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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2일 토요일..

송보민 |2007.12.27 04:50
조회 33 |추천 0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이고, 그게 전부 아니겠니.
그러니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버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고 말하자.

 

- 고흐의 편지 중에서

 

 


그에게는 첫사랑의 추억이 있다.
벌써 그녀가 떠난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는 TV드라마를 보지 못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 이었다.
하나는 그를 떠난 그녀가 드라마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드라마 속의 연인이 헤어지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잃어버린 옛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그에게 소개팅을 해주겠다. 여자를 만나보라 말을 했지만..
그는 그냥 '나 괜찮아'하고 작게 대답했었다.

 

실제로 괜찮았다.
사랑에 빠지지 않은 이유로 그의 생활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수험생의 노트처럼 어느 장을 펼쳐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뿐이었다.
더 이상 지하실에 감춰진 미스터리를 풀어야하는 탐정 같은 삶은 살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러던 그에게 변화가 생겼다.
한 여인이 그의 진료대 앞에 입을 크게 벌리고 누워있었는데,
왠지 그 여인에게 끌려 심장이 두근대는 것이었다.
다행이도 그 여인은 치열이 엉망이라 교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그때 그의 귓가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뭉툭하고 단조로운 멜로디가 들려왔다.
오르골 소리였다.

 

그리고 한 달 후 그의 동료들이 그에게 말했다.

 

"야~ 니가 연애를 하냐? 굉장한 일인데.."

 

"니 환자라며?"

 

그는 오르골 소리가 좋았다고 말하려다 그냥 웃었다.
어느 곳을 보아도 오르골 소리가 들렸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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