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전설이 된 나오미 캠벨부터 왕성하게 활동 중인 베이비 페이스의 대표 주자 제시카 스탐, 우리나라 모델계에서 워킹의 여왕로 손꼽히는 장윤주까지. 프로 중의 프로인 그녀들마저 런웨이에서 넘어지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10센티를 가볍게 넘기는 디자이너들의 킬 힐! 하지만 미를 향한 그들의 집착은 꽃다운 모델들에게 굴욕을 안기고도 멈추는 법이 없다.
이제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가던 플랫폼 슈즈에도 싫증을 느낀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형태로 구두의 굽을 치장하는 일에 노력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럭셔리한 구두의 뒷태에 집중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영원한 우리의 로망, 샤넬이다. 뒷굽과 구두가 연결되는 웨지 스타일의 독특한 슈즈를 선보였던 칼 라거펠트는 굽과 연결되는 부분을 실버 컬러의 격자 패턴으로 장식해 화려함을 더했다.
또한 앞에서 봤을 때는 레트로 풍의 이번 의상과 잘 어울리는 심플한 스타일이었던 가죽 롱부츠의 굽도 뒤에서 보면 럭셔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금장으로 만들어져 있다. 굽을 평범하게 만들었다 싶으면 종아리를 감싸는 부츠의 바디 부분에 벨트 디테일을 넣어 쇼에 등장하는 어느 슈즈 한 켤레는 평범하지 않게 만들었다.

진보적인 미를 추구하는 것으로는 미우치아 프라다도 칼 라거펠트에 뒤지지 않는다. 프라다 컬렉션에서 다양한 그라데이션으로 컬러를 즐겼던 그녀는 미우미우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두의 뒷모습을 장식하는 데 공을 들였다.
복고풍의 두터운 힐을 브라운과 베이지를 이용해 투 톤으로 연출하고, 걸리시한 미우미우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느다란 힐의 펌프스에는 발꿈치 부분에 프릴을 달아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했다.
파티 룩을 위한 골드와 블랙 컬러의 심플한 스트랩 샌들의 굽에는 주얼 장식을 촘촘히 박아 넣어 럭셔리한 스타일을 강조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Sexy Back 의 진수를 보여 준 것은 그 분야에 정통한 남자들, 돌체 앤 가바나다. 이번 시즌 컬렉션을 온통 레오파드로 장식했던 그들은 날렵하게 빠진 하이힐에도 역시 레오파드를 빠트리지 않았고, 거기에 자신들의 주특기인 섹시함을 첨가하기 위해 미러 타입의 실버 컬러를 입혔다.
입 생 로랑 또한 이에 질세라 새틴 펌프스의 굽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박아 넣어 특유의 우아한 럭셔리함을 자랑하는 중이다.

아름다운 뒷태를 자랑하고 싶은 것은 비단 디자이너들만의 욕심만은 아닌 모양. 레드카펫 위에서 오르골 인형처럼 360도 회전을 보여 줘야 하는 스타들에겐 이 화려한 구두들이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아니나 다를까, 레드카펫의 향연이었던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두 여자스타인 박진희, 허이재가 선택한 슈즈들도 모두 뒷태가 범상치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굽이 투명한 펌프스를 드레스에 매치했다. 이 투명 힐들은 휘황찬란한 조명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덕분에 그녀들을 더욱 빛나는 레드 카펫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