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zabeth : The Golden Age. 2007 - Shekar Kapoor.
Riccarton Hoyts.
1998년,
올 해 베니스 영화제 여우 주연상에 빛나는 '케이트 블랜쳇'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Elizabeth'가 개봉한지도
거의 10년이 다 됐다.
1585년, 유럽의 최강국 스페인에 맞선 유일한 국가 영국,
그리고 영국의 'Virgin' 여왕 엘리자베스.
지난 영화 '엘리자베스'가 여왕의 신고식이었다면
'골든 에이지'는 일종의 후속편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출연 배우들의 호연이 화면 눈부신 의상과 세트만큼
아름다웠으니 말이다.
'엘리자베스 1세'가 어떠한 여인이었는지는 모르나
케이트 블랜쳇은 마치 여왕이 환생한듯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유있고 품위있으며 현명한
철의 여인의 모습이었다.
예전 '엘리자베스'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시상식에서 지난 시상식만큼
강력한 후보들이 즐비한다면 모르겠지만 어쩌면 엘리자베스가
그녀를 두 번째 아카데미 후보에 올려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베니스 여우주연상은 '골든 에이지'가 아닌
밥 딜런의 전기영화 'I'm not there'로 수상했다.)
지난 영화 '엘리자베스'이어 Sir 'Francis'로 분한 '제프리 러쉬'는
물론 스페인의 왕 Phillipe 2세를 연기한 '조르디 몰라'는
독특한 걸음걸이에서부터 약에 찌든 듯한 흐릿한 눈빛연기로
다른 뛰어난 조연들처럼 짧은 출연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인상깊은 모습이었다. '클라이브 오웬'은 화려한 말솜씨와 배짱,
새 대륙에 대한 그의 원대한 포부로 여왕의 신임과 흥미를 얻는
동시에 사랑까지 차지하는 Sir 'Walter Raleith'를 연기했다.
다른 배우와 다르게 영국식 영어 특유의 액센트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는 확실히 멋지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친척이자 그녀를 암살해
여왕의 자리에 오르려는 'Mary Stuert'의
'사만다 모튼'은 그야말로 소름돋는 연기를 보여줬다.
심지어 그녀의 처형 장면에서는 측은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토록 완벽한 연기들로 가득한 영화도 문제는 있다.
시대를 완벽히 재현한 세트와 시간가는줄 모르는 화려한 드레스
퍼레이드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만, 영화는
예전 '엘리자베스'와는 다르게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엘리자베스의 과도한 감정이입이 가끔 보이는데
(예를 들면 지나치게 소리를 치는 장면.)
이는 그녀의 연기가 부족했다기 보단 비교적 로맨스에 치우친
스토리라인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배신, 음모, 역사적 사실이 가지는 진정성과 전쟁의 스펙타클을
모두 갖췄지만 그 어느 것에도 무게감은 없다.
심지어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스페인 함대와의
전쟁씬 역시, 코르셋이 아닌 갑옷을 입은 엘리자베스의
용맹스러운 모습과 영국의 승리를 비주얼적 스펙타클로 포장해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려는 도구에 불과해 보였다.
비록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긴 하지만...
조각상 같은 그녀의 모습이 360도로 회전하는 장면에선
‘트랜스 포머’에서 느꼈던 간지러움이 떠올랐다.
엘리자베스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왕의 삶 자체에
좀 더 치중했더라면, 영화는 좀 더 길어졌겠지만 분명
잘 빠진 영화가 나왔을거다.
98년 '엘리자베스'가 개봉될 당시 '셰익스피언 인 러브'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었다. 역시 엘리자베스 여왕이 등장했었고
영국의 여배우 '주디 덴치'가 단 8분 가량의 출연시간으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비록 현대의
엘리자베스 여왕이긴 하지만 영국의 '헬렌 미렌'이 'The Queen'으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올 해 그녀가 수상한다면 2년 연속 '엘리자베스 여왕'이
수상하게 되는 기염을 토하겠지만...
뭐 그냥 그렇게 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해 본 말이다.
예전 엘리자베스를 보고 그녀의 전기를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수십종류에 달하는 그녀의 전기들은
하나같이 두꺼웠다. 그래서 포기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책과는 가끔 친하다. 아주 가끔...
이번에 또 한번 그런 생각이 들었고(거의 10년만에?)
영문으로 된 책을 찾아볼까 생각해봤지만...
다 읽으려면 아마 몇년은 걸릴거다.
대한민국 휼륭한 위인들의 전기조차 읽어보지 못한
내가 과연 엘리자베스의 전기를 제대로 읽기나 할까 싶지만
도전은 언제나 좋은거다. 이게 무한도전 정도는 아니니까...
그나저나 예고편에 등장하는 웅장한 음악을 어떻게 구할 수
없을까...OST를 사긴 싫은데…
bbangzzib Juin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