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은 알면서도 고스란히 당해 줄 때가 있다. 순하게, 착하게. 숙맥인양 그렇게. 내 첫사랑에게 그랬고, 친했던 친구에게 그랬고, 내 일터에서도 그랬다. 정말 모르는 것 마냥. 그러면 정말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안다. 어느 면 함부로 굴면서 쾌감을 느끼는 못된 일면이 사람들에겐 있다.
그런데도 내가 그들 얼굴을 보는 건, 그 사람 때문에 따뜻했던, 미소지었던, 즐거웠던, 힘이 되었던, 도움받았던, 한 때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난 단 한번의 고마움도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하는 아이니까. 다 마음에 남아 결정적일 때 흔들리니까. 스스로를 모진 사람이라 하면서, 봐줄 수 없는 상황에서 봐준다. 차갑다 여기지만 결국은 녹아 버린다.
아직은.. 바보같다. 아직은.. 바닥까지 모질지 못하다. 그리면서 앞으로 계속 그럴지도 모르지.
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