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희야 준희야!
그남자
꼬마야!꼬먀야! 일루와봐~
저기, 안녕? 안녀엉..
뭐? 아저씨? 나 아저씨 아니야~형아야,형아
어~나는~ 쩌기 골목 끝에 슈퍼 있지? 그 옆집에 사는 사람이야.
근데, 너 몇살이야? 어, 다섯살?
그럼 너 이름은 뭐야? 준희? 야..너 참 잘생겼구나.
준희야! 이 초콜릿 먹을래?
뭐? 엄마가 이런거 먹지 말라 그랬어?
근데,그,그,그건 나쁜 아저씨들 때문에 엄마가 그런 거구,
나는그런 나쁜 사람아니야 니가 봐도 착하게 생겼지?엉?
그럼! 먹어도 돼~
근데,준희야, 형아가 아니, 아저씨가, 뭐 하나만 물어 볼께
니네 약국에 있는 여자 있잖아.
아니 니네 엄마 말구~
저녁 때 있는 예쁜 누나 있잖아.머리 길구..
그래그래그래,그 누나..그 누나 이름이 뭐야?
아..그래? 야 고맙다,짜식!
뭐어? 니네 이모야?
그렇구나~그랬구나~
준희야!너 혹시 더 먹고 싶은거 없어?
장난감 사 줄까?
장래의 이모부가 다 사 줄께.음하하.
근데~
니네 이모, 뭐 좋아해?
그 여자
준의야!쭌쭌쭌!
일루 와 봐. 일루 와 봐. 와바바바~
아까 너 어떤 남자하고 얘기했지?
약국 앞에서
너랑 쪼그리고 앉아서 이야기하던 사람 있잖아.
그래 그 키 큰 아저씨!
근데 그 사람이 너한테 뭐 물어 보디?
아.. 이모 이름?
그래서 뭐라 그랬어?
가르쳐 줬어?이모이름?
그리고?그리고 또 뭐 물어 봤어?
아이 왜 몰라~ 잘 좀 생각해 봐 좀!
이모 전화번호나 나이나 뭐 다른 건 안 물어 보디?
음..그래?
근데 그사람 이름은 뭐래?
그건 몰라? 그럼 무슨 얘기했니?
아저씨가 초콜릿 사 줬어?장난감도 사 준데?
이야~그랬구나,우리 준희 좋겠네~
근데 준의야,있잖아~
혹시 다음에 또 그 아저씨가 너한테 뭐 물어 보잖니?
대답 잘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모가 시켰다고 하지 말고,
'아저씬 이름이 뭐예요?'
그렇게 꼭 물어봐. 알았지?
똑같다
그 남자
결국 이렇게 되고 말 것을..
어차피 소개팅의 끝이란 허무함뿐인 것을..
폭탄이 떳다고 테러 신고를 할 수도 없고.
내가 생긴 것만 가지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솔직히 뭐 생긴 게 훌륭했으면
마음을 좀더 활짝 열긴 했겠죠.
얼굴은 그렇다고 치자구요.
그래도 어쨌든 소개팅인데 뭐
멋진 옷은 아니더라도
성의는 좀 보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김장 담그다가 막 뛰어나온 사람처럼,완전......
아니 그것 까지도 다 이해해요
진짜 문제는
스스로가 너~무 귀하신 몸이라는 거죠.
학교 앞 카페에서 소개팅하면서
리브 잇 투미 칵테일 어쩌구
생전 듣지도 못한 메뉴만 시키고,
그러면서 그게 안된다니까
"어머 그게 왜 없을까?" 그러면서 막 귀여운 척하는데,
와..그땐 진짜 무섭더라구요,무서워.
해어진 때 바래다 달라 그렇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그냥 가데요?
아,
하늘은 저렇게나 파란데,
아무리 인생이 다 그런 거라지만
그래도 마지막 기대였는데..
그 여자
진짜 길었던 사십오 분이었어요.
할 말도 없고 재미도 없고
주문하는 것마다 죄~다 없고..
그렇다고
그쪽 얼굴을 쳐다보자니 그게 제일 괴롭고..
무슨 패션쇼 하는 사람처럼
입은 옷부터 부담스럽더니
허풍은 또 얼마나 심한지..
입만 열면 자기 자랑을 하는데,
아니 그렇게 잘난 사람이
이 좋은 날
왜 소개팅에나 나오냐구요.
하긴..말은 그렇게 하데요.
"친구놈이 하도 나가 보라고 해서요~"
우웨..
헤어질 땐 바래다준다고 그럴까 봐,
나,뒤도 안 보고 막 뛰어서
버스 타 버렸잖아요.
하긴 자기도 눈치가 있으면
그 정도는 알았겠죠.
어떻게 올해는
가을이 가기 전에 뭔 일이 생기나 했더니
뭔 일은 무슨 뭔 일..
단풍이 곱게 물드는 이 거리를
난 또 혼자서 겉고 있네요.
-이미나의 그남자 그여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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