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서 호랑이 잡은 이야기
강화도는 우리 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육지와도 꽤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옛날 강화도에 나무가 울창했을 때에는 육지에 사는
짐승들이 쉽게 이곳으로 건너와 살았다.
노루, 여우, 너구리, 오소리, 멧돼지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고 가끔은 호랑이도 나타나곤 했다.
이들 동물들은 마을로 내려와 집에서 기르는 개와 닭 등을
잡아먹는가 하면 농민들의 가장 큰 재산인 소에게까지
해를 입혔다.
내짝궁 물 어내 물어내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니산이 있는 화도면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대낮에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정신을 잃고 끝내 병이 들어 죽었다.
떡하나주면 안잡아먹지..헝--
엄마야!!
마을 사람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곳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 이곳을 떠나자.”
“아니다. 이곳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우리의 고향이다.
그러니 고을 원님에게 호랑이를 잡 아달라고 진정서를
내자.” 진정서를 받아 본 원님은 곧 대책을 마련했다.
강원도에서 이름을 날리던 호랑이 잡는 포수
한재보(韓在甫)와 숙련된 포수 20명을 모았다.
그리고 수백 명의 몰이꾼들로 하여금 그 포수들을
뒤따르게 했다.
우선 포수들은 호랑이가 다니는 길목에 몸을 숨기고 잠복에
들어갔다.
그리고 몽둥이를 든 몰이꾼들은 산꼭대기로부터 아래로
고함을 지르며 천천히 그러나 산 주위를 샅샅이 뒤지며
포수들이 숨어 있는 곳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한 사람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호.랑.이다”
내가 호랑이다 무섭지 어-흥
순간 몰이꾼들은 모두 긴장하여 걸음을 멈추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앞으로 털썩 고꾸라지는
사람, 머리와 양팔을 땅에 대고 부들부들 떠는 사람,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양팔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었다.
잠시 긴장의 시간이 지났다.
모두가 몽둥이를 불끈 쥐고 앞을 쳐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
내가 치사해서리 피하는거지 도망가는거아녀 어 헝--
과연 저 앞에 산돼지만 한 호랑이가 몰이꾼들에 밀려 나무
숲 사이로 꼬리를 감추며 도망가고 있었다.
도망가는 호랑이를 본 몰이꾼들은 힘이 나는 듯 고함을
지르며 호랑이를 계속 몰아갔다.
얼마 뒤 쫓기던 호랑이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알고 보니 호랑이가 근처에 있던 동굴 속으로 몸을 피한 것
이었다.
그곳은 마니산 남쪽 고창굴이란 굴이었다.
마침 그 주위에 숨어 있던 포수들이 나타나서 재빨리 바위
로 굴 입구를 막아 버리고 미리 준비한 고춧대더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모두들 웃옷을 벗어 고춧대에서 나오는 연기를
굴 속으로 넣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흥 어흥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호랑이가 죽은 것이었다.
한 포수가 외쳤다.
“누가 굴속으로 들어가서 호랑이를 끌어 낼 사람 없소?”
이때 한재보란 포수가 동아줄 꾸러미를 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굴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호랑이가 살아 있는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한 포수는 너무나 놀랐다.
하지만 경험 많은 그는 곧 죽은 호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
고 동아줄로 호랑이의 허리를 동여맸다
.
그리고는 줄을 당기라고 밖을 향해 외쳤다.
잠시 후 동굴 밖으로 끌려나오는 호랑이의 모습이 보이자
모두들 와 하는 함성을 질렀다.
자신들의 힘으로 동물의 왕 호랑이를 잡은 것이 너무나
대견했던 것이다.
한참 동안 호랑이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곧 장대로 들것을
만들어 그 위에 호랑이를 얹었다.
그리고는 왁자지껄 떠들면서 고을 원님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관청이 눈에 보이자 그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원님 앞에 선 그들의 모습은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처럼
의기 양양했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한 원님은 뜻밖의 명령을 내렸다.
“산 속의 왕, 호랑이를 해치다니 무엄하구나. 한재보에게
곤장을 치도록 해라.”
한 포수는 형틀에 매여졌다.
그러나 그에게 내려진 벌은 볼기 두 대였고 그것도 치는
흉내만 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잔치를 벌려주고 많은 쌀과 베가 포상금
으로 내려졌다.
그 후 강화도에는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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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이라 그럴꺼지? 에라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