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외국인보호소는 당뇨병환자 수바수 씨를 즉각 보호해제하라!
- 당뇨병환자 수바수 씨를 강제보호하고 있는 것은 그의 건강과 생명을 명백히 위협할 수 있는 지극히 위험스러운 행위이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는 6개월 넘게 방치되어 있는 당뇨병환자가 있다. 그는 31세의 남성 네팔인 SUWASH BUDATHOKI(이하 ‘수바수’)씨로 작년 7월 3일 입소하여 2008년 1월 16일 현재 197일째 외국인보호시설에 구금 돼 있다.
그가 화성외국인보호소 입소 후 진료받은 내역인 진료기록부(총7페이지)에 따르면, 입소 당시 혈당을 포함한 기타 기본적인 진찰이 이루어진 기록은 없었고, 2008년 1월 4일 측정한 식후 2시간째의 혈당이 487mg/dl로 당뇨병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1월 8일 시행한 당화혈색소(HbA1c) 수치도 14.3%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건강검진상 체중은 2007년 12월 4일 77kg에 비하여 2008년 1월 4일에는 72kg로, 한달 사이에 5kg의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었다. 그는 당뇨병이 확인되기 전까지 무려 총 23회에 걸쳐 위장관 질환, 호흡기질환 등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다. 당뇨병 진단 이후 혈당강하제인 다오닐과 다이아벡스 투여가 시작되었고, 그 이후 혈당은 1월 7일 식후혈당 391mg/dl, 1월 8일 공복혈당 239mg/dl, 1월 11일 식후혈당 391mg/dl, 1월 14일 식후혈당 248mg/dl로 확인되었다.경구혈당강하제 치료 후에도 여전히 혈당조절이 불량한 상태이다.
이상의 진료기록으로 수바수 씨의 상태를 평가해보자면, 그는 당뇨병 진단 당시 식후 2시간 혈당이 487mg/dl, 당화혈색소가 14.3%로 초기 인슐린 치료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매우 심한 고혈당 상태였다. 의학적 기준으로 볼 때, 식후 혈당 350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11%이상일 경우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 판단이다.
또한 그의 진료기록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입소 후 당뇨병으로 진단되기 전까지 무려 23회에 걸쳐 위장관 질환, 호흡기 질환과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 진료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환자 상태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데, 31세, 77kg의 젊고 건장한 남성이 23차례나 감염성 질환으로 진료를 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그의 면역력이 얼마나 저하되었는지,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그가 생활하는 거주공간이 얼마나 비위생적인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는 것이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전북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발표한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 결과를 보아도 그곳의 위생환경과 운영실태가 당뇨병환자에게 얼마나 위해스러운 환경인지 판단케 한다. 이 실태조사에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운영실태도 포함되었는데 조사결과에 따르면, 피보호외국인들은 1인당 평균 1.4평의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운동에 대해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음식에 있어서도 맛이 없거나 하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이는 영양상태의 불량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유추되는 부분이다. 당뇨환자의 혈당조절과 합병증예방관리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규칙적인 운동요법과 균형있는 식단과 영양섭취이다. 외국인보호소의 이러한 운영실태는 당뇨병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상태라 판단된다.
또한 외국인보호소의 위생환경도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당뇨병환자에게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루 24시간 수용된 좁다란 거실에서 ‘실내의 공기가 너무 나쁘다’는 외국인노동자들의 토로는 호흡기 감염의 위험성 - 그것도 집단적인 - 을 말해주고 있고, ‘단 한 벌만의 제복을 대여하고 있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새로운 보호복으로 교체해 주지 않아 더러워져도 갈아입을 수 없다, 처음 제복을 지급 받을 당시부터 너무 더러워서 입기 어려웠다, 이불 및 베개가 너무 더럽다, 그리고 비위생적인 샤워시설이나 화장실 문제’를 토로하는 불만은 당뇨병환자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피부질환, 위장관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생환경이다.
대한민국이 '열린사회'로 나아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또한 당뇨병은 외부 환경의 스트레스나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다. 외국인보호소에서 억류된 생활은 환자가 받고 있는 고립과 스트레스, 불안정한 정서와 심리를 불러오고, 결국 당뇨병을 악화시킬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뇨병은 제대로 치료, 관리하지 않으면 심근경색이나 중풍 등의 대혈관 합병증,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 족부 괴저, 감염증, 패혈증 등의 합병증으로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런데 이러한 합병증은 이미 발생하면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예방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찰과 검사를 통해서 혈당조절을 잘 하는 것이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당뇨병관리에 있어서 치료자나 주위 동료의 정서적 지지가 매우 중요한데, 발병 이후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문제를 종종 초래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판단 속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수바수 씨에게 외국인 보호소라는 거주생활공간은 운동치료, 식이치료,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료, 치료자와 주위 동료의 정서적 지지 측면에서 매우 부적합하며, 그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가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현재 수바수 씨는 상당 기간 당뇨병으로 신체가 쇠약해진 상태이며, 서울출입국관리소는 그가 앓고 있는 당뇨병의 적절한 관리와 신속한 조치를 위하여 하루라도 빨리 보호를 해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인종, 국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존귀함을 강조했던 히포크라테스정신을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 의료인들은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수바수 씨가 더 이상 건강이 악화되지 않고, 다시 건강을 되찾는 방법은 서울출입국관리소사 즉각적인 ‘일시보호해제’ 취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다.
2008년 1월 15일
당뇨병 환자 수바수 씨 보호해제 촉구 의사 선언자
공정옥 김대호 김미정 김승섭 김인아 김종명 김형렬 류현철 박건희 백남순 손미아 송윤희 송홍석 양민재 오주환 우석균 은상준 이선웅 이자호 이재호 이진석 이희영 정영진 조홍준 주영수 최규진 한애라 [연명자 총 27명, 가나다 순]
담당/문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유정옥 소장 011-9140-6249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명하 간사 02-766-6024 / 019-364-8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