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뱅상페레
출연 : 데이빗듀코브니(벤자민), 올리비아 썰비(사만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만 해도 나는 이 영화의 정보를 전혀 알지 못했다. 개봉작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가 지인을 통해 보게 된 영화였는데. 빙의가 소재라는 지인의 말에 빙의관련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히가시노게이고 원작의 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보러가는 영화가 이었던거다. '비밀 = 시크릿' 정보를 전혀 몰랐는데 순간 새하얗던 미지의 영화가 시꺼멓게 연기를 드리우게 되었다. 그랬던거다. 역시 이 영화는 의 리메이크판이었던거다. 극장에 이르러 티켓예매를 하고 홍보용 판촉물을 봤는데, 여기에서조차도 리메이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왜그랬을까? 몇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우선 은 어떻게든 본편인 과의 연장선상을 피하길 바랬을것이다. 은 '빙의'라는 신선한 소재로 이슈를 일으켰던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과 표절시비가 붙었었을만큼 '빙의'는 희소성이 있는 소재였던 것이다. 그 희소성이 결국 일회성에 성격을 갖고 있던것일지도 모른다. 다시금 '빙의'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나온다면 신선함이 현저히 떨어지는건 자명한 사실일테니까. 거기에 리메이크작이라면 그 틀마저 똑같다는건데 으로선 치명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추측은 영화를 보고나서 가늠해본 것인데, 이 '정말 빙의일까, 아닐까'에 대한 여지로 잔잔한 반전에 주력한것을 상기해볼때 은 원작의 극적구성을 배제하고 열린결말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그들의 상황에 절대적으로 파고들 수 없다. 관찰자 시점으로만 그들을 보여주기때문이다. 따라서 에는 반전이 없다. 의 리메이크작이라고 해서 홍보 또한 비슷하게 했다가는 욕먹기 쉬운 케이스였던 것이다.
은 리메이크를 거치면서 중년의 로맨스보다는 자식과 부모간의 공감에 대한 코드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사실, 열린결말이긴 했지만 원작과 다르게 나간 노선을 통해 영화는 엄마의 회춘에 손을 들어준것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게 남편때문도, 딸 때문도 아닌 자신의 보상심리때문. 나쁠건 없다. 동양권과 서양권의 사상차이일수도 있으니. 덕분에 애틋함은 없다.
앞서 자식과 부모간의 공감이 코드였다면 어느정도 애틋했을지도 모른다? 전혀!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다. 배경음악은 서스펜스물에나 어울릴법하고. 이럴거면 차라리 같은 영화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족, 멀더의 심리표현. 관객들에게라도 알려주면 안되는거였을까. 가장 혼란스러울 사람인데 가장 평안해보이는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