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뮤지컬 [뷰티풀 게임(Beautiful Game)]을 보고....

김대중 |2007.12.12 00:21
조회 96 |추천 0


 

 

 

 

우리나라의 역사는 고통과 수난의 역사라고들 말합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했고, 특히 치욕적인 35년간의 일제 강점기는 아직까지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큰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을 한(恨) 많은 한민족(韓民族)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아픔은 강대국에게 둘러싸인 나라들이라면 모두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아픔과 고통인 것 같습니다.


세계 열강(列强)들이 저마다 식민지 확보에 혈안이 되어버린 16세기 이후, 강대국은 신대륙을 발견하는 족족 자기들의 식민지로 강점(强占) 하였고, 이렇게 힘없는 민족들은 강대국의 원료시장으로, 또는 상품시장으로 전락하고 말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식민지, 속국 정책은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자행되었는데, 여러 민족이 살고 있는 유럽의 특성상 그 역사는 사뭇 복잡합니다.


지금은 영세 중립국으로 인정받은 스위스 또한 주변의 강대국들 때문에 국토의 분열과 항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탈리아 같은 나라 또한 1800년대 후반에 장군에 의해 통일되기 전까지 수많은 도시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아일랜드는 잉글랜드와의 오랜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 했으며,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완벽한 평화를 획득하지는 못하였고, 조금은 불안스런 체제를 유지한 채 -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이 2001년 무장해제를 선언하였지만, 아직까지 갈등이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 점진적인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뮤지컬 [뷰티풀 게임(Beautiful Game)]은 이런 약소국의 서러움을 가득 안고 살아야 했던, 아일랜드의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70년대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꿈 많은 젊은 주인공들은 축구에 열정을 불태우며 빛나는 청춘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축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 그의 여자친구 , 잉글랜드 사람이지만 아일랜드 청년들의 축구팀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청년 , 그리고 잉글랜드 사람을 증오하며 조국의 자주독립을 꿈꾸는 ... 이들 젊은이들은 축구로 하나가 되어 오로지 팀의 승리를 위해 땀을 흘리며, 열정을 불태우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 대회에서 결국 우승컵을 차지하고, 승리를 만끽하던 운명의 밤.


술에 취한 친구 을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가던 가 거리에서 불량배들에게 습격을 받고 살해된 후 이들의 운명은 각자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게 됩니다.


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원하던 프로축구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오히려 감옥에 갇혀버리게 되며, 는 과 평범하게 오순도순 살아가고자 했으나 결국 큰 아픔을 간직한 채 홀로 살아가게 됩니다.


와 은 아일랜드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며, 또한 파국(破局)으로 치닫게 됩니다.


모두들 ‘역사’ 라는 잔인하고 가혹한 수레바퀴에 깔려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1969년 벨파스트의 한 축구팀 선수들이 후일 어떻게 되었는지를 추적한 TV 다큐멘터리 실화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는 이 뮤지컬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여느 뮤지컬과 달리 환상적이지도 않고 몽환(夢幻)적이지도 않은, 현실감 넘치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만약 이들이 아일랜드가 아닌, 평화롭고 민족 간의 갈등이 없는 그런 곳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떤 운명을 맞이했을까요?


우리 또한 가혹한 근 현대사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났던 이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입니다.


거장 는 그의 작품들중 아마 가장 어두우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 낸 듯 합니다.


또한 밝고 서정적인 사운드로 가득한 전작들과 달리 - 물론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이나 [에비타(Evita)] 같은 경우 밝은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뮤지컬 넘버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습니다... - 힘 있고 웅장하면서 강렬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와 아일랜드 민요풍의 멜로디 또한 그의 여느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축구경기 장면의 군무(群舞)는 공은 없지만, 마치 공이 있는 듯 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잘 계산된, 정확한 동선을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실제 축구경기를 보여주는 듯 한 장면을 선사 하였으며, 또한 2막에서 보여준 감옥 장면 또한 음악과 군무를 통해 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 뛰어난 장면이었습니다.


, , , 등 젊은 연기자들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열정 가득한 무대를 보여주었으며, 유일한 중견 연기자 또한 젊은 연기자들 속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며 극의 흐름을 잘 이끌어 주었습니다.


무대장치는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 였는데, 무대 좌우와 위에서 수시로 들어왔다 나왔다 하며 변환되는 장면들은 흠잡을데 없을 정도여서, 장면전환이 꽤 많고, 속도가 빠른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진행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이 공연의 제목인 [뷰티풀 게임]은 축구황제 의 자서전 [My Life and the Beautiful Game]에서 차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뷰티풀 게임’을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축구를 통해서, 사랑을 통해서, 우정을 통해서, 행복한 가정을 통해서, 조국의 자주 독립을 통해서...


그러나 어느 누구의 인생도 ‘뷰티풀 게임’이 아니었으며,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의 의지와 의도대로 살아가지는 못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 자기 자신의 의지와 의도대로, 어떤 운명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뷰티풀 게임’을 하며 살아갈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만드는것 또한 우리들 각자의 몫일 것입니다.




사족(蛇足)....


배우 은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들 중에서 뛰어난 배우임에는 분명합니다.


체격조건과 잘생긴 외모 등 그의 훌륭한 신체조건과 뛰어난 댄스 실력은 그의 가치를 입증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량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공연이 끝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인근 산속의 폭포수 밑에서 피를 몇 동이 토해내고 득음(得音)하여 돌아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