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의 첫번째 아침,
햇빛이 너무 따스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느긋하게 일어나서 준비하고
민박집을 나와 걸어서
자연사 박물관으로 갔다
매표소에 삐뚤빼뚤 써있는 한국어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학생증을 내밀자 들려오는
'삼쩜오원, 감사합니다'
-_-
한국사람이 많이 오긴 하는구나
입구에서부터 실감나는 사자 인형이 반겨주고ㅋ
단체 관광온 완전 예쁜 여자아이들이
모델포스로 사진찍는거 침흘리고 보다가
관람을 시작했다
첫 관문은 돌;;
정말 미치도록 많은 종류의 돌을
겁내 많이 전시해놨다
뭐, 설명도 독일어로 밖에 안써있고
알아볼 방법이 없으니
내 눈엔 다 같은 돌맹이
대충 보고 패스_ㅠ
완전 큰 공룡 화석이랑
멸종된 동물들의 박제..
그리고 교과서에서 봤던
비너스
전시물이 너무 많아서
다 도는데 3시간 정도 걸렸다
뭐, 완전 좋아 이런건 잘 모르겠던데?
자연사에서 나와 간 곳은
레오폴드 미술관!!
클림트가 날 기다려 :)
미술관 몇개 모여있는 MQ에 딱 들어가니
어머어머, 젊은 사람들이 다들
침대같은 의자에 광합성하며 누워있네!!
이거 내 스타일이야!!ㅋㅋ
미술관 들어가서
발견한 클림트의 '죽음과 삶' 앞에서
거의 30분 동안 입벌리고 서있으니
그림속에 섹시한 언니가 날 보고 말하는것 같네
"야, 너 뭐하고있니..바보같아"라고
그 언니랑 눈싸움하다가
나머지 뭔지도 모르는 그림들 대충보고
나와서...
나도 똑같이 따라했다 이거야,ㅋ
누워서 광합성 하면서
빵먹고 요거트 마시고 가이드북 정독하고,ㅋㅋ
아, 그런데..
아까 클림트 아저씨 그림속에 언니가
나한테 주문을 걸었는지
넋놓고 돌아다니다 병신짓 하나 한거지;;
기념품 샵에 클림트 그림이 프린트 된 카드가 있는거야-
카드게임 하는 그 카드..
두 세트가 들어있는거였는데
두개다 'The kiss'가 프린트 되어있는,
난 생각했지,
아, 클림트가 그린 여러 그림들이
카드 뒷면에 프린트 된 카드구나
그런데 사고 나와서 문득 든 생각..
야, 이 병신아 -_-
뒷면 그림이 다 다르면
게임을 어떻게 하냐;;;
상대카드가 뭔지 알 수 있잖아_ㅜ
광합성 하며 정신 차리고
다시 걸어서 호프부르크로 갔다
합스부르크 때 왕이 살던 궁인데
비싸서 안들어간거..
시간 많으니 나중에 오지 뭐
호프부르크 정문 쪽에 무슨 돔으로 된 문에 가니
어떤 성악가 아저씨가 자기 씨디를 판매하는지
막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잘한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광합성 하며 똑똑해졌는지
머리를 스치는 생각..
" 저 약은 색히, 여기 돔이라 소리 겁내 잘 울리잖아"
훗, 모를 줄 알았지!!
암튼 그 성에서 나와 보니
큰 골목이 보이는데
길이 너무 예뻐서 막 따라가다 보니
사람들이 어떤 건물에 막 바글바글 꼬여있네
생각없이 따라 들어간 그곳이 미하엘 교회..
골목따라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또 사람들 따라 들어간 곳이 성 페터교회..
그리고 또 걷다 보니 나온
슈테판 성당;;
여긴 사람이 정말 많더라 -
크고 멋지긴 했어,
하지만 내 눈을 잡았던건
나오는 길에 있던 이 아저씨!!
누가 꽂아놨는지 모르지만
꽃이랑 너무 잘어울리잖아,
완전 날 유혹하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후, 섹시하셔,ㅋㅋ
근처에 뭐 유명한 시계가 있다길래 찾아갔는데
어머, 정각되기 5분전이네 -
운 좋게 종 울리고 하는거 다 구경하고
눈앞에 예쁜 골목이 또 나타나길래
길 따라 쭉 걷다보니...
우와, 여기가 어딘지
지도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도통 모르겠어;;
에레이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란 심정으로
그냥 막 걸어다니는데
나타난 시립공원!!
아싸, 나 여기서 2시간 있다가
공연보기로 했는데,ㅋㅋ
흠, 혹시 내 머리엔
네비게이션이 있는건 아닐까?
길 너무 잘 찾아
ㅋㅋㅋㅋㅋ
날은 춥고 공연 시간은 아직 멀었고
다른데 갔다오기엔 어정쩡한 시간이 되어버려서
카페에 갈까 생각하고 돌아다니는데
어머, 한글 간판이다
좋다고 웃으면서 사진찍는데
누가 말을 거네...
"안녕하세요~"
아, 바보처럼 웃고있었는데...
쪽팔리게 아는척 하고 난리야ㅠ
카페 들어가기엔 돈이 좀 아까운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그냥 카카오 하나 시켜놓고
일기쓰고 사진찍고..가계부 쓰고
아이쿠, 이제 첫날인데...
너 오늘 처럼 돈 쓰면
프랑스로 못넘어가 얘!!ㅠㅠ
암튼 공연 시간이 가까워져서
시립공원 안에있는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건물이 예쁘길래
셀프 타이머 맞춰놓고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이 완전 쳐다보는거..
에레이, 사진 맘에 안드는데
다시 찍을 용기가 안나_ㅜ
공연장에 들어가니 또 민망한 상황 발생ㅠ
표 살때 아저씨가 그냥 남자랑 여자랑 나와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그런다길래
관광하던 옷 그대로 입고 들어갔는데
(레깅스에 후드티, 운동화에 레스포삭)
내 앞뒤양옆으로 다 정장아님 드레스네;;
아놔, 진짜 쪽팔린다고!!
남자랑 여자랑 나와서 부르는
노래는 오페라의 한 장면이고, 춤은 발레였어
또 한가지 고백하면...
공연이 30분만에 끝나는거야..
앵콜도 안하고 오케스트라가 다 나가버리니까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나가서 와인이나 주스를 마시고 있네
이사람들은 돈주고 본 공연이 이렇게 짧은데 화도 안나나?
난 45유로 주고 A석에 앉았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맡겨놓은 가방을 찾으러 갔는데
직원 언니 하는말..
아직 안끝난거 아니?
.
.
.
아, 짐 안 맡겨 놨으면
모르고 그냥 갔을꺼 아니야 -_-
공연 2부가 시작되는데
1부 시작 전에 내 옆에 앉아서
우린 오늘 친구라며 계속 말 걸던
이스라엘에서 온 목사님...
앞자리 비었다고 홀랑 거기로 가서 앉아
내 시야를 다 가리네-_-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구나,ㅠ
암튼, 뭐...
공연은 재미있었다
거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거였는데
연주자들이 다 신나서 하는게 눈에 보이는거-
특히 바이올린 할아버지랑
클라리넷 장난꾸러기,ㅋㅋㅋ
(왼쪽에서 두번째 손올린 할아버지)
완전 감동받고 정말 공연이 끝나서 나오는데
뒤에서 누가 부르는것 같다
혼자 온 한국 청년,
같은 공연 보고 나온 분이고
숙소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며
걸어가는데.....
엄훠, 알고보니 작년에 학교에서 마주쳤을,
정외과 앞 과실을 쓰는 경제학과 작년 학회장님+0+
다음날 같이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기로 하고
MQ앞에서 헤어졌다
ㅋㅋㅋㅋㅋㅋ
세상은 참 좁다
숙소에 돌아와보니
어머 이건 또 뭐야;;
손님들 다 떠나고
나 혼자 덜렁 있어ㅋㅋ
6인실 도미토리를
혼자 쓰는 이 여유로움?
좋은걸까?
하루종일 대중교통 한번도 이용안하고
걸어만 다녔더니 피곤하다...
내일 또 클림트랑 만나려면
어서 잠들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