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아무래도 나한테서 마음이 떠난 것 같아. 우리 사이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아.’ 이런 확신이 든다면 다음 스텝은 어디로 옮겨야 할까. 더 노력하고 매달리기? 시원하게 차버리기?
남자친구와 만난 지 1년이 지난 이제희(28세, 회사원) 씨는 최근 남자친구가 전화도 뜸하고 주말이 되어도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 자신을 피하고 있어 몹시 마음이 상했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였고 군대에 갔다온 남자친구는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이제희 씨는 직장생활이 힘에 부쳐서 그러는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친구의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도 모두 그만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지만 이제희 씨는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잘하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포기하는 것은 오히려 그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누가 봐도 남자의 마음이 변한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그 사실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여자는 오히려 관계에 집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여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노력으로 가능한 일일까? 애를 쓰면 과거로 돌릴 수 있을까?
이런 어정쩡한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남자의 마음이 식고 변했는데도 남자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별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해서 남자가 관계를 돌이켜 보려는 노력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 남자들은 감정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맞닥트려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해 버리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남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자는 자신의 마음이 변했어도 자신이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기보다는, 상대로부터 헤어짐을 당하는 쪽을 택한다. 적당히 이렇게 행동하다 보면 여자쪽에서 지쳐서 헤어지자고 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주말에도 여자친구를 만나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 그냥 갑갑해집니다.
그래서 회사에 나가서 급하지도 않은 일을 했죠. 회사일이 밀렸다고 하면 별 잔소리가 없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마음이 떠났었던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그만 헤어지자고 했을 때 겉으로는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결국 지금은 일에 더 열중해서 무언가 내 것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헤어졌죠.” 얼마 전 3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김상돈(가명) 씨의 이야기다.
연애 초기와 지금의 그의 모습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 보자. 선물이나 전화 횟수의 변화보다는 당신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보는 것이 좋다.
작은 일에도 배려를 해주던 사람이 쌀쌀맞아졌거나, 주말이면 늘 계획을 세워 데이트를 하자던 사람이 지금은 다른 핑계와 일로 바쁘고, 나를 못 보면 안타까워하던 사람이 지금은 그와 정반대인가.
이런 징후들은 모두 의심이 가는 사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는 자신의 여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전시성 배려에는 조금 소홀해지기도 하며, 또 연애 기간이 오래되다 보면 상대를 믿고 다른 일에 치중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랑이 유지되면, 이런 경우 미안해하고 그것을 보상하려 애쓰는 노력을 보인다. 이 모든 상황은 누구보다 연인인 여자친구가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사귄 여자는 처음에는 정말 좋았지만 금방 식었습니다. 그 뒤로는 그녀보다는 일이나 친구가 우선시되더군요. 말로는 우리 사이가 이만큼 되었으니 각자 생활에도 충실하자고 말했지만, 사실 마음은 딴 데 있었던 겁니다. 지금 여자친구는 사귄 지 더 오래되었지만 제게 다른 일이 생기면 꼭 그녀에게 먼저 연락을 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그렇게 태도가 달라지더군요.” 32세의 회사원 서형국 씨의 말이다.
마음이 떠난 남자에게 매달리는 것은 혼자 된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럴 때 그의 좋은 면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이 그 때문에 왜 힘든지를 생각해보자. 눈에 씌워진 사랑의 콩깍지를 벗겨버리고 객관적으로 그를 생각하면, 생각처럼 멋있지도 재밌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자가 마음이 변한 까닭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무슨 잘못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고쳐보려는 노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랑이 오래가지 못한 것은 그저 두 사람이 맞는 짝이 아니었기 때문일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를 과감히 차버리고 일에 매진하거나 운동이나 취미 생활에 몰두하여 자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할 것. 그래야 진짜 사랑할 만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 더욱 괜찮은 모습으로 데이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매일 연락을 하는 편인데 애정이 식었을 때에는 연락을 잘 안하게 되더군요. 매일 하던 전화가 이틀에 한 번, 삼일에 한 번, 이렇게 뜸해졌더니 여자친구가 제 감정이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챘어요.”
-신준희(23세, 유학생)
“억지로 마음이 떠난것을 표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약속시간이나 장소를 정할 때도 예전보다 의견일치가 안되죠. 마음이 떠나니까 무조건 맞춰주려던 배려도 못하게 돼요.”
-김관웅(23세, 학생)
“보고 직접 만나는 것이 불편하더군요. 제 마음이
변한 것을 아니까 미안하기도 했어요. 막상 헤어지자는 말을 못하니까 자꾸 핑계거리를 만들게 되었죠. 집안에 무슨 일이 있다는 핑계로 데이트를 계속 피했어요.”
-윤성훈(20세, 학생)
“속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약속을 하고 만나지만 대화의 소재가 점점 줄어들어요. 이야기도 귀담아 듣지 못하고 자꾸 되묻죠. 그렇게 되면 서로 어색해지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돼요.”
-송기범(23세, 프리랜서)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나요. 말투부터 달라지거든요. 부드럽고 다정하던 것이 무뚝뚝해지거나 퉁명스러워집니다. 일일이 답을 해주던 문자 메시지도 전처럼 자주 보내진 못하죠.”
-이용희(23세, 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