 결국 아버지께서 살아계신 동안 단 한번도 사랑한단말을 못한 불효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날 도시락만 안싸고 그냥 왔어도 사랑한다 말할 수 있었을텐데......
그말 한마디 하기가 왜 그리 힘들었을까요...
전 불효막심한 자식입니다. 암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두고 사업이 바쁘다는 핑개로 매일 늦게 들어가고 무릅아프다는 핑개로 산에 한번 같이 안올라가고 그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하지 못한 전 불효자입니다.
세상에 모든 아들,딸분들께 이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저같은 불효자가 되지 마시고 부디 부모님께 사랑한단 말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하시고 지금 바로 전화라도 한통해주시고 내 사랑을 부모님이 느끼실수 있게 해주세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더 빨리 그날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이글을 읽은 모든 분들의 가슴엔 저같은 한이 남질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
너무 길게 써서 많은 분들이 읽진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