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근지 엄청 붐볐어. 아무리 출근 시간이라지만 이리 붐볐던 건 아마 20년래 처음이라고 생각드는만,
허긴 10년전만 해도 지하철 4호선이 수유역을 지나면서 부터 발 디딜 틈, 아니 손가락 하나 집어 넣기도 힘들만큼 그리 붐벼댔지. 근디 말여 근래에 이리 붐벼던 건 기억이 없어. 이건 6.25때 피난 열차 같다고나 할까? ㅋ
요사인 왜 그리 키가 큰지. 애들이고 청년이고 다 장대여. 팔굽치로 얼굴을 짓누르지 않나 등짝에 눌려 숨을 지대로 쉴 수가 있나, 숨을 쉴 수가 없어 얼굴을 위로 제끼면 위에서 한 눔이 불쌍하다는 듯이 눈을 깔고 쳐다 보는기라. 누구가 파, 마늘을 잔뜩 넣은 곰탕을 먹었는지 숨을 내 쉴 때마다 역겨운 냄새가 푹푹... 이건 불쾌지수 100.
열차가 출발하고 그 다음 정거장에서 사람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기름을 짜기 시작했지. 발이 이렇게 나로 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껴 보긴 처음이라 . 완전히 몸이 45도 각도로 뉘이기 시작한거야. 다리에 달려 있는 발이 나를 못 딸아 오는 거야. 그렇다고 남의 발 등을 타고 올라 설 수 없고. 정말 막막하대. 그런데 사람은 살게 마련이드만. 정말 웃겨. 차가 막 출발하니 물리 법칙에 의하여 내 몸이 바로 서지드만. ㅎㅎ
그래 한 숨을 쉴 수가 있었는디. 사건은 이 때부터여. 이 눔의 차가 덜컹거리며 가기 시작하는디, 이건 시골 길에 마차 타고 가는 것 같어. 차가 흔들릴 때 마다 내 몸이 누었다가 일어섰다가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걸 줄기라는 거다 이거여. 이웃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여 볼 심산으로 버티면 나만 힘들어. 그저 관성의 법칙에 맡기는 기라. 다행이도 볼륨이 좋은 예쁜 아가씨가 옆에 있다면 훨씬 기분이 나아지겠지만 ㅠ ㅠ
좌우지간 눈을 감아드랬어. 보기 싫은 장면 보지 않으려니 도를 닦는 수 밖에. 근디 이때 참으로 무시 할 수 없는 소리를 들은거여, 기가막힌, 아주 깜짝 놀랄만한 소리를 말여. 그래 눈을 번쩍 떴지.
"내 젖 터져"
"내 젖 터져"
이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거여 생각해 봐 벌건 대낮에 그것도 사람들 눈이 초롤초롱한데, 누가 누가
젖을 터지게 주무르고 있단 말인감. 이 복잡한 틈을 타서. 기회를 잘 잡았다 싶었단 말이지?
그래 부지런히 아주 잽싸게 그 주인공을 찿았드니. 글쎄, 아줌씨가, 한 40대 중반 쯤 보이는 아줌씨가 사람들한테 밀려서 열차 벽에 머리를 박고 소리를 치고 있드만. 그래 주위 분위기를 빠르게 살폈지. 헌대 치한이라고 생각 될만한 사람이 안 보여.
뭐여. 뭐여. 사람들은 그 와중에서도 신비하고 음흉한 상상을 하면서 다 관심을 보이는디 말여, 그 아줌씨, 손에 들려 짓눌린 새우젖이 들은 비닐 봉지를 보호하느라고 애 쓰고 있는 거여.
재밌지? 재밌지? 세상은 삭막한 것만이 아녀. 재미있게 살드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