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낼 수도 없는 편지를 쓴다. 첫 시작을 어떻게 해야 어색하지 않을까를 괜히 걱정한다. 어차피 보낼 수도, 보내서도 안 되는 편지란 걸 알면서도 - 그렇게 고민을 하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적지도 못하고 주위만 맴돌다가 안부만 묻고만다. 보낼 수도 없는, 보내서도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편지를 쓴다. 보낼 수 없기에, 보내서는 안 되는 편지기에 쓸 수 있다. 누가 볼 것도 아닌데, 다 쓰고 나면 버려질 종이일뿐인데 행여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할까봐 혼이라도 날까봐, 행여 이런 내 마음 때문에 그 사람의 사랑이 위태로워질까봐 - 그래서 그 사람이 아파할 일이 생길까봐 - 내가 아닌 그 사람이 다칠까봐.. 끝내 전하고 싶은 마음은 쓰지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