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25~34세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 남자라서 서러울 때가 언제야?”라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총 1329명의 ‘M25맨’이 흔쾌히 설문에
응했고, 그중 711명이 게시판에 댓글을 남겼다. 그 댓글…, 눈물겹다
에디터 안재형 일러스트 권오환
누구는 “쪼잔하다” 했고 다른 누구는 “복에 겨웠다”고 했다. 쪼잔하든 복에 겨웠든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무감(?)에 설문을 작성, 남자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가장 많은 클릭수를 기록한 문항은 연애할 때의 설움. 총 576명의 M25맨이 “도대체 남자가 왜 그래?”란 말이 가장 듣기 싫다고 답했다. 그것만? 댓글 중 “남자라서…” “남자가…” “남자는…” 등의 주어가 수도 없이 이어지며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사회의 암묵적 굴레가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큰 한숨을 짓게 한 문항은 ‘결혼’. “집도 없고 차도 없이 결혼한다고 하면 지지리 못난 놈 취급 받는다”라는 문항에 총 541명이 마우스의 왼쪽 버튼을 눌렀다. “못나고 못난 놈, 어찌 결혼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안 해놨냐”는 핀잔은 견뎌 내더라도 자신을 바라보는 예비 신부의 실망스러운 눈빛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댓글은 공감에 공감을 더해 2534 동지들의 눈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다시 한번 그 처절한 (하지만 여성 동지들에겐 쪼잔할) 기록을 공개한다. 창간 초기에 등장했던 ‘형님’들이 간간이 코멘트를 날려 주셨다. (주의 : 댓글을 읽고 무한 공감에 울컥하거나 통곡할 수 있으니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탐독하길 권합니다.)
아이디 jglee33
남자라는 이유로 조용히 넘어가야 하는 불합리한 경우들을 보면 남자는 항상 인내해야 하고 불만을 표하면 안 되고 여자니까 양보해 줘야 하고…. 솔직히 수많은 여성들이 필요에 따라 여성 상위 시대를 외치지만 여자라서 힘들 것 같은 일에는 알아서 꼬리를 내리고 자기 스스로 “여자니까…”라는 방호벽을 쌓는 것이 좀 얄미울 때도 많습니다. 호떡 뒤집듯이 자기의 유리함에 맞춰 상황을 이끄는 이중적인 여성분들을 볼 때면 한번쯤 “나도 남자라 힘들다!”라고 외치고 싶어진답니다.
형님 한마디! 주변의 이중적인 여성이 예쁘지 않았단 말이군. 헉! 미안하네. 절대 공감한다네.
아이디 cooker21
예전에 친구랑 할 일도 없고 해서 밤 10시쯤 극장에 갔습니다. 꼬마 아이와 경주마가 나오는 영화였는데, 남자는 하나도 없고 전부 여자들만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략 30명 정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극장에서 커플석으로 주는 바람에 사람들이 전부 이상하게 쳐다보고…. 영화도 제대로 못 보고 신경 쓴 적이 있습니다. 지들은 여자끼리 와서 커플석에 앉아 손까지 잡고 영화 보더만, 우린 겨우 극장에 같이 간 것뿐인데 이상하게 보는 건 뭡니까. 여자 친구끼린 극장 가도 되고 남자 친구끼리 가면 변태쯤 되는 겁니까. 결국 술집에 갈 수밖에 없었답니다.
형님 한마디! 지금으로선 뭐라 할 말이 없군. 워낙 인식 개조가 힘들어서…. 극장 가서 따로따로 앉게!
아이디 ssopark
이 험한 세상에서 진짜 남자가 되어 가면서 힘들고 서럽고 진정으로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로 깨지고 스트레스 받고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자야 하고 술과 담배만 늘고 한숨도 늘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여자친구가 있으면 있어서 고민, 없으면 없어서 고민입니다. 남자는 북극곰입니다. 겉보기에는 크고 강해 보이지만 살기 위해서 차가운 바다 속에 뛰어들어 사냥을 하고 살기 위해 또 다른 얼음을 찾는 북극곰입니다.
형님 한마디! 동생이 찾은 얼음을 단단히 만들게. 한 가지에 집중해서 생활하자고. 이것저것 모든 것을 챙기려 하기보다 한 가지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부분도 따라올 거야.
아이디 wktjdejr
나도 때론 하리수 씨가 부럽다.
형님 한마디! 병원이 어디더라….
아이디 hongmaa
정말 공감 가네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여성부’는 있는데 ‘남성부’는 없네요. 휴~.
형님 한마디! (담배 연기 한 모금) 후~.
아이디 saintzeus
여자를 보호해야 하고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야 하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무래도 여자들이 사회적 약자임에 분명하니까 당연하다 보여집니다. 하지만 남자들도 때때로 보호받고 싶은 연약한 존재라는 걸 여자들이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형님 한마디! 그런데 동생, 설마 여기서도 폼 잡은 건 아닐 테지?! 에이 설마….
아이디 regios
남녀평등 시대라고는 하지만, 안 좋은 일은 남자가 도맡아서 합니다. 1. 남자라서 여직원보다 일 더 많이 하고, 여직원 일 거들어야 하지요. 2. 집 없고 차 없으면 무능한 남자로 취급받지요. 3. 데이트 비용은 거의 남자가 내는 일이 많지요. 4. 여자는 성격 나빠도 얼굴 예쁘면 용서되지만 남자는 성격 나쁘면 사람 대우 못 받죠. 5. 남자끼리 만나면 정말 할 거 없어요. 하여간 남자의 인생, 암울합니다.
형님 한마디! 동생, 정리 잘하는군. 업무 처리는 잘하겠어.
아이디 firehero21
여자들은 군대를 남자의 의무로 가볍게 못 박지만 남자들에게 군대는 거대한 산입니다. 사귀던 여자도 잃고 친구도 뜸해지며 가족이 보고 싶어 눈물짓는 곳이랍니다.
형님 한마디! 몇 가지 더 있지. 때로 여자 때문에 친구의 배신을 경험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은 절대 하고픈 순간에 할 수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늠름한 표정으로 일관해야 하는…. 하지만 동생, 인생은 추억을 먹고 산다잖아. 그때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립다네.
아이디 ksjhihi
추석 전날, 열심히 밤을 까고 있었지요. 여동생이 남자는 밤 까는 것밖엔 할일이 없으니 그거나 하라고 던져 주더군요. 깠습니다. 날밤 새도록 밤을 까고 또 깠습니다. 그러다 결국 흐트러진 집중력으로 인해 밤이 아닌 손을 까고 말았습니다. 피가 줄줄 흐르는데, 눈물이 날 만큼 아픈데, 어머니가 화장지 던져 주시며 째려보시더군요. 서럽게 앉아 있으니 여동생이 다가와 하는 말. “남자가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래. 피 닦고 밤이나 마저 까!” 속으로 펑펑 울며 밤 다 깠습니다. 남자도 피나면 아프답니다. 추석 전날, 너무 서러워서 그렇게 밤을 지새웠답니다.
형님 한마디! 동생, 추석 차례상 차릴 때 겨우 밤밖에는 안 깐단 말인가. 우선 그건 복이로군. 그런데 말이야. 겨우 그거 하나 하면서 피 흘리면 쓰나. 자넨 말이야 다른 건 필요 없고 운동신경을 키우게나. 내년 설을 위해 손가락에만 집중하도록 해.
아이디 tw10005
같은 자식인데 한식과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갈 때면 왜 남자들만 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행여 벌 떼에 쏘일까 조심조심, 무거운 예초기 메고 이 산, 저 산 흩어져 있는 수십 개의 산소를 벌초하고 나면 운전할 힘도 없어 두어 시간 거리의 집에 오는 길을 몇 번씩 쉬면서 오곤 합니다. 이제부턴 여자들도 벌초에 동참하라! 동참하라!
형님 한마디! 아, 우선 동생, 집안이 좀 잘나가나 봐. 이 산, 저 산에 수십 개의 조상님이 쉬고 계신 걸 보면. 동생 댓글 보고 여자들이 할 말은 너무 뻔한 거지. “추석 때 차례상과 가족들 상차림, 집안 청소는 누가 하는 줄 아나?”라고. 할 말 없다고? 그럼 안 되지. 제대로 할 말 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든 후, 카운터펀치를 날리라고. 절대 허점을 보여선 안 돼!
“2534세대, 남자라서 서러울 때는?” (기간 : 2007.9.18~2007.10.07 각 문항에 복수 응답 가능)
Q1 힘든 직장 생활, 남자라서 서러울 때는?
1. 힘쓰는 일은 남자만. 36% (486명)
2. 장거리 출장은 왜 꼭 남자만. 10% (139명)
3. 남자라서 야근도 새벽까지. 33% (445명)
4. 어려운 일은 왜 꼭 남자가. 19% (259명)
Q2 회식 자리에서의 서러움, 당신 이런 거 알아?
1. 남자는 무조건 ‘원샷’이다. 게다가 흑기사 노릇 하며 여직원 술까지 먹어야 한다. 25% (336명)
2. 여자는 몸이 아프다, 아이에게 일이 생겼다며 빠질 수 있어도 남자가 빠지면 모든 게 핑계다. 35% (467명)
3. 남자가 불평을 늘어놓으면 뒤끝 있는 사람이고 여자가 불평하면 애교다. 25% (333명)
4. 남자는 3차까지 필수! 여자는 2차부터 선택! 14% (193명)
Q3 남자, 직장 밖(집)에서는 이래서 서럽다
1.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힘든 일은 남자 차지다. 9% (121명)
2. 남자는 뭐든 잘해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 콤플렉스만 키운다. 33% (449명)
3. 집도 없고 차도 없이 결혼한다고 하면 지지리 못난 놈 취급 받는다. 40% (541명)
4. 남자끼리 극장에 가면 이상하게 쳐다본다. 고로 갈 곳은 술집밖에 없다. 16% (218명)
Q4 연애할 때, 눈물겹다
1. 그녀와 싸웠을 때, 먼저 전화하지 않으면 속 좁은 놈일 뿐이다. 13% (175명)
2. 남자가 삐치면 “남자가 왜 그래?”라는 소리를 듣는다. 마음 상해도 대범한 척 웃어넘겨야 한다. 43% (576명)
3. 남자는 아무리 추워도 여자의 어깨에 옷을 걸쳐줘야 한다. 7% (99명)
4.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많이 부담한다. 왜? 36% (47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