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자이(Ao Dai·베트남 여성들이 입는 전통민속의상)’, ‘퍼(Pho·담백한 맛을 내는 베트남의 전통음식인 쌀국수)’와 함께 베트남의 명물로 관광객의 눈길을 끌었던 ‘시클로(Xichlo·삼륜식수동자전거·위사진)’가 거리에서 퇴출당하게 됐다.
시클로는 모터사이클이 드물던 지난 1970~80년대 베트남 거리를 휩쓸었던 대표적 대중 교통수단. 자전거 앞 두 바퀴 위에 사람이나 화물을 싣는 좌석이 있고, 뒤에는 사람이 앉아서 페달을 밟거나 모터를 달아 움직이도록 만들어져 있다. 시클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모터사이클에 ‘거리의 왕좌’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여전히 영세상인과 서민들에겐 저렴하고 편리한 화물 수송 수단으로 애용돼 왔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1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관광용을 제외한 시클로 운행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시클로가 도심에서 교통 체증과 사고를 유발하고 범죄에도 종종 이용된다는 게 이유다.
앞으로 거리에서 운행하다 적발되는 시클로는 모두 압수돼 고철로 팔리게 된다.
이에 따라 수만명의 시클로 운전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게 됐다고 현지 신문인 ‘베트남뉴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기껏해야 하루 4만~5만동(약 2300~3000원)의 수입을 올리는 극빈층이다.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에는 각각 6만여 대와 2000여 대의 시클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호찌민 주민 리 응옥 리언씨는 “시클로로 15년 동안 온 식구가 먹고살았다”면서 “이젠 뭘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이들의 전직(轉職)을 위해 무료 직업교육과 창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호찌민시와 띠엔장성(省), 벤쩨성 등 지방정부에선 “이들에게 일자리를 구할 능력과 시간이 부족하다”며 퇴출 시기를 1년 더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기사출처: 조선일보 2008/01/01 하노이=유하룡 특파원 you11@chosun.com
사라진다는 베트남의 씨클로를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3번 다녀왔었다.
스탑오버까지 포함하면 내 여권에 찍힌 베트남 입국 스탬프가 한 면을 꽉 채울 정도이니 일본,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에 많이 다녀온 셈이 된다.
씨클로는 어찌보면 베트남이라는 사회주의국가의 舊시대적 방식에서 나온 전유물로 보기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역사적으로 베트남 전쟁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월맹이 월남을 합병하여 통일을 이룩하면서 월남의 많은 지식인을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완전한 자유주의 국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대항했던 월남이 사회주의인 월맹에 항복하면서 이루어진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바로 이 씨클로 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에 들어와 베트남이 중국식 사회주의-시장경제 노선을 택하고 개혁, 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여행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많지는 않지만 눈을 즐겁게 해주는 볼거리들과 빼어난 북부지역의 자연유산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베트남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서방국가의 사람들은 베트남 전쟁을 비교적 우리보다 세세히 알고 있기에(특히 미국인) 베트남을 찾는 많은 서양여행객들을 호치민 데 땀거리나 하노이 여행자거리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게 관광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씨클로 운전을 하면 나름 '돈이 된다.' 라는 인식이 퍼졌고 덕분에 수없이 많은 씨클로가 경제중심도시인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달리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베트남의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대다수는 오토바이다. 특히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에는 정말 장관을 이룰 정도인데 이렇게 점차적으로는 늘어나는 오토바이와 비교적 속도가 느린 수동운전차인 씨클로의 충돌이 불가피해진 것 같다. 이것이 씨클로를 없애기로 한 베트남 정부의 고뇌인 듯 싶다.
꽤 많은 사람들이 씨클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했는데 일자리를 국가가 줄 수 있다는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는 베트남 정부에서 앞으로 이들의 일자리를 어떻게 보장해 줄런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중국만큼이나 고도성장을 기록하고 있어서 제2의 차이나라는 명칭까지 베트남을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베트남의 현실에서 어떤 새로운 정책이 실업자가 될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건설경기가 베트남에서 호황이라고 하니 그 쪽으로 유도하면 괜찮을 것도 같지만 비교적 쉽게(?) 돈을 벌었던 그 사람들이 무거운 벽돌과 철근을 들면서 일을 할지는 의문이다.
출처: 직접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