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곳 / 김제 '지평선축제장'
농심과 도심이 어울린 가을잔치 마당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 그 하늘 바로 밑엔 끝도 보이지 않는 황금들판. 군데군데엔 허수아비 행렬이, 그리고 길가 곳곳에는 하늘하늘 넘실대는 코스모스가 10월 전북 김제를 온통 환상 속에 빠져들게 한다. 들녘을 구석구석 체험하는 재미, 아이들과 함께 경운기와 달구지를 타고 파란하늘 밑에 펼쳐진 황금들녘을 누벼보자.
좁은 땅에 유난히 산과 구릉이 많은 한반도 땅에서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는 어디일까. 호남고속도로 김제평야를 지나는 길도 빠질 수 없다. 이유인즉, 큰산에 가려지지 않은 채 자동차를 달려 적어도 20여분간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땅과 하늘이 만나는 김제평야는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드넓은 광경을 연출한다. 반듯하게 정리된 들녘, 알알이 여물어 고개 숙인 벼는 여름내 인고의 고통으로 이룩해낸 성숙인 듯 절로 숙연해지고 황금빛 지평선의 그 아름다움은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김제만의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우리 한민족의 뿌리인 아름다운 도작문화와 농경문화를 계승하는 동시에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 고장을 테마로 하여 매년 추수기인 9월말에서 10월초에 개최되곤 하였다.
벼 수확으로 농심을 느껴보는 외국인들
올해는 축제장의 연출 분위기가 예년과는 달리 색다른 모습이 눈에 많이 보였다. 선선하긴 해도 여전히 뜨거운 한낮 방문객을 위해 그늘 쉼터와 초가 원두막을 체험축제와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해 놓았다. 평야지대의 정겨운 인심과 넓은 아량이 또 한번 느껴져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행사장을 둘러보면 길게 뻗은 벽골제방 앞에 웅장한 대형 용오름이 설치되어 있어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킴은 물론, 행사장 입구에는 최대 곡창지대의 명성을 쉬이 알 수 있을 만큼의 대형 쌀뒤주가 이색적으로 설치되어 사랑의 좀두리 쌀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곳곳에는 해바라기, 대형 쌀 토피어리, 허수아비 테마존, 코스모스 단지, 오색호박넝쿨 쉼터, 소테마 공원, 제방 위의 섶다리 등이 조성되어 있어 그 어느 곳에 서있더라도 사진 속의 주인공이 절로 표현된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코스모스 위로 살랑 불어오고, 지평선이 보이는 파란하늘 위로는 마치 수채화 물감을 뿌려놓은 듯 아름답다. 김제 광활면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80km의 길은 온통 코스모스 꽃 천지다. 자동차로 하염없이 달려도 좋은 낭만러브코스로 손색이 없다.
어린이들을 태운 소달구지 행렬
김제 지평선축제는 우리나라 도작문화의 발생지인 벽골제의 의미을 되새기고 풍년을 기원하며 전해오는 전설과 군민들의 화합단결를 위하여 김제문화원과 김제군이 1960년 음력 9월 9일을 김제군민의 날로 지정하면서 향토축제를 시행하게 된 것이 그 시초다.
더불어 1999년 김제시가 김제를 널리 알리고 특산품인 지평선 쌀을 홍보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유일의 지평선을 테마로 벽골제 특설무대를 중심으로 김제시 일원에서 개최하면서 김제의 자연적,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살린 체험축제로 타 자치단체와 차별화 한 시도를 배경으로 삼아 김제지평선축제를 개최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평선축제는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전통문화를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관광객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쌍룡 횃불놀이, 벽골제방에서 가장 잘 보인다는 '별자리 탐사' '새총으로 참새 잡아요' '추억의 짚 공차기' '경운기 타고 황금들녘 누벼라' 등 재밋거리가 넘치는 프로그램 외에 지역문화를 축제를 통해 부각하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보인다. 전통호국무예 벽골태격 재현과 사적으로 지정된 동헌내아 행사가 그 예이다.
가족들이 함께 하는 벼메뚜기 잡기
지평선축제에 오면 즐길 거리도 많이 있다. 다양한 가족문화 체험마당은 아이들에게 유익하고 신명난 체험의 수확을 한아름 안겨준다. 때를 잘만 맞추면 쌀 음식 만들기와 세계 쌀 음식 품평회에서 온갖 별미를 맞보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고, 벽골제와 수리박물관 앞 축제마당에서 무자위와 용두레, 맞두레 체험도 가능하다. 새끼 꼬기와 가마니 짜기, 그밖에 '농자천하지대본'과 '신토불이' 체험도 더없이 좋은 놀이이고 수업이다.
상설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벼수확에서 꿀떡 맛까지 체험 다섯 마당'과 '물대고 방아찧기 5종 체험' 등은 낫으로 수확한 벼를 홀테로 훑고 절구방아를 쪄서 떡으로 메쳐 쫄깃한 떡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체험케 함으로서 벼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정확한 지식을 체득하고 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지평선 쌀 참살이체험 여섯마당'은 쌀의 활용도를 면면히 체험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쌀쿠키 굽기, 쌀주스 만들기, 쌀공예 체험하기, 쌀과자 만들기, 쌀비누 만들기 등 쌀의 변신을 경험하게 된다. '황금들녘 달구지여행' '벼고을 동물농장' '새끼 꼬기·가마니 짜기' '들녘에서 새참드세요' '옹기만들기 체험' '메뚜기잡기' '허수아비 만들기체험' '짚풀 공예', '지평선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가을 여행객들의 몫이다.
가는 길
시원하게 뚫린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면 서울에서 2시간 30분, 목포에서 1시간 10분이면 끝없이 펼쳐진 황금들녘의 지평선을 구경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 IC 또는 호남고속도로 김제 IC나 금산사 IC를 나와 김제시로 진입하면 된다. 지평선축제기간 중에는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특별관광열차’가 운영되기도 한다.(특별관광열차 문의: 1577-7788)
글·사진/한지호(자동차여행가 mycartour@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