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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난희 |2007.11.03 14:15
조회 37 |추천 1


 CYBORLD/greenNH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어.

 

나즈막한 너의 목소리에 카푸치노를

젓던 스푼을 멈춰야했어.

커피숍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잘못들은 거 같기도해서,

너에게 고개를 가까이 대고 물었지.

 

어? 뭐라구?

 

넌 아무 말 못하고 힘 없이 웃더라.

그 순간, 나는 보고 말았어.

니가 내 얼굴을 피해서 고개를 뒤로 넘기는 걸.

더 묻지 않아도.

니 눈빛, 니 고갯짓만으로 알 수 있었어.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내가 잘못들었기를 바라면서 너의 눈을 봤지.

넌 목청을 가다듬고,

단호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설명했지.

 

헤어지자구.

그만 만나자는 얘기야.

 

...

 

머리 속이 뒤죽박죽.

뭐라고 대답해야되지.

이럴 땐 그냥 쿨하게 알았어 라고 말해줘야 하나.

아니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야하나.

 

내가 지금 이 순간,

너에게 뭐라고 대답하면,

조금 있다가

나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왜?

 

다른 대답이 나오더라.

 

이유는...뭐...서로 잘 안맞는 거 같아서...

 

내가 싫어졌어?

 

아냐. 그런 거 아냐. 그냥 난 열심히 살고싶어.

아직 누구를 만날 때가 아닌 거 같아.

 

다행이다.

내가 싫어진 건 아니래.

마음 한 구석에 황량한 바람 한 줄기.

 

난 그 좋아하는 카푸치노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었어.

 

너는 어딘지 먼 곳을 보고,

나는 고개를 숙인 채로,

카푸치노를 계속 젓고...

 

지옥같은 침묵이 지나고.

드디어 이별의 순간.

나란히 카페를 나와서는,

 

잘 가.

 

난 먼저 쿨하게 인사를 건넸어.

 

응. 너도.

 

 

내일 다시 만날 사람들처럼,

짧은 인사만 하고.

너는 버스를 타러,

나는 지하철을 타러,

반대편으로 걸어갔어.

 

몇 미터쯤 걸어갔을까.

혹시 너가 돌아보고 있지 않을까해서

 뒤를 돌아봤지.

너는 이미 저만치로 바쁘게 걸어가고 있더라.

 

다른 사람같았어.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말야.

 

난 그 자리에 못박힌 사람처럼

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있었어.

 

그 때,

눈물이 났어.

소리도 없이.

 

 

  ˘‥ΝΑΝΖΕ‥。 Her LoVer Tal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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