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건 참으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감정인것 같습니다.
마음먹은대로 사랑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계획한대로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 진행과정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예측 불가능의 연속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 예측할 수 없었던,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았고, 설마 커플이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런 연인들을 만나게 되나 봅니다.
그런데 사랑을 할때 사랑의 행위는 과연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요?
남녀 간의 사랑에서 육체적인 관계는 틀림없이 중요하고, 무시 못 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일 테지만, 과연 그 육체적인 관계가 도대체 남녀 간의 사랑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행위의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 누구도 명확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모두 다를 것이며, 각자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사랑하는 방법도 다를 테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색, 계(色, 戒 : Lust, Caution)]는 남녀 간의 육체적인 관계가 어떻게 정신적인 관계에 영향을 주는지 섬세하게 다룬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된 중국.
홍콩으로 피난을 간 는 연극부에 가입을 하게 되고, 전쟁에 관심 없는 홍콩인들의 마음에 애국심을 불어 넣어주기 위한 선동적인 연극을 공연하게 됩니다.
연극부의 수장이자 이들의 리더 은 한발 더 나아가 친일파의 핵심인물인 괴뢰정권의 정보부 대장 의 암살계획을 세우고, 연극부 출신들답게 이들은 신분을 위장하고 와 그의 부인에게 접근합니다.
는 에게 서서히 끌리게 되지만, 갑작스레 는 다시 상하이로 가게 되고 이들의 계획은 무산되고 맙니다.
3년 후, 상하이에서 는 다시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항일운동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 다시 포섭되어 의 암살계획에 동참하게 됩니다.
예전과 달리 는 에게 경계를 조금씩 풀게 되고, 결국 이들은 육체적인 관계를 맺으며 서서히 마음을 주게 됩니다.
몸을 던져 의 마음을 얻게 되는 는 서서히 그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고뇌와 고민을 거듭하지만, 거듭되는 육체적인 관계는 그녀의 마음을 점점 침몰시키게 되고, 결국 이들의 관계는 서서히 파국(破局)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적나라한 성애(性愛)장면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끊임없이 정신적인 싸움을 하는 두 사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는 육체를 통해 의 마음을 얻고, 정보를 캐내야 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결코 마음을 주어서는 안 되며, 또한 끊임없는 암살기도에 시달려 오기 때문에 언제나 칼날 위를 걸어가고 있는 마음으로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두 명의 행위는 사랑의 행위가 아닌, 끊임없는 탐색이자 근접전투이며, 사랑 없는 관계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거듭된 행위 속에 이들은 서서히 상대방에게 침몰되고, 침식되어 버립니다.
색(色)과 계(戒) 사이에서 방황하던 두 명의 남녀가 마침내 함락되어버린 것입니다.
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눈빛을 가진 배우답게 악당이면서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정말 독특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는 정말이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감탄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는데, 때로는 순수해 보이면서도, 때로는 요염해 보이는 그의 얼굴과 눈빛은 여느 배우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고, 남녀 간의 그런 관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이 영화에 대해 백퍼센트 공감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이 영화는 40대 이상의 관객에게 제대로 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어쨌든 사랑의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고, 묘한 여운을 남겨준 영화 [색, 계(色, 戒 : Lust, Caution)] 였습니다.
사족(蛇足)....
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