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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최현준 |2007.11.20 01:08
조회 91 |추천 1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여운', 그 자체이다.


(다음 글은 무척이나 난잡합니다. 그리고 스포일러도 포함합니다. 유념해 주시길!)

 

 

 

 

 

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때는 약 6,7년 전이었다.

그리고 현재 6,7년이 지나 다시 본 이 영화는 정말이지 내게 '스토리를 알고도 이렇게 재밌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줬다.

이 영화. 정말이지, 걸작이다.

 

사람들에게는 많은 추억이 있다. 추억은 때로는 기억이라는 말과 혼용되기도 하지만, 추억에는 기억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추억. 이 단어에는 아련함과 여운이 있다. 이 단어에는 '언젠가 잊혀질 지도 모르는 소중한'이라는 수식어를 내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 그것의 소중함의 정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잊혀지기도 하고,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어쩌면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게 느끼니까, 그렇게 잊혀지는 것도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치 흔한 말인 '세잎 클로버(행복) 속에서 네잎 클로버(행운) 찾기'와 같이, 우리는 그렇게 삶의 순간 순간의 소중한 일들을 잊어 가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이제야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 된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 영화 에 대해 말해야 겠다. 나는 처음에는 이런 느낌을 얻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후지이 이쯔끼(女)'가 자신의 첫사랑을 잊듯이, 우리는 어쩌면 정말 물 흐르듯이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점을. 지금 이 순간은, 시간과 함께 흘러 갈 것이고, 언젠가 어쩌면 내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르겠구나 하는 생각.

 

 

 


 

 

에는 두 가지의 그리움이 공존한다. 한 가지는 산악을 하다가 죽음을 맞은 애인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또 다른 그리움은 오랜 기억 속에서 '전학'으로 인해 멈춰버린 첫 사랑에 대한 그리움. 서로는 그 그리움을 편지를 통해 소통하게 되고, 자신의 그리움에 대해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나는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두 여인의 동일 대사로 처리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감명깊었다.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일본의 영화들은 이러한 일련의 통과의례를 많이 그리는 것 같다. 그들은 그러한 의식과 같은 과정을 통해 개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종종 표현하곤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감독 '이와이 슌지'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런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이지 신기할 따름이다. 배경 음악에서부터, 영상미, 연출력, 그리고 그 풍부한 감수성까지. 정말 나는 진심으로 '나도 감독이 되어서 이런 영화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 느낀 감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게 동.서양에 각각 정말 좋아하는 영화가 생겼다는 건 참으로 행운이다. 그 보다 이러한 영화들을 즐길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살아가며, 사랑하며. 그렇게 사는 삶을 일본인들은 아주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나 보다. 그들은 애뜻한 그리움을 죽음과 잘 연관시키는 특유의 재주를 가졌나 보다. 이 영화를 보며, 그들이 가진 그러한 능력이 부러웠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와 구성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다보니, 그건 천부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니, 천부적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결론에.

 

 

 

 

 

 

 

 

"오겡끼 데스까."

영화를 보며, 우리 모두 지나간 자신의 추억에 대해

잠시 '잘 살고 있냐'고 안부를 전해 보는 건 어떨까.

 

 

 

 

 


 

 

 

 

 

 

 

 

p.s 이 영화를 보고 난 현재의 내 감정이 잘 표현이 안된다. 말이 앞서기도 하고, 머리가 혼란스럽다. 그건 아직 내가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겠지.

p.s2 이 영화를 보고나면, 1인 2역의 연기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여주인공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에 대해 싸이월드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러브레터]에선 옛 사랑을 잊지 못하고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는 신비롭고 애련한 분위기의 '와타나베 히로코'와 와타나베 히로코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쓰는 맑고 활발한 '후지이 이츠키'의 1인 2역을 맡아 배우로서 최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로 다른 인물의 미묘한 감정선을 훌륭히 소화해내 20회 호치이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p.s3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내내 한 생각이 있었다. '이야. 일본인들의 특유의 위트가, 이런거구나.' 정말이지 그들이 만들어 내는 그 특유의 풋풋하고도 잔잔한, 그리고 엉뚱하기도한 웃음은 내게 여운이 남는, 정말 기분좋은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p.s4 6,7년 전에의 내 감정에 대해서는 말로 서술할 수가 없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너무 재미없었어서'가 아니라.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 때의 상황에서 내가 영화를 보고나서 바로 다운을 받았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 영화, 꼭 다음에 다시 봐야지.' 그리고는 영화를 CD에 굽었다. 부끄러운 과거지만, DVD가 비쌌을 것으로 기억되는 그 시절에, 내 추억이다.

 

 

 

내 영화 해설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네이버의 영화해설을 덧붙인다. 나와는 다른 시각의 영화해설이니, 뭐 봐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된다.

 

  '동명이인을 혼동한 잘못 전달된 한 장의 편지로 인해, 한 남자에 대한 추억 여행이 놀라운 영상으로 펼쳐지는 일본의 인기 감독 이와이 슌지의 두번째 작품. "기억과 사랑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완벽히 조합해냈다"는 호평과 주목을 받은 수작이다.
 이 영화는 슌지 감독이 직접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 문화 개방 이전 제작되었기에, 국내 정식으로 수입이 되지 않던 시절, 비품 비디오로 신드롬을 일으킨 전설적인(?) 작품이다. 국내에 비공식 불법 비디오가 30만장이 돌아다녔다는 얘기도 있으며, 이것을 통해 보았다는 사람이 20만이 넘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런 경로로 이미 본 사람이 많아 흥행에 큰 장애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 서울 관객 70만, 전국 관객 140만을 돌파하면서 일본 영화와 이와이 슌지 붐을 일으켰다.
 영화전문가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일본내 평론가들에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였고, 이와이 슌지의 영상은 "지나치게 '소비 문화에 포위된' CM의 감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 관객의 감성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으며, 일본 개봉 당시의 선전 문구 '모든 이의 마음에 와닿는 애달프고 그리운 영상 미학'은 설득력이 충분했다. 영화의 음악을 맡은 레미디오스(Remedios)는 이와이 순지 영화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그룹으로, 일본에서도 이와이 순지의 인기 덕에 꽤 명성을 날리는 편이지만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영화음악 이외의 활동도 찾아보기 힘들며, 레미디오스라는 이름은 '치유의 신'을 의미한다고.'

- 홍성진의 영화해설 中

 

 

(덧붙이자면, 나는 영화를 그리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지 못한다. 특히나 이런 멜로 영화는. 그래서 인지, 나는 이 영화의 미적 수준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주 평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둠과 밝음의 조화. 잔잔히 퍼지는 음악. 무엇보다, 햇빛을 아주 잘 활용했다는 점이 나는 이 영화가 가지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의 소재가 '그리움'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그리움을 햇빛에 비쳐 눈부신 이미지로 기억한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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