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PD의 역대 역작중의 역작이 바로 83년 MBC에서 방영한 조선왕조 500년이다. 그리고 그 첫 출발이 바로 제 1화 추동궁마마이다. 추동궁 마마가 누구인고 하면 태종의 아내 원경왕후를 일컫는 말일지어니 누군지 아리삼삼 하다면 용의눈물 이방원의 아내로 나온 표독스러운 최명길을 기억하면 되련다.
뭐, 알겠지만서도 왕 되는데 제일공신이면서 이방원에게 '외척'이라는 감시로 인하여 대접도 못받고, 아비로부터 자식까지 몽땅 죽게 되는 비련의 여인일진저 아~ 불쌍한 왕비 중의 한명이라. 그건 그렇고 그 추동궁마마로 시작되는 83년 MBC 대하역사사극의 지평을 연 드라마가 바로 '조선왕조500년'이다.
이렇게 왕조 전체를 꿰뚫는 드라마가 과연 있었는가? 없었고 앞으로도 있기 어렵지 않겠는가. [물론 현재진행중인 공화국 시리즈도 있지만서도...]
조선왕조 전체를 아우르다 보니 이후 방송국의 사극과 겹치고 겹치는 부분들이 많을진저 이에 대해서 비교비교 해보고자 한다. '비교'하는 것만큼 재미있는게 어디있으랴. 비교하고 회치고 체쳐서 박살내는 그 재미로 비교하는 것이지 아무렴. 비교 당하는 입장에서 좋을 것은 없지만 비교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재미난 것 또한 비교다. 우리네 어머님들이 우리에게 하는 '누구누구네~' 어쩌구 비교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
- 그런의미에서 우리에게 사상최강의 꺾을 수 없는 적은 '엄마친구아들'아니겠는가. 우리는 항상 엄마친구의 아들보다 항상 못하지 않은가 말이다 ^^
자, 그럼 추동궁 마마와 동시대를 비교할만한 꺼리가 있어야 할것이다. 뭐가 있나 두리번 요리조리 살펴보니 딱 걸리는게 보인다.
KBS 사극 개국이 보이고 (이건 신돈하고도 오버랩이 되는데....) 문제는 내가 이 드라마를 모른다는 것이다. 임동진씨가 '이성계'를 맡고 공민왕시절부터 시작되는데 내용은 모른다는. 여말선초를 다룬 드라마다. 모르는 것은 넘어가자....
그렇다면 조선개국에서 태종까지를 그린 드라마가 뭐가 있는가 하면 바로 기억나는 것은 '용의눈물'이다. 김재형PD의 작품이다. 이병훈PD와 현재 양대산맥으로서 대립각 구도를 이루고 있는데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것은 물론 이병훈으로서는 청출어람해야 하고, 김재형으로서는 가외후생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선왕조500년시절 함께 연출하기도 했다는데 어떤 건지 잘 모름)
그럼 이 시대의 주인공이 누구냐면 이성계냐, 이방원이냐로 구분되어지는데 뭐 굳이 구분할게 있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성격으로 권력을 향한 강한 투쟁심의 부전자전이거늘 말이다.
용의눈물에서 태조 이성계의 역할을 '고 김무생'씨께서 기가막히게 열연을 했다. 정녕 이성계답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열연이었다. 저런 캐스팅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럼 추동궁마마에서는 누가 태조 이성계 역할을 했을까? 역시 '고 김무생'씨다. 그러니 그렇게 잘하는 것이라. 이미 한번 해봤고, 그것을 기반으로 삼아 용의눈물에서 자신만의 '태조 이성계'를 실재하는 인물인양 멋드러지게 그려낸 것이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는데 1등공신이라면 응당 삼봉 정도전을 아니들 수 없다. 정도전 하면 초등학교 동창녀석 '정X용'이라는 녀석이 떠오르는데 그녀석은 늘 하는 말이 '난 정도전 후손이다'라면서 거들먹 거렸다는거다. 그떄가 초 4-5학년 되었을때인데 말이지. 당시 역사에 관심없던 나는 그녀석이 하도 '정도전' 떠드는 이야기를 듣고는 '알지 못하는 지식'으로 역사를 뒤져서 찾아보니 고려를 배반하고 조선을 세우는데 큰 힘을 세운 인물이라니.. 지금도 그러하지만 당시에도 '배신은 용납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 녀석에게 '이 배신자의 후손아'라면서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전을 누가 연기했던가? 용의눈물에서는 김흥기씨가 했다.
연기는 잘한다만 정도전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지금 왕과나에서 한명회역으로 나오는 김종결씨의 분위기랑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정도전은 야심있고 당차고 나이가 들어갈 수록 점점 더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광집중성'을 보이는 파란만장한 인물이다. 그런 강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 이는 왕과나의 한명회역을 맡은 김종결에게서 '능글능글'맞으면서 '알수 없는 독사같은 지모'를 물씬 풍겨야하는 한명회랑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김흥기님의 쾌유를 빕니다]
용의눈물에서 미스매치였던 부분인 정도전의 역할을 추동궁마마에서는 누가 했는가? 대한민국 연극계의 지주이고 싶은 이호재다.
얼굴보면 잘 알다시피 사랑과 전쟁에서 변호사로 나오는 분이시다. 어째 그러고보니 김흥기씨도 사랑과 전쟁의 변호사였잖아. 물론 병환으로 하차하면서 그 대타를 이호재씨가 맡았는데 이런 인연이 있나? 두분다 정도전 역할을 했다니 말이다. 이런 인연이었던가. 아마 그래서 김흥기씨 대타를 이호재씨가 맡은 건가 사랑과전쟁에서? 라고 생각은 하지만 올곧이 내 생각일뿐 '정말이야?'라는 의문에 미련을 두지는 말자.
정도전 외모에 대해서는 이호재씨가 어울린다. 우선 둥글둥글한 외모가 비슷하다. 어려보이나? 라는 것은 모르겠지만 김흥기씨보다는 어려보인다.. 아니라면 나도 모르겠다. 정도전이야 신진사대부중 가장 어렸던 초천재 아니었던가 말이다. 사랑과전쟁의 이미지로는 전혀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말이다.
이성계와 정도전을 이야기 했으면 그 다음으로는 이방원이 되겠다. 뭐 이방원이야 원체 유명한 분이 계시다. 두말하면 잔소리인 용의눈물의 '유동근'이다.
딱 그모습이다. 물론 젊은 시절의 패기만만하고 그러면서 날렵한 이방원의 모습은 아닐지언정 점차 나이 들어가면서 태종 이방원에 점차로 들어맞는 모습은 가히 유동근식 '이방원'에 진배 아니다. 정치력은 아비를 빼다박았고, 무술을 아비에 비해 처질지언정, 아비가 가지고 있지 않은 과감성과 지략이 있는 태종이다.
김재형은 유동근을 '더이상 완벽할 수 없는 태종'으로 만들어 버렸다. 적격중의 적격이요, 퍼펙 중에 퍼펙이다. 물론 그 말투나 말새에 있어서 유동근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약점마저도 용의눈물 이방원에서는 '그만의 트레이드 전매 특허'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앞으로 어찌 그 누가 태종 이방원의 연기를 유동근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전에 없고 앞으로 있기 힘든 태종을 만든 김재형과 유동근. 그렇다면 유동근 전의 태종은 과연 누가 했을까?
물론 연기를 못하지는 않는다. 아니 도리어 동년배 연기자 중에서 가장 준수한 마스크로 빼어난 연기력을 과시하는 배우 중의 배우다. 하얀거탑의 이주완 과장역을 능청스럽게 해내는 모습은 가히 정점을 이루었다. 오버인듯 하면서 오버가 아니고 우울인 듯 하면서 우울이 아닌 그 선의 경계의 연기를 매우 자연스럽게 해내는 배우가 바로 이정길이다.
유동근의 사극 역사는 길지가 않다.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완벽한 '사극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한다면 이정길의 사극 역사는 매우 길다. 그 젊은 나이에 임현식과 함께 '암행어사'를 했으며 - 유준상의 암행어사가 아니다 - 그리고 바로 이 드라마에서 태종 이방원이라는 녹록치 않은 인물까지 연기를 한 실력파 중의 실력파인 셈이다.
유동근 전의 이방원은 이정길이 기초를 세웠으나 유동근이 나타나면서 태종의 면모는 역전되고 새로 재 개편되기에 이른다. 이정길이 못한 것이 아니라 이방원의 역할을 유동근만큼 해내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그의 연기야 '당대 사극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연개소문의 유동근과 함께 을지문덕을 함께 연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좌표를 잃고 좌초하는 엉망진창 제대로 설립도 되지 않는 극악의 사극드라마로 평가할 수 있는 연개소문에서 그나마 '중심'잡고 서서 연개소문의 방향타 역할을 제대로 해낸 이가 이정길인 것이다. 이정길의 연기가 태종에서 그 빛이 유동근에게 가려졌지만 참으로 아깝기 그지없을 따름이다. 물론 시청자로서는 '업그레이드'된 배우 연기를 보는 것이 행복하지만.
자, 그럼 다음에 살펴볼 캐릭터는 태종의 정치적 지우이자 평생의 반려자였고, 남편 왕을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였지만 외척의 힘을 경계하여 외가가 풍비박산 난 비운의 왕비, 일명 추동궁 마마로 불리운 원경왕후 민씨 되겠다.
추동궁마마부터 살펴보자.
재혼정보회사 CEO 김영란씨 되겠다. 당시의 여배우야 '연기력'보다는 '외모'가 우선시 되던 시기다보니 김영란씨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라고 다르겠는가마는 당시에도 역시나 그러했던 것 또한 사실이지 않겠는가.
오직 오로지 '표독함' 말고는 드러나 보이지 않는 연기. 남편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공작을 하고, 지략을 쓰고, 계략을 획책하는 그러한 '여장부'다움은 전혀 없이 오직 '표독함'만으로 승부한 당시의 연기는 어찌보면 '악만 살아남은 캐릭터' 아니면 '분노와 질투에 찬 캐릭터'말고는 없었으리라. 원경왕후가 그런 캐릭터는 아닌데 말이지. 여인천하 도지원처럼 연기했다고 보면 된다.
얼른 추동궁을 떠나서 용의눈물로 넘어가보자.
2% 부족하다고나 할까. 물론 잘했다. 최명길이 연기 못하는 배우가 아니다. 잘 하는 배우고, 노력하는 배우다. 하지만 최명길의 원경왕후 역시도 2% 부족한 감을 놓칠 수 없다. 최명길의 사극에서의 연기 표현력은 뭔가 다르다. 그것이 그녀를 부족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현대극에서야 부족함이 없지만 사극에서 부족한 것은 그녀에게는 사극에서 필요로 하는 진중함이나 애절함이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김영란에 비해서는 절대적 우세를 발휘한다. 감히 김영란이 따라올 수 없는 최명길의 연기력 그 자체로서 '사극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남음이 있기에 최명길의 사극 연기를 보는데 전혀 하자가 없다. 그러나 시청자로서는 '적합한 매치' - 태조 고 김무생 / 태종 유동근과 같은 '그 인물에 그만한 배우는 더이상 없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배우를 원하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그저 바램으로서는 원경왕후를 '강단있는 사극 여성 배우'로서 특화되어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포스를 발휘하는 여배우인 전인화가 했으면 어떨까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용의눈물에서도 '전인화'가 입에 올랐으나 유동근이 - 부부가 같이 드라마하는 것은 싫다 - 의 반대로 인하여 무산되었다고 하니 이 어찌 안타깝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부부가 아닌 제대로 된 캐릭터 매치로서의 레전드가 될 수 있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사극비교 1탄은 여기서 종치기로 하고 2탄 예고를 하기로 하자.
조선왕조500년 제 2 화 뿌리깊은 나무 [세종] - 를 하고자 했으나 아시다 시피 우리나라에서 세종시대를 다룬 '사극'은 오직 70년에 방영된 '세종대왕' 밖에 없다. 딱 1편 뿐이다. 그러니 비교할게 없다. 당대의 캐스팅도 잘 모르고 [세종 - 남일우 밖에 모른다] 내년에 대왕세종을 방영한다고 하니까 기대할 밖에 없다. 그때가서 비교해봐야지.
조선왕조500년 제 3 화 설중매는 단종시대부터 시작하여 연산군의 폭정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즉, 이야기 길이로는 단종-세조-예종-성종-연산군에 걸친 5대의 이야기다. 설중매와 비교할 드라마가 꽤나 많다. 현재 나오는 왕과나도 비교할 만하며 [성종-연산군] 왕과비 [세조] 한명회 [세조-예종-성종-연산군] 장녹수[연산군] 파천무 [세조시대] 사모곡[연산군] 등이 그러하다.
Writtne by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