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Angel [01. 나비 ]- 제 1화 -

김혁건 |2007.10.05 02:55
조회 22 |추천 0

아름다운 밤이었다.

 

칠흑같다고 하는 것은 통속적일 것이다. 모든 것이 잠든 거리, 열두 시간 전에는 눈부시게 푸르렀을 완벽한 어둠의 하늘. 버스도 지하철도 모두 끊긴 시각, 가로등 몇 개만이 불을 밝힌 도로에는 취객을 태운 총알 택시만이 가끔씩 지나가고 있었다.

 

남자는 이런 밤을 좋아했다-

 

모든 것이 어두운, 가장 순수한 암흑의 세계. 이런 밤이라면, 어떤 것도 어머니의 품처럼 감싸줄 수 있을 것이다.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미움도.

 

격렬함도, 고요함도, 삶도, 죽음도...

 

밤공기의 담요에 둘러싸인 세상이라면,

 

죄악이라 할지라도 -

 

 

" 의뢰. 처리 완료했습니다."

 

남자는 폴더를 '탁'하고 닫으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심연과도 같은 가운데 하얗게 빛을 발하는 달이 있었다.

 

이지러진 달이었다. 성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밤을 밝히는 미완의 보름달.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려 했으나 한 귀퉁이가 모자라 보름달도 반달도 아니게 되어버린,

그런 달이 그 밤에는 유일한 여신이었다.

 

달빛에 살짝 비친 손에는, 채 마르지 않은 타인의 목숨이 붉게 젖어 있었다...

 

"그만 갈까."

 

가로등 빛조차 없는 더 어두운 골목으로 향하려는 남자.

 

순간, 그의 눈에 환상과도 같은 화면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나비가 날아올랐다.

 

이지러진 달빛의 장막을 찢으며-

 

 

맨발의 나비는 하늘하늘한 순백의 날개를 펼치며 빌딩의 옥상 위를 날아올랐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팔랑거리는 원피스가 푸르스름하게 빛난다.

 

이윽고, 나비는 중력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점점 암흑의 입 속으로 가라앉았다. 비행은, 그 순간부터 추락으로 변해 한 영혼을 암흑의 구덩이로 끌어당긴다.

 

"위험해!!!!"

 

남자는 황급히 가방을 내던지고 빌딩 쪽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여자는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적당한 위치를 찾아 받을 준비를 하고 여자를 기다렸다.

 

풀썩 -

 

그러나, 여자는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건물 앞 화단의 나무에 먼저 걸렸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남자는 그 여자를 받아 땅바닥에 눕혔다. 아직 심장은 정지하지 않았다. 숨도 쉬고 있었다. 그러나 의식은 아직 없는 상태.

 

"이봐, 괜찮아? 괜찮냐고?"

 

응답 없는 입술. 남자는 그 여자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재빨리 등에 업었다.

그리고는 가방을 챙긴 후에 근처의 병원으로 향했다.

손에 묻은 피는 여자의 옷과 흙에 깨끗이 지워지고 없었다.

 

병원으로 가는 횡단보도 앞.

 

그 때 남자는, 등에 무언가 축축하고 찝찝한 것이 흘러내림을 느꼈다.

 

 

"이봐!!!!!"

 

 

-계속-

 

  <EMBED style="LEFT: 28px; WIDTH: 300px; TOP: 1592px; HEIGHT: 45px" src=http://pds40.cafe.daum.net/original/5/cafe/2007/09/08/00/53/46e17407ed355&.mp3 width=300 height=45 type=audio/mpeg>
추천수0
반대수0

스타/스포츠베스트

  1. 마징가추천댓글0
더보기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