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깔려도 괜찮았어요
당신이 보낸 요정들이 등불로 내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어서 겁 같은 거 나지 않았어요
아침 햇살로 갓 구운 바게뜨 빵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던 것 같았어요
이따금 빵이 질리면 깊게 파인 주름이 아름다웠던 할머니께서
고소한 야채수프를 떠 먹여 주시기도 하셨어요
새소리에 맞춰 노래 부르면 분홍나비 한 마리가 콧 등에 앉아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었어요
나른한 낮 잠이 자고싶을 때엔 갈색 아기곰이 폭신한 배를
내어주어 당신 꿈을 꾸기도 했어요
그리고 눈을 떳어요
햇살은 없었어요
아기곰도 없었어요
야채수프의 고소한 향도 맡을 수 없었어요
노래를 아무리 불러도 나비는 오지 않았어요
어둠이 짙게 깔리면 주위를 밝혀주던 요정도 없었지요
동화는 이제 끝난거였죠
꿈만 같았던 그 때는 이제 정말 꿈이 되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