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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2년생 자퇴한 제 의견 올립니다.

박영민 |2007.12.14 21:30
조회 150 |추천 4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초 고교2년생 되자마자 자퇴했던 사람입니다. 요즘들어 이상하게도 자퇴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많은 분들이 자퇴에 대해 어느정도 왜곡된 생각을 갖고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신듯 하여 저도 단순히 고등학교 자퇴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이야기해봅니다.

 

이야기 하기에 앞서 저는 자퇴생들을 옹호하거나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을 비방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닙니라는 점을 말해둡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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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올해초인 3월 5일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더 이상 고등학생의 신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식 학생이 아닌, 나이 어린 사회인으로서의 삶도 거진 1년이 지났네요. 참 생각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았고, 많은 어려움 또한 겪어야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자퇴생의 삶으로써 많은 분들에게 제 의견을 피력하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도 여느 자퇴생분들과 마찮가지로 자퇴하기 전에 우리 나라 사람들의 자퇴생에 대한 왜곡된 시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날 바라보든지 그들의 사고에 오류가 있다면, 저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오지 않는 한 그다지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저는 자퇴생이라서 비하당하거나 탈선자 취급을 당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넷상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자퇴생이라서 차별을 받거나 비하당하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자퇴생=탈선자 라는 인식으로요.

 

 제가 생각하기엔 자퇴생이라는 명칭이 굉장히 직설적이고 강한 어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우리 나라에선 대다수와 다른 소수는 상당히 더럽혀진 이단아 취급을 받아왔고, 과거 자퇴생의 대부분이 통칭 '문제아'라고 불리는 학생들이었기에 다수의 학생들과 다른 길을 걷는 학생들은 그렇게 보여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되었죠.

 

 하지만 여러분, 시대가 날로날로 변하는 만큼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달라지고 생각의 폭도 넓어져야 하는 거랍니다. 자퇴생은 특별한게 아니에요. 단지 국가에서 제공하는 교육 제도를 이용하느냐, 이용하지 않느냐 하는 거랍니다.

 

<제가 자퇴한 이유입니다. 시간 없는 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이야기 진행에 방해되지 않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몰아놓고 항상 똑같은 것만 가르치고 시험을 위한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수업이 정말 싫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는 나름 모범생이라고 불리는 아이로 점수도 상위권에 있었고, 많은 선생님들이 그렇게 알고 계셨기 때문에 제가 자퇴라는 길을 걷게 됐다는 걸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어요. 저 또한 그럴 줄 몰랐으니까요. 중학교 때는 그냥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 공부하면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헌데, 나이가 들어 생각의 폭이 넓어질수록 '이건 뭔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교라는 곳에서 가르치는 건, 진심에서 우러나온 교육이 아닌 단순히 형식에 의거한 설명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저는 중학교 때 과학이 그냥 재미있다고 생각하다가, 3학년이 되고나서 과학에 적극적으로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이것저것 몰랐던 것들을 찾아보고 여러 가지 책들을 읽으면서 그것을 삶의 낙으로 삼았어요. 하지만 고등학교를 와서부터는 뭐든지 학교 진도에만 맞춰야하고 원리가 없는 개념을 집어넣으며 공부를 해야하더군요.. 뭔가 조금 어렵거나 복잡한 게 나온다면 그런 것들은 그냥 재쳐버리고 단지 학습 진도에 나와있는 것들만 배워야한다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가를 생각해보세요. 학교는 작은 민주주의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위에서 지시하는 것들만 배워야하고 모두 똑같은 복장으로 똑같은 모습을 하고 똑같은 교실과 책상 의자에 앉아있어야만 합니다. 뭔가 새로운 내용을 배워 '이게 이렇게 되는 거구나, 그럼 이건 어떨까' 하는 정도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음 진도를 나가버리는 학교는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공부는 많이 생각하고 깊고 넓게 공부하는 것이었지, 시험문제만 죽어라 푸는 문제에 대한 답적는 기계가 되는 법을 공부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반년간의 짧고도 긴 생각 끝에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내년 4월 검정고시 시험을 볼 예정이고, 제가 하고 싶은 방법으로 공부를 하며 내년 수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합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것은 보편화에 대한 착각입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는 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함이죠. 배우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지정해준 교사들에게 배우는 방법 이외에도 많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왜 그 한가지 방법만이 정통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는가요. 짧고 굵게 한 마디 드리겠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과 자퇴를 하는 것, 둘 중엔 더 우수한 방법도 더 모자란 방법도 없다" 라고요.

 

 어떠한 경로가 확연하게 정해진 법칙이 아닌 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는 것은 모두가 똑같은 위치에 놓일 확률이 더 클 뿐이라는 걸 생각하세요.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 더 나쁘다라고도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공부를 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유리하지 않고 불리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마음가짐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어떠한 길을 걷든지 우린 그 사람의 길을 비웃어서는 안됩니다. 그럴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어요.

 

 자퇴를 하여 잘못된 인생을 걷게 된 사람들도 꽤나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를 해도 자신들이 할 것이고 눈물을 흘려도 자신들이 흘릴 거에요. 세상엔 많은 변수가 있잖아요. 모두가 성공할 순 없듯이, 모두가 실패할 수도 없는 겁니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망각하고 특정한 길을 걷는 사람들을 치켜세우거나 깎아내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보기 안타까웠습니다.

 

 학교를 다니다보면, 말도 안되는 논리로 학생들을 제재하고 폐쇄적인 사고로 학생들의 의견은 덜 자란 피래미들의 생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들을 보고 단지 그런 교사들이 많을 뿐이라고 생각하지, 전체를 판단하지 않잖아요.(웃음) 단순히 그런 사람들도 있다 정도로만 느껴주세요. 그것 뿐입니다. 학교라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생활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는 것 뿐이니까요.

 

 누군가 저를 이런 상황을 가지고 욕한다 하더라도 전 나쁘게만은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밌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제발 자신의 길을 찾고 싶어 어려운 결정으로 힘든 길을 향해 당차게 걸어가고 있는 학생들을 전부 바보들로 치부하고 '무시하지만' 말아주세요. 어느 누구도 자신의 길을 포함한 어느 누구의 길의 끝을 자신의 사고에 의한 결론으로 말뚝 박을 수 없는 거니까요.

(물론, 짧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섣부른 결정을 한 사람들을 향한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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