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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한·미 FTA 발효되면 무관세 쇼핑

키즈존 |2007.09.25 12:03
조회 178 |추천 0
[Biz] 한·미 FTA 발효되면 무관세 쇼핑   평소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회사원 이승경씨는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해외 브랜드 아동복을 구입했다. 남들과 다른 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은 여느 엄마나 마찬가지일 터. 비싼 가격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백화점에서 본 고급 브랜드를 20% 이상 싸게 팔고 있었다. 이씨의 손가락은 주저 없이 마우스를 눌렀고 15일이 지나자 아이는 이씨가 고른 옷을 입고 좋아하고 있었다.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해외 물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90년대 말까지는 기업 간 물품 거래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비중도 만만찮다.

관세청이 발표한 ‘2006년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 실적은 2954만5000달러로 전년(2247만 5000달러)에 비해 31.5%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 물품 증가율(18.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증가 배경은 뭘까. 해외 교류가 많아지면서 언어, 통관절차 등에 익숙한 사람들이 늘어난 점도 있겠지만 해외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는 업체들이 활성화된 면도 크다. 이들 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통관 절차, 결제, 배송 등을 알아서 해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간 이베이 등 미국에 있는 쇼핑몰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어 사려고 해도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통하지 않는 경우 구매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해외 물품 구매대행 업체를 이용하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에 있는 직원이 직접 현지에서 통하는 카드 혹은 결제 수단으로 돈을 내고 물품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구매대행 업체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신뢰를 확보한 업체의 경우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 부유층의 이용빈도 높아질 듯 ■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구매대행 업체들의 사업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전자상거래의 취급 품목은 설계도면, 공구 등 점점 다양해지고 개인들의 수입 금액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FTA가 발효되면 개별 소비자의 수입을 대행하는 구매대행 업체들의 경우 무관세에 해당하는 물품을 많이 취급하면서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 전자상거래 물품 중 지난해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79%, 금액으로는 2334만9000달러에 달한다. 협정문에 따르면 섬유분야 관세는 향후 5년안에 100% 철폐될 예정.

한·미 FTA 발효는 곧 패션의류가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해외 물품 구매대행 업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되는 것이다.

관세청의 박주현 주사보는 “현재는 이베이 등에서 구입하는 물품이라고 할지라도 품목에 따라 과세 여부가 결정된다”며 “한·미 FTA가 발효되면 섬유 부문의 경우 즉시 철폐 품목도 많아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 전자상거래 무관세 정책도 구매대행 업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한다. 종전에 무관세 한도는 국내로 들여오는 상품의 경우 15만원이었다. 하지만 한·미 FTA 적용 이후부터는 15만원 이상 고가 상품도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예를 들어 120만원짜리 명품 의류를 구입한 경우 그간 소비자가 물어야 했던 관세는 13%. 여기에 부가가치세 10%가 더해지면 총액은 초기 상품 구입 금액보다 20% 이상 많은 돈을 지불하게 돼 있다. 하지만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현재 지불하는 금액보다 훨씬 저렴하게 집에서 해외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진행 중인 한·EU FTA 역시 체결될 경우 사업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

소비의 양극화 경향도 구매대행 업체들에게는 호재다. 현재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할인점의 매출증가세는 지지부진한 반면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

KT커머스의 이유리 대리는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상품을 사는 고객들은 평균 7만~8만원짜리 상품을 사는데 이는 국내에서 10만원이 넘는 상품들”이라며 “고객들의 고급제품 소비 성향이 구매대행 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프랑스 물품 전문 라흐두뜨 급성장 ■

해외 물품 구매대행 업체들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랭키닷컴이 취급하고 있는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는 6월 현재 78개. 개인 혹은 카페 형태로 운영하는 사이트까지 포함하면 100여곳이 넘는다.

형태는 두 가지다. 해외 쇼핑몰을 보면서 상품을 고르고 결제, 배송만 대행하는 업체와 상품 구성부터 결제, 배송까지 총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크게 나뉜다.

전자는 대한통운의 지오패스, 후자는 위즈위드, 엔조이뉴욕, 라흐두뜨 등의 업체들이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한 랭키닷컴의 5월 통계를 보면 위즈위드, 엔조이뉴욕, 라흐두뜨, 오렌지플러스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위즈위드는 2001년 SK네트웍스가 신규 사업으로 선정한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분사한 회사. 지난해 고객 결제 기준으로 5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양필 위즈위드 과장은 “미국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등 취급 물품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제품을 전문으로 파는 라흐두뜨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라흐두뜨는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은 브랜드들을 많이 취급하는 것이 강점.

이호경 라흐두뜨 과장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그룹인 PPR와 제휴관계를 맺고 PPR의 패션카탈로그 전문 자회사인 ‘라흐두뜨’의 이름을 따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쇼핑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60억원,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엔조이뉴욕은 KT커머스의 자회사로 대기업의 구매대행 서비스 사업 진출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유리 대리는 “엔조이뉴욕에 이어 유럽 제품들을 다루는 엔조이밀란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재팬엔조이를 ‘몰인몰(한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가 자리 잡고 영업하는 형태)’ 형태로 선보였는데 일본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말했다. 재팬엔조이는 랭키닷컴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인기다.

■ 삼성카드·롯데닷컴도 ‘군침’ ■

최근 대기업들도 구매대행 서비스의 시장성을 간파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T, 대한통운, 디앤샵 외에도 최근에는 삼성카드와 롯데닷컴이 눈에 띈다.

삼성카드는 올해 2월 ‘뉴욕인사이드’란 이름의 구매대행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동식 삼성카드 과장은 “현재 온라인쇼핑몰시장은 과열 양상을 띠는 반면 해외 물품 구매대행시장은 기존 온라인쇼핑시장과는 차별화된 쇼핑영역”이라며 “시장규모도 급성장하고 있고 동종 업계에서도 아직 진출한 사례가 없기에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진입했다”고 소개했다. 롯데닷컴 역시 최근 KT커머스의 구매대행 관련 직원을 스카우트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구매대행 사이트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이 바로 상품의 배송, 결제, 파손 시 보상 등과 관련한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한 점이다. 일부 구매대행 업체의 경우 배송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은 편.

현재 이런 문제와 관련해 소송 중인 사례도 있다. 현행법상 전자상거래 업체는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계업자가 그것. 통신판매업자는 보상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하지만 통신판매중계업자의 경우 이런 책임이 없다. 일부 구매대행 업체는 통신판매중계업자로 소비자 보상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의 정원선 조사관은 “해외 물품 구매대행 사이트는 통신판매업자로 보고 있다”며 “오픈마켓처럼 중계를 하지만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등록하고 소비자가 주문하면 통신판매업자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김양필 위즈위드 과장은 “구매대행 서비스는 결국 소비자의 신뢰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만큼 보상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업체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호 기자]

출처: 매일경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1410호(07.06.2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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