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 충남 공주 갑사
가을이 오는 소리…
「갑사 전경」
올 추석 연휴도 끝이 났다. 지난 여름 큰 비 탓일까, 심한 교통체증 없이 다른 해에 비해 수월했던 것 같다. 추석을 기점으로 긴옷을 꺼내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또 이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면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겠지… 언뜻 그런 생각이 스친다. 시간의 흐름, 자연의 변화는 참 놀랍다고… 그렇게 가을 단풍이 온 산을 적시면 또 한차례 단풍 여행으로 부산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단풍 명소로 유명한 곳들은 꽤 여럿 있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정읍 내장사, 백양사 등등… 하지만 이러한 곳들은 유명세 탓에 정작 단풍 구경을 하기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딘들 편안히 단풍 구경을 할 수 있을까만은 그래도 조금 낫지 않을까 싶은 곳으로 충남 공주의 갑사를 택하고 싶다.
「오리숲길」
갑사(甲寺)는 공주의 그 유명한 계룡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절 이름이 외자인 것이 특이한데,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절이라 하여 갑사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 경치가 아름다워 옛부터 '봄은 마곡사 가을은 갑사'라는 의미의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전해온다.
또한 갑사는 충청도 일대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한 사찰로 갑사 철당간 및 지주(보물 256호), 갑사 부도(보물 257호), 갑사 동종(보물 478호), 월인석보판목(보물 582호), 석조약사여래입상(충남 유형문화재 50호), 석조보살입상(충남 유형문화재 51호), 갑사사적비(충남 유형문화재 52호), 갑사 강당(충남 유형문화재 95호), 대웅전(충남 유형문화재 105호), 대적전(충남 유형문화재 106호), 표충원(지방문화재 52호), 삼성각(지방문화재 53호), 팔상전(지방문화재 53호), 천진보탑(지방문화재 68호), 갑사 괘불(국보 298호) 등의 문화재가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으면 상가단지를 지나 매표소, 일주문을 지나게 되는데, 이 길이 유명한 오리숲이다. 여름이면 울창한 수림이 해를 가릴 정도이고 가을이면 단풍과 낙엽의 정취가 돋보이는 길로 갑사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이름은 오리숲이지만 주차장에서 갑사까지의 거리는 오리보다 짧아 약 1km 정도이다.
갑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갑사 강당(충남 유형문화재 95호)이다. 계룡갑사(鷄龍甲寺)라는 푸른색 글이 쓰인 큰 현판이 있는 건물로, 절에 강당이 따로 있는 것이 특이하다. 강당 오른쪽으로 감로수가 있고 그 옆으로 갑사 동종(銅鐘, 보물 478호)이 있는 동종각이 있으며, 강당 뒤에 있는 건물이 대웅전(충남 유형문화재 105호)이다.
「전통찻집」
갑사 강당 앞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표충원과 팔상전이 있다. 표충원(表忠院, 지방문화재 52호)은 임진왜란 당시 대표적인 승병장이었던 서산대사, 사명대사, 영규대사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실제로 영규대사는 이곳 갑사의 청련암에 은거하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일으켜 청주성 수복에 큰 공을 세웠다. 표충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전각으로 표충원 앞에는 의승장비(義僧將碑)가 세워져 있다. 표충원 위로는 팔상전(八相殿, 지방문화재 53호)이 있는데, 이곳은 석가의 일대기를 여덟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그림을 그린 팔상도(八相圖)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이 표충원과 팔상전이 있는 곳은 갑사에서 가장 단풍이 빼어난 곳이기도 하다.
「표충원」
갑사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이 길이 계룡산 등산로이다. 갑사 앞에서 10m쯤 이 길을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계곡 옆에 자리한 전통찻집이 보인다. 전통찻집 옆의 계곡도 아기자기하고, 찻집도 아주 멋진 건물이어서 차를 한 잔 마시며 쉴 만한 곳이다. 전통찻집 앞으로 계곡을 건너면 공우탑(功牛塔)이 있고, 공우탑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대적전(大寂殿, 충남 유형문화재 106호)이 나온다. 대적전 앞에는 갑사 부도(보물 257호)가 있다. 갑사 부도는 통일신라시대 양식의 부도로 중사자암에 있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인데, 조각 수법이 아주 화려하고 섬세해 눈길을 끈다. 갑사 부도 앞의 돌계단을 내려가면 철당간(보물 256호)을 볼 수 있다. 철당간은 두 개의 당간지주 사이에 솟아 있는 철통으로, 원래는 28개의 철통이 이어져 있었으나 고종 때 네 마디가 부러져 현재는 24개의 철통이 있다.
갑사는 가을 정취가 빼어난 것으로 유명한데, 내장산처럼 단풍이 군락을 이루는 곳은 아니다.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다른 활엽수 등이 섞여 있는데, 가을이면 자연스러운 단풍을 볼 수 있다. 이 가을의 정취는 등산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갑사에서 계곡을 따라 약 700m 정도 오르면 만나게 되는 용문폭포까지 올라보는 것도 좋다.
갑사는 또한 계곡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갑사에서부터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계곡이 아기자기해 산행의 묘미가 배가 된다. 여름철 수량이 풍부할 때면 계곡 옆에서 한나절을 보내도 지루하지 않을 듯싶다.
갑사 : (041)857-8981
계룡산 관리사무소 : (041)825-3002~3
국립공원관리공단 갑사분소 : (041)857-5178
교통정보
▶ 자가운전
갑사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 유성 나들목을 나와 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계룡산 방향으로 좌회전한 뒤 300m쯤 가서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역시 계룡산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32번 국도를 타고 간다. 32번 국도를 20분쯤 달리면 박정자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직진에 가깝다. 좌회전하면 동학사로 가게 된다)하여 계속 32번 국도를 달린다. 마티터널을 지나 공주 방향으로 달리다가 창벽대교를 건너기 전에 산림박물관, 갑사 이정표를 보고 우측 길로 내려간다. 내려가서 창벽대교 밑을 지나면 바로 좌회전하는 691번 지방도로를 만난다. 이 691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15분쯤 달리면 주유소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좌회전하여 조금만 가면 갑사이다.
유성나들목에서부터는 약 30~40분 거리이며, 서울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톨게이트에서는 약 3시간 30분 정도 거리이다.
▶ 대중교통
대중교통을 이용해 갑사로 가려면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유성이나 공주로 들어가야 한다. 유성이나 공주에서 갑사로 가는 직행버스가 자주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정보
갑사 입구에 계룡산갑사유스호스텔(041-856-4666/7)이 있고, 여관도 몇 개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민박촌도 형성되어 있어 숙박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아직 콘도나 호텔 등의 고급 숙박시설은 없다.
음식정보
갑사 입구 주차장 부근에 음식점들이 많이 있고, 메뉴나 음식맛은 거의 비슷한 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