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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이란 것이 지표가 될수밖에 없는 이유

윤병희 |2007.12.08 05:59
조회 46 |추천 1

전제:  (결코 이 글은 "학력만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옳다"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또한 한사람이 노력을 하여 정당한 댓가로

쌓아올린 학업적 성취를 깎아내리는 글역시 아닙니다.

 

단지 학력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하고자 함입니다.)

 

 

 

요즘들어 "학력" 또는 "학벌"이 참 많이 이슈화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있었던 학력 위조 사건도 그렇고, 사회 양극화, 부의 세습, 취업대란 등

참으로 다방면에 걸쳐 "학력"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벌이 전부는 아니다," "간판이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단지 어느 학교에 갔느냐로 그 사람의

총체적인 모습을 판가름하는 것은 모순점이 많지요.

 

 

그런데 역으로 이런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왜 그리도 학력이 중요시 되는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다른 대안이 턱없이 부족(혹은 아예 없거나)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금년 하반기에 취업활동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비록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소위 "스펙"이라고 통칭되는,  

 

출신학교, 학점, 영어점수등이

아직도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음은 모두들 알고 계실 겁니다.

 

 

기업이 사람을 뽑을때 제일 중요한것은 바로

"예측성(predictability)" 입니다.

 

이사람이 인성,능력면에서 회사에 보탬이 될수있나를

예측하여 그 예측성이 훌륭한 사람을 뽑는 과정이지요.

 

이 예측성은 말그대로 "가능성"인지라

때로는 오류가 나기도 하고 예외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예측"이 그러하듯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인지라,

기업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예측성을 발휘하는 모델을 만들어서

그 방법대로 예측을 할 것입니다.

 

문제는, 예측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스펙"외에는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사람의 총체적인 능력과 인격을 판가름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긴 시간 동안 그 사람과 대화하고 상호활동을 하며

면밀히 연구하는 방법(in-depth case analysis)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이 드는 업무입니다.

 

기업의 공개채용에 수만명의 지원자가 몰려드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을 시행하다간 몇년이 걸릴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여러가지 수치로 간략하게 요약되는 지표,

즉 "스펙"을 이용하지 않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쩔수 없이 생겨난 시스템입니다.

 

너무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다보니

일단 스펙으로 대상자들을 1차로 걸러낸후,

 

그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앞서 언급한 면밀한 연구(in-depth case study)격인

인/적성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시행하는 모델.

 

이 모델이 현재 대다수의 기업들이 판단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입니다.

 

(**물론 현행되는 인/적성 시험이나 면접도

in-depth case analysis라 보기엔 한없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이것은 비단 기업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모든 상황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상황에서도 똑같죠.

 

우리가 지구상 모든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한사람 한사람을 총체적으로 알아갈수는 없듯이,

 

우리들도 은연중에 자신만의 "효율적인 모델"을 암암리에 적용하고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처음만났을때

그 사람을 총체적으로 알기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두뇌속에서는 암암리에

이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것인가, 이사람과 다시 만날 것인가,

깊이 교제하고 싶은 사람인가 등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생김새, 옷차림, 말투, 직업, 연령, 학벌, 지역

등등 우리역시 우리모르는 사이에 필터링을 하고있는 셈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험난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는 생존경쟁을 해야했던 인류에게

재빨리 타인을 판단해야 되는 본능...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동료를 찾는것은 생존(혹은 보다 나은 삶)과 직결되어있으니까요.

 

이것을 재빨리 해야되다보니,  단편적인 정보를

재빨리 수집해야되는 현실적인 제약도 생기는 것일테고 말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명문대 나와서 입사시켜줬는데 일을 형편없이 하고 인간성도 꽝이더라...]

[일자무식에다 길거리의 허름한 노숙자인데 얘기나눠보니 철학에 넘치더라...]

 

이런 예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스펙으로 평가하기] 모델이 완벽한 모델이 아닌만큼

그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이런 예외들을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또 존중해야 옳습니다.

 

 

즉, "편의"와 "현실성"을 좆아 어쩔수없이 채택한 모델인 만큼

불완전성에서 오는 예측오류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펙시스템]을 필요악으로 전제하되,

 

1. 학력을 간판이 아닌 실력의 증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도 좋은 학교를 나온 분들은 그만큼의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 된 것이지만

그 시스템을 보다 공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졸업증서를 단지

"이사람은 이학교를 나왔다"가 아닌, 정말 우수한 실력과 노력의 검증표로

만들어야 하는것입니다.  다시말해, "쯩"이 아닌 "증"으로 인식되어지는

엄격한 교육과정과 검증과정을 세워야 합니다.

 

즉, 학벌아닌 학력이 당당하게 인정받는 사회.

 

 

 

2. 재능과 실력있는 사람들에게 그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집이 가난하여 좋은 과외와 학원을 못받아 중고교 성적이 나쁜 학생들,

심지어는 그런 환경속에서도 성적이 좋은데도 여건때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너무도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너가 못나서 좋은 학교에 못간것이다"라는 말을 하기엔

너무나 가혹합니다.

 

즉, 누구나 실력이 있으면 학력을 얻을수 있는 사회.

 

 

 

3. 비록 현실적인 제약때문에 스펙을 볼수밖에 없지만

다른 요인들도 "가능한한 최대로" 고려해야 한다.

 

즉, 길거리의 노숙자에게도 선입견을 최대한 버리고

열린 마음을 갖는 자세.

 

 

대안이라고 제시한것이 너무 교과서적인 원론만 늘어놓은 감이 있네요.

물론 이 대안들이 너무 거시적이고 사회근본에 관련된 것들이긴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근본적인 곳에서 고쳐야 되는것...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잡설이었습니다;;;;;

 

 

다시한번 disclaimer:

 

"학벌"이 옳다는 글 아닙니다.

"학력"이 나쁘다는 글도 아닙니다.

 

학벌이 우선시될수밖에없는 인간본성과 현실적제약,

그리고 그렇다면 그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것인가 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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