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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전유성 |2007.12.18 22:33
조회 116 |추천 0


군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군대 때문에 많은 기회를 잃었고, 얻었으며..

 

군대에 와서 20여년동안 지내온 평온했던 나의 삶, 나의 행복, 나의 일상을 잃어버렸으며, 어찌보면 일탈아닌 일탈로의 여행을 떠나온 것이라는 생각도 들때가 있다.

 

한없이, 속절없이 우물안 개구리로만 살고 있던 내가, 우물 밖의 세상이 두려웠던 것일까..

 

입대 전날 저녁, 새벽기차를 타고 혼자 훈련소로 향하던 그시간, 나는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

 

여지껏 지내왔던 내 모든 행복, 내 인연들, 내 과거에 얽매인 망령을 소중하게 끌어안으며 버리지 못한채 족쇄처럼 매달고 살아왔다.

 

마치 그것들이 내 모든 것이라 생각하며 과거로의 회상에만 잠겨, 늘상 추억이라는 괴로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추악하고 타락한 영혼일 뿐이었다.

 

그때까진 몰랐다. 왜 항상 내 자신이 과거회상형인 보잘것 없는 인간이 되려하는지를.. 진정 추억이란 아름다움을 회상하는 방법을..

 

군대라는 곳에서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참고 또 참았다.

 

다시 내 행복 찾을수 있을 그 날만을 생각하며.

 

모든 행동규범들이 반 강제적인 사회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시키는대로 행할 뿐이었다.

 

진정 사회로 나아가면 더 심하다지만, 여지껏 온실속의 화초로 자라온 나에겐 더없이 가혹한 시간들이었다.

 

자유로의 속박, 행동으로의 억압, 정신으로의 피폐해짐을 느끼며 더이상 추억은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잠시 접어두어야 했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쁘고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억압하며, 당장 눈앞에 닥쳐오는 현실들에 의해 과거는 더이상 나를 얽매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시간들을 내다보게 되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당장에 할일들과 좀 더 나아가 언제 무슨 일을 해야하며 내가 할일이 무엇인가라는 다가오지 않은, 익숙치 않은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라는 것, 정말 낯설거니와 생각해본적조차 없는 그저 그런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다고도 못할만큼 시간개념이 없었다.

 

도데체 왜 이러고 살아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모든 것들이 내 삶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곤 말 못하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는데 그다지 유익하지 못한 추억들밖에 없는게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난 모든 것을 버렸다.

 

그리고 가져야 했다. 앞으로의 내 시간들을.

 

비록 평탄치 못하고 어두울 뿐이지만, 내 기억속에서 사망증명서라는 꼬릿말을 달고 죽어있는 과거를 가지고 장난치던 때와는 달리

살아 움직이며 나에게로 달려오고 있는 미래라는 시간들을 가져야 했다.

 

그 미래라는 녀석, 정말 혈기왕성하게 움직이더라.

내 게으름과 깊지못한 생각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변해야했다. 미래지향적이라는 사냥꾼으로.

사냥꾼은 조금의 긴장이라도 늦추면 사냥감에게 잡아먹힌다.

죽는다.는 생각으로 미래라는 녀석을 사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나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제 3의 전성기는 분명 나에게 올 것이다.

만발의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므로 포기하지 말자.

 

아직 미래는,

세상은 날 가지지도 않았으니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접자.

 

시작도 못해보기엔,

내가 버린 지난 추억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아깝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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