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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정많고 어른 공경할 줄 아는 나라잖아요

국설아 |2007.09.30 07:38
조회 18,168 |추천 177

 

 

지난 금요일,

병원에 갈 일이 있어 서울 양재역에 갔습니다.

늘 가는 곳이지만 갑작스레 비도오고

순간 갈 방향을 헷갈려서

신호등 앞에서 잠시 멈춰있던 상태였죠.

가는길을 다시 생각해 보고 신호를 기다리다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양재역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신호는 빨리 바뀌는 편이고

차는 많고.. 또 그 차들은 신호 바뀌기 전에 건너려고

파란불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진입한다는 걸..!

 

 그날도 여김없이 차들은 빨리지나치고

신호는 빨리 바뀌고..

 

한쪽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신호가 바뀌면서 횡단보도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때,

그때 제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는..

 

 어떤 할머니께서 공사장같은데서 주운듯한

 나무막대..? 각목? 같이 생긴걸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해

 거의 바닥을 기다싶이해.. 신호등을 건너려고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걸음 나가는데 몇초가 흘렀는지 모릅니다.

 

 순간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는데..

 자동차 경적소리에 정신을 들어

미처 건너지 못하고 다시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떡하지 라는 생각으로 우선 상황을 살폈습니다.

 (비도 많이 오고; 병원도 예약되 있던 상황이라..

  다른 분들이 도와 주시면 그냥 갈 심산으로-ㅅ-; )

 

상황을 살피고 있는데..

속속 우산을 쓴 사람들이 횡단보도 앞으로 모여들더군요.

혼자 우산 쓴 사람도 있고 여럿이 우산 쓴 사람도 있는데..

할머니 우산 씌워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더군요;

 할머니께서는 계속 구부정하게 계시고..

 그냥 딱 봐도 몸이 불편하시다는걸 알만한 모습.

 

신호가 바뀌고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하는데,

제 얼굴이 다 빨개질 정도로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각자 제 갈길 가시는 시민분들;

 

 그때. 그 할머니 보단 좀 연배가 낮은듯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연세가 있으신 할머니께서

그 할머니를 도와주시려 부축해 주시는 모습이 제 눈에 포착!

 

 혼자 부축해 건너는 것 보다는

 같이 부축하는게 나을 것 같고..

또  어차피 병원시간 늦을 거 같은데;

이왕이면 도와드리고 가자-_-; 라는 생각으로

할머니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같이 부축해 건너고 있는데..

신호가 중간에 바껴버린;

 반도 못 갔는데 말이죠.

 

차는 경적을 울려대고

사람들은 계속 바라만 보고 있고.

 

솔직히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은;

따갑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빨리 건너야 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걷고 있었죠.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고 저희가 지난 차로는

자동차가 출발하고

저희가 앞으로 가야할 차로는 빨리가길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

 

할머니께선 고마워 하시는데..

그래도 힘드시니까 제대로 걷지 못하고,

다리를 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힘겹게 건너고 계셨습니다.

 

나름 열심히;

다음신호로 바뀌기 전에 반대편 횡단보도 앞에 도착.

빗방울은 점점 거세지고

할머니는 기침까지.

마음이 아프더군요.

 

며칠전 계단같은 곳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치셨다고..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올때까진

그래도 걸을만 했는데,

갑자기 다리가 말을 안듣는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계속 미안해 하시는데..

도리어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같이 도와주시는 할머니도

몸이 좀 불편하신 분이였습니다.

 

횡단보도에서 할머니께서 가시려는 병원까지

저희걸음으로 3분정도면 될 거린데..

인도에 들어서기까지 3분이 넘게 걸리더군요.

 

약간의 오르막길이 나오자

더 힘들어하시고 힘이 빠져

계속 멈춰있길 여러차례.

지하철 출구쪽에서 잠시 멈춰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그곳;

그냥 바라만 볼 뿐 조금의 관심도 보이질 않던 그 사람들.

 

괜시리 그 사람들이 미워지더라구요.

 

곁에서 같이 도와주시던 그 할머니께서

좀 쑥쓰러워 하시면서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분께 바쁘지 않으면 좀 도와달라고..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돌아오는 냉담한 반응.

들은체도 하지 않고 그냥 가시던

그 몇몇 분들.

 

어쩔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다시 걷고 있을때.

제 눈앞에 지나가는 어떤 건장한 청년!

그분께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왠지모르게 쑥쓰러워서..

망설이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웃으시면서 좀 도와달라고 다시 부탁!

 

순간 웃으면서 다가오는 그분!

무슨일이냐고,, 대충 상황설명 해 드리니까

흔쾌히 등을 내 보이시던 그분!

할머니를 업고 다시 병원으로 출발!

 

병원 건물 앞에서 저는 먼저 나왔지만..

병원입구까지 가면서

한번도 표정한번 굳힌적 없는 그분!

멋있었어요!

 

 

우리나라,

정많고 어른 공경할 줄 아는 나라잖아요

정말 힘든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닌데,

조금만 관심 보이고 조금만 도와주면 될 일인데..

벽을 쌓는것 같아요.

자기일 아니라고 무심하게 지나치는 거..

그 일이 언제 자기 자신한테 돌아올지 모르잖아요.

조금씩만 타인에게 관심갖고

도와주면 안되는 걸까요?

 

많이 어려운 일은 아닌거 같은데..

 

 

비록, 그 비를 다 맞고; 병원 예약시간은 늦었지만;

(그 덕에 감기까지..ㅠ)

짧지만 ,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시간이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할머니,

빨리 완쾌하시길 바래요!

 

(아아; 너무 답답해서 ,,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글 올리고 별생각 없이 하루하루 보내고있다

 싸이 들어왔는데..

 알수없는 투데이에 깜짝놀라버린..!

 그제서야 글 올린걸 떠올렸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뭐라 할말이...

 

 방명록도 그렇고..

 잘했다고 칭찬;; 해 주신분들이 많네요..^^;

 칭찬 받으려고 한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기분 좋았던..!

 

 그리고, 이다예님, 감사합니다!

 님 글 읽고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그 비슷한 상황은 없었지만;

 앞으로 그런.. 다른 사람을 도울 상황이 생기면,

 눈치보지 말고 , 용기있게!

 그렇게 도와드려야 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할거구요..

 

 

 두서없이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77
반대수0
베플정상규|2007.09.30 20:37
베플의 김양중씨 나는 당신의 의견에 그닥 동참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현재 호주에 살고있거든요. 저는 여기와서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너무 자학하고 있단생각을 했습니다. 호주도 교통법규 준수같은거 잘 안합니다. 우리나라보다 더안한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무단횡단은 그냥 당연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도 요즘 위의글처럼 동방예의지국 간판을 내려야할만큼 정이 식었다는 데에는 아쉬움을 금치못하는바 입니다.
베플박소연|2007.09.30 12:41
동방예의지국? 그 큰 인파속에 한두명 있다고 ''''동방예의지국''''의 전통이 남아있다?... 정말 반성해야한다;;
베플김양중|2007.09.30 13:59
외형이 변한다고 선진국이 아니지. 호주같았으면. 아무도 빵빵거리지 않아. 심지어 100% 장담하건데. 다들 내려서 도와주었을것이야. 선진국 시민의 사고와 후진국 시민의 사고의 차이는 클수밖에 없지. 서양문물을 제대로 받아들였다면. 오히려 매너가 좋아졌어야하는데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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