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말했던가?
널 사랑했었다고‥
그리고 어쩌면 아직도 널 사랑한다고‥
나 원래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잖아
너도 알고 있듯이‥
그래서 목이 늘어난 티셔츠
목둘레가 누렇게 변한 티셔츠까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다 갖고 있어
내 서랍에 지난 겨울에 입었던 스웨터도 있는데 오늘 그걸 꺼냈어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기 때문에‥
그리고 네가 생각났기 때문에…
그 스웨터는 나에게 준 너의 마지막 선물이었지
넌 이렇게 말했어
이 스웨터 꺼낼 때마다 나를 기억해줘
그럼 이 겨울이 있는 한 우린 서로를 기억하게 될거야 라고
이게 만약 소설이었다면 그 말은 복선이었을까?
그 말 들을 때 내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어
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날 떠나는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이 점점 멀어진다는 기분‥
그걸 바라볼수밖에 없을 때의 참담함
점점 커져가는 나의 불안정함…
남자는 자신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일기를 남겼다
일기는 헤어진 날부터 쓰고 있었다
그날이 2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비밀 게시판에 있는 그녀의 사진들을 차례로 넘겨 보았다
헤어진 후에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웃음을 나누었던 기억이었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티끌 하나 없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들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별 따윈 존재하지 않아!'
그는 다시 글을 적기 시작했다
네가 내 차에 붙였던 사진 말이야
그거 아직도 붙이고 있어
사람들은 조수석에 타면 항상 나한테 물어본다?
"이 사람 애인이에요?"하고‥
난 그냥 그렇다고 대답했어
아니 헤어진 여자친구라고 말하면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 이별이 현실이 될 것 같았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우리 이미 헤어졌는데
그래도 나 친구들한테 아직 널 만나고 있는 척했어
너의 안부를 물어오면
잘 지내고 있지 하고 말했어
공식적으로 우리의 이별을 인정할 수 없었거든‥
생각해봐!
내가 헤어졌다고 하면 끝없는 질문들이 이어질거 아니야
너랑 잘 어울렸는데 왜 헤어졌냐‥
나도 도저히 그걸 알 수가 없는데‥
우리가 진짜로 이별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난 아직도‥
가슴을 찌르는 아픔 없이는 너의 사진을 보면서 이런 말 차마 할 수가 없어
'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라는 말‥
남자는 사랑을 잃고 난 후에 꿈처럼 그리워했다
서랍에 넣고 닫은 후에 완전히 잊을 수 있는 그런 이별을‥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