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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체온을 아직 기억한다

권보현 |2007.11.27 23:08
조회 174 |추천 1


너의 손을 잡았을때 그 체온을 아직 기억한다
 그리고 너의 머리냄새도..
 냄새라고 표현해서 좀 그렇지만 샴푸나 비누향 말고
 너의 머리에서만 맡을 수 있는 그런거 있다
 내가 느끼는거..  달달하고 은은한데 인간적인거..

 키스할때도 그렇지
 사탕같은걸 깨물어 먹고 난 뒤에는 레몬맛이나 딸기맛이
 날수가 있겠지만 그거 말고 니 입술이 아니면 느낄수 없는거..
 그런거 있다
 입에 쓴맛이 남아있다며 숨을 내뿜지 않을때, 그럴때도 내게
 전해져 오는 달달하고 은은한데 인간적인거..

 그렇다
 사람의 마음은 구름같아서 여기저기 흘러 떠다니고 만질수가
 없지만 사람의 몸은 실제하니까.. 곁에 둘수 있으니까..
 볼수 있으니까..  더 생생하고 그래서 추억은 더 강렬하다
 그래서 어떤날은 곁에 둘수있는 너라는 사람만을 원하기도 한다
 마음따위야, 인간의 나약한 정신따위야, 누가 가져가 버렸든
 상관안할테니까..

 어디선가는 이런 결혼식이 있다고 한다
 신랑과 신부가 아무 말도없이 한시간동안 서로의 눈동자만 
 바라보는 결혼식..
 물론 상상해보면 그것도 참 고되겠지만 그래도 약간 그럴싸하단
 느낌도 들고, 왠지 의미있는거 같기도 하다
 
 우린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본적이 있었던가?
 아니다
 일분도 못 가서 서로 쿡쿡 웃어버렸을거다
 쓸데없이 진지해지는건 서로 못 참아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하는건 그때 더 많이 봐둘걸, 
 더 많이 눈에 넣어둘걸, 볼 수 있었을때 실컷..
 그리고 주머니에 손넣고 있을 시간..
 더 많이 니 손을 잡고 있을걸..

 사람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 피부라고 들었다
 피부는 우리가 모르게 끊임없이 벗겨지고 4주마다 한번씩
 완전히 새로운 피부는 바뀌는거라고..
 한달에 한번씩 새 옷을 입는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평생동안
 천번정도 헌 피부를 새 피부로 바꾸는거라고..


 그렇구나..
 내 손에 남아 있다고 생각했던 니 피부의 체온과 흔적같은것들
 너도 나도 사실은 다 버린거로구나
 우린 다시 새로운 피부로 살아가는구나
 마음은 아직 새 마음으로 갈아입지도 못했지만..

 사랑을 말하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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