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위해서라면 이상한 짓도 잘한다. 한 실험에서 공원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를 몰래 촬영했다. 이 실험은 촬영된 장면을 분석하여 남녀의 행동에서 말이 아닌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물론 촬영 후 당사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실험 결과를 보면, 남자의 행동을 컨트롤하는 것은 의외로 여자의 얼굴이었다. 여자의 얼굴은 남성에게 다양한 신호를 보내며 상황을 주도했다.
가령 여자가 ‘이를 보이면서 웃을 때’는 여성이 능동적일 때이니 키스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였다. 대개의 남성은 이 신호에 따라 키스를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술을 다문 채 미소 지을 때’는 키스를 해도 좋다는 신호였다. 남자가 여자에게 접근하여 키스하느냐 마느냐 결정하는 것은 여자가 입술을 다문 채 미소 짓고 있느냐 여부였다. 이 신호를 제대로 읽은 남성은 흐뭇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제대로 읽지 못한 눈치 없는 남성은 다음번을 기약하며 데이트를 끝내야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데 제스처가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는 것은 이처럼 중요하다. 눈치가 없으면 키스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가령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말하는 사람은 정직하다고 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즘 성향이 강한 사람은 오히려 거짓말을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또한 무엇을 감추고 싶은 사람은 남의 시선을 피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꿰고 있는 완벽한 사기꾼은 오히려 이것을 역이용한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면 개별적인 지식을 쌓기보다는 상황에 총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를 비언어적 정보를 통해 정확히 해독하는 능력인 ‘정서적 감수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 정서적 감수성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결정된다.
따라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싶은 사람은 잡다한 제스처가 의미하는 개별적인 것들을 외우기보다는 감수성 전체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서적 감수성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기 쉬워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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