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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의 ‘감사절 선물쇼’; 삼성 캠코더·LG냉장고 소개

이양자 |2007.12.02 23:05
조회 744 |추천 0

 

             오프라의 ‘감사절 선물쇼’… 수혜자는 오프라

 

   매년 방청객에 선물… 3년전엔 자동차 한 대씩 주기도
        올해엔 삼성 캠코더·LG냉장고 소개… 광고 효과 톡톡
         “협찬받은 물건 주며 언론에 노출되는 오프라가 승자”

 

 

지난 21일 오전 LG전자의 홈페이지가 약 1시간 동안 다운됐다. 원인은 “방문객이 갑자기 폭주한 탓”이라고 했다. 아니 갑자기 왜? 대답은 이랬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LG전자의 냉장고가 소개됐거든요.”

매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가 벌이는 깜짝 쇼가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Macon)시에서 열렸다. 쇼의 제목은 ‘오프라가 가장 좋아하는 것(Oprah’s favorite things)’. 오프라 윈프리가 평소 애용하는 물건들을 잔뜩 싸들고, 예고도 없이 방청객에게 선물을 안기는 시간이다.

2004년에 오프라가 토크쇼를 찾은 방청객 276명 전원에게 GM의 폰티악 신형 세단을 한 대씩 나눠줬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유명하다.

올해는 총 300명의 방청객에게 1인당 약 1만 달러에 달하는 선물 세례를 안겼다.

선물은 총 21종 세트로 구성돼 있다. 샤클리(Shaklee)의 클리너, 토이워치(Toywatch)의 시계와 니트 어그 부츠(Ugg Crochet Boot)부터 퍼펙트 엔딩(Perfect Endings)의 컵케이크와 이탈리아 브랜드 ‘차오 벨라(Ciao Bella)’의 셔벗 아이스크림까지…, 입고 먹고 쓰는 각종 제품이 포함됐다.

  ▲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지난 20일(현지 시간) 방송된 특집쇼에서 방청객에게 HDTV가 달린 LG전자의 냉장고(사진 위)와 삼성전자의 HD캠코더(아래)를‘깜짝 선물’로 증정했다. /'오프라 윈프리 특집쇼' 미국ABC 방송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선물 보따리에 다름 아닌 국산 제품인 삼성의 HD 캠코더(SC-HMX10C)와 LG전자의 HDTV 냉장고가 포함됐다는 점. 오프라는 삼성의 HD 캠코더를 첫 번째로 소개하면서 “메이컨시에 와서 항상 이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촬영을 했다”며 “작아서 손에 쏙 들어오고, 작동하기도 매우 쉬워 나 같은 사람도 쉽게 만질 수 있다”고 칭찬했다.

LG전자의 HDTV 냉장고는 더욱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일단, 1대에 4400달러나 나가는 제품으로, 선물 리스트 중에서 가장 비싸다. 오프라 윈프리 쇼 제작진이 웹사이트 ‘오프라 닷컴(www.oprah.com)’에 ‘가장 비싼 선물’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LG의 냉장고는 HDTV를 시청하거나 디지털 사진을 슬라이드 쇼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100개에 달하는 레시피도 찾아볼 수 있다”고 소개해 놓았을 정도다.

오프라의 ‘간택’은 광고 효과로 직결된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LG 전자의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은 물론, 미국의 LG전자 지점들은 냉장고의 재고가 모자라 애를 먹고 있다. ‘오프라 닷컴’에 링크된 삼성전자 캠코더 홈페이지엔 50만 명의 고객이 거의 동시에 접속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이에 재빨리 HD 캠코더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1GB짜리 SD카드를 선물로 주는 프로모션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프라의 선물은 당연히(?) 각종 업체에서 협찬을 받은 ‘공짜’ 물건들로 구성된다. 수많은 방청객들을 기쁨으로 졸도시켰던 GM의 폰티악 세단 역시 공짜로 얻은 것을 나눠준 것. 업체들은 해마다 “제발 우리 제품을 선물 목록에 넣어달라”며 샘플을 보내오고, 오프라 윈프리 쇼의 제작진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을 골라 1차 목록을 작성한다. 오프라는 이 목록을 훑어보고 다시 자신의 맘에 드는 물건들을 고르는 식이다. 목록이 완성되면 오프라 측은 그저 당당하게 업체에 연락해 “협찬 상품을 달라”고 말하면 된다.

삼성 측은 “오프라의 최종 간택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총 415대의 캠코더를 보내줬다”고 밝혔다. LG전자 측도 “오프라가 고른 HDTV 냉장고가 너무 비싼 물건이라 광고 효과가 적을까 걱정돼, 더 저렴한 제품을 뽑아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막상 방송이 나가자마자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문의전화가 쏟아져 들어왔다”고 즐거워했다.

몇몇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그러나 오프라가 이렇게 매년 터뜨리는 ‘선물 폭탄’을 두고 “그녀만의 파티(Oprah’s own party)”라고 비꼬기도 한다. 2004년에 오프라가 선물한 폰티악 세단을 엉겁결에 받게 된 시청자 중에는 경품을 받을 때 내야 한다는 세금 7000달러를 감당할 돈이 없어서 쩔쩔맸던 이들도 많다. 일부는 이 자동차를 이베이 같은 경매 사이트에서 팔아서, 세금을 내는 해프닝도 벌였다.

오프라의 선물을 받아 들고 어쩔 줄 모르는 시청자들을 향해 “왜 여자들이 세금고지서가 아닌, 오프라가 준 공짜 비누를 보며 우는지 모르겠다(why not taxes but over-priced soap makes these women weepy)”는 비아냥도 나온다.

오프라의 ‘선물’로 뽑히는 것이 생각보다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존 무어(John Moore)는 자신의 블로그 ‘브랜드 분석(Brand Autopsy)’에서 “오프라 쇼에 등장한 GM의 폰티악 세단은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그만큼 큰 매출을 올리진 못했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면 오프라가 매년 벌이는 선물 파티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뉴욕타임스는 “선물을 받는 시청자도, 광고 효과를 얻는 광고주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홍보 싸움의 진짜 승자는 ‘오프라 윈프리 쇼’(the real P.R. winner is ‘The Oprah Winfrey Show’)”라는 것.

남의 물건을 얻어와 매년 나눠주면서 오프라 윈프리 쇼는 언론에 매번 대서특필되는 행운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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