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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문 지훈이.엄마 눈치를 보는 지훈이.마음 문까

이현옥 |2007.10.26 10:50
조회 76 |추천 0

입을 다문 지훈이.

엄마 눈치를 보는 지훈이.

마음 문까지 닫으면 어떡하나 걱정되는 지훈이.

그러나 마냥 여리고 착하기만 한 지훈이.

 

담임과의 면담 이후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 줄로만 알았던

우리.

하지만 실상은 녀석이 연극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이제 불과 9살 밖에 안 된 녀석이 연극을 하다니!

 

어린 녀석이 연극을 해서라도 우릴 속여야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담임의 화해 제스쳐로 등교에 대한 울렁증이 가신 줄로만 알았던,

우리의 단순함이 부끄러웠다.

아내를 통해 들은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우리의 기대는,

일단 담임이 편한 말과 표정으로 녀석을 불러

위로와 함께 서로가 함께 학교 생활을 잘 하도록 노력하자는 정도.

그런데 현실은 조금 협박이 느껴지는 말투로

다시는 엄마에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엄마에게 말을 하면 혼내겠다는 식.

 

아내는 제자, 아니 학생에게 다가가는 담임의 그런 접근 방식과

태도에 흥분을 했다.

그 학생이 지훈이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각도로 해석을 하자면 세상의 모든 담임이 다 인격자일 순

없다는 것.

그래서 그럴 수도 있는 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저 지훈이가 담임 복이 없는 정도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

 

지훈이는 확실히 여리다.

여린 아내의 심성을 많이 닮았다.

어린 유진이보다 더 눈물이 많고 빨리 나온다.

겁도 많다.

그래서 학교에서 담임이 다른 학생들을 야단치거나

체벌하는 모습에도 긴장을 하는 모양이다.

어린 나이에 있을 수 있다, 충분히!

 

아빠로서 생각하자면,

담임의 기질을 바꾸는 건 불가능이다.

가능했다면 이미 지훈이 이전에 그 담임과 숱한 상담을 했던

학부모들에 의해 담임의 변화가 학생들의 눈에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지훈이의 변화 밖에 없다.

녀석이 더 강해지고 무덤덤해지는 수밖에 없다.

남의 일은 남의 일로 여기고 기억에 담아두지 않으면 된다.

무관심으로까지 비약해선 안 될 일이지만.......

 

그리고 남자들의 학교 생활에선 정말 흔하디 흔한 일이기도 하고.

엄마 몰래 화장실에서 안티푸라민을 발라야만 했던 학창 시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내 잘못이든 아니든 그렇게 체벌을 받아도

잠시 선생님을 원망하며 욕을 할지언정 미움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은 내게 엄했던 분들만 더 그리울 뿐이다.

 

어린 지훈이가 담임의 그런 협박성 회유로 인해 입을 다문 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

어른들의 어른 방식으로 인해 어린 지훈이가

어른들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감이 안 생겼으면 좋겠는데.....

 

정말 바라기는,

학교의 각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 높이를 수시로 확인하는

숙제를 빼먹지 말았으면 좋겠다.

날마다 어린 학생들의 눈빛을 통해 그들에게 부과되는 숙제에도

그들의 학생들 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선생은 넘치지만 스승이 없다는 요즘,

학생은 넘치지만 제자가 없다는 요즘,

아빠는 있지만 아버지가 없다는 요즘.

 

못난 어른으로 사는 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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