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삑' 경보기 "야뇨증은 가라" 약물치료, 효과 빨라도 60%~70% 재발, 기간길고 번거로워도 행동치료가 확실
“야뇨증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1년만에 오줌을 가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다시 밤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죠?”
“약을 안 먹으면 오줌을 싸는데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아직 어린데 1년 넘게 약을 먹여도 괜찮을까요?”
만 5세가 돼도록 소변을 못 가리는(월 2회 이상) 야뇨증은 전체 대상 어린이의 15%나 될 정도로 흔하다. 밤에 소변 양을 줄여주는 약(데스모프레신)이 널리 쓰이는데 효과는 좋지만 끊으면 재발한다는 것이 문제. 야뇨증 아이의 부모들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 약물치료와 경보기치료
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기과 김광명 교수는 경보기 치료를 적극 권장한다. 경보기 치료란 팬티 속 센서가 젖으면 경보를 울려, 소변이 마려울 때 잠이 깨도록 하는 행동치료. 약물치료와 함께 대표적인 야뇨증 치료법으로 꼽히나 국내에선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약은 먹은 다음 날부터 이부자리가 멀쩡한 반면 경보기 치료는 시간도 걸리고 번거로워 의사와 보호자 모두 외면하는 탓이다.
김 교수는 “야뇨증 약은 치료라기보다 방광기능이 성숙할 때까지 야뇨 증세를 없애는 것이어서 약을 끊으면 60~70%가 재발하고, 투약기간이 길 경우 부담도 적지않다”며 “경보기 치료는 재발률이 낮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무조건 약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두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측이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
물론 어린이 야뇨증 환자의 15%는 매년 자연 치료되는 만큼 당분간 증세를 없애 자존심을 살려주는 목적의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보기 치료를 배제하면 약물치료가 실패하거나 장기화한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문제가 있다.
◎ 경보기치료 효과
그렇다면 경보기치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김 교수가 1999년 9월부터 2003년 6월까지 경보기 치료를 실시한 22명의 어린이 환자를 분석한 결과 치료에 반응한 13명(59%) 중 8명(62%)의 야뇨 횟수가 80% 이상 줄었다. 외국의 보고도 치료효과는 대략 60%. 야뇨증 약인 이미프라민(30~60%), 데스모프레신(40~80%)의 치료성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약물은 보통 6개월 투약했다가 끊었을 때 60~70%가 재발하는 것과 달리 경보기치료는 3개월 실시 후 재발률이 30%로 절반에 불과하다. 비용면에서 경보기는 구입할 때 목돈이 들지만(약 16만원) 데스모프레신의 경우 월 3만원 정도 들어 장기 투여하면 오히려 비싸다. 이미프라민은 이보다 싸지만 맥박이 빨라지고 손발이 차지는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어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 경보기치료 단점
경보기치료의 약점은 부모가 어린이와 함께 자면서 화장실 가는 것을 도와야 한다는 것. 굳은 의지가 없으면 실행이 어렵다는 얘기다. 김 교수가 애초에 경보기 치료를 시도한 환자는 전체 야뇨증 환자의 약 10%인 116명이었지만 통계적 의미가 있을 만큼 치료를 지속한 어린이는 5분의 1인 22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중도 포기가 많다는 뜻이다. 약 한두 알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또 치료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달 이상 시간이 걸린다. 소변이 마려우면 잠이 깨는 조건반사가 몸에 익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보기 치료를 먼저 선택했다가 포기하고 약물치료로 바꾼다면 비용을 이중 부담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 누구에게 적합한가
일단 경보기 치료는 7세 이상에게 해당된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시도해 볼만하다. 김 교수에 의하면 낮에 오줌을 싸는 어린이에겐 한계가 있다.
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낮에도 오줌을 싸는 증상(급박요실금)이 있는 6명의 환자는 경보기 치료에 아예 반응이 없었다. 급박요실금을 제외하면 치료효과는 81%로 높아진다. 김 교수는 “낮에 오줌을 싸는 아이는 방광이 미숙해 불안정하다는 뜻”이라며 “이 경우 방광이완제와 경보기 치료를 병행한다면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데스모프레신이 안 듣는 어린이 중엔 불안정 방광이 많아 약물치료가 실패한 어린이에게도 경보기-방광이완제 병행 치료를 검토할 만하다.
어떤 치료법이든 치료에 대한 반응을 어린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배뇨일지를 적고, 저녁식사 후 음료를 제한하며, 자기 전 소변을 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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