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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7 FA 컵 리버풀 : 하반트

이찬욱 |2008.01.28 18:03
조회 159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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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약속을 믿지 말자

 

FA컵에서 좋은 경기를 치러준 하반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결과적으로는 편안한 승리였지만 솔직히 겁이 나는 경기였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는 요시 베나윤의 해트트릭 덕에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베나윤은 매우 좋은 영입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는 루이스 가르시아의 대체자로 영입된 선수인데, 이번 해트트릭으로 3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하게 되었고 이는 분명 괜찮은 성적이다. 이번 시즌에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도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하부 리그 팀을 상대로 넣은 골이긴 하지만 우리 팀에는 3골은 커녕 1골도 넣지 못할 것 같은 선수들도 있지 않은가.

이번 시합에서는 새로 영입된 수비수인 마틴 스크레텔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그는 훌륭한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존재감이 느껴지는 선수였다. 앞으로는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하반트의 투지가 빛난 경기였고 리버풀 팬들도 경기가 끝난 후에 그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주었다.

한동안 나는 계속되는 술자리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드디어 술이 깨어 톰 힉스 구단주가 가진 인터뷰를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인터뷰가 1년 전의 것과 똑같다고 느낀 것은 나뿐일까? 우리의 구단주들은 새로운 경기장 건설과 여름 이적 시장에서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시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분명 1년 전에 들었던 이야기이며 당시에 우리는 환상적인 소식을 접한 양 환호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경기장의 디자인을 바꿔가면서까지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고 다른 약속들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1년이 지나 똑같은 인터뷰를 하고 또 다시 팬들이 속아주길 바라는 것인가? 이번 인터뷰를 위해 구단의 홍보팀이 야근을 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거짓 약속에 속지 말아야 한다.

나는 구단이 인수될 때 새로운 구단주들이 리버풀에 충격을 주리라 예상했다. 물론 내 예상은 맞았지만 불운하게도 그것은 부정적인 쪽으로의 충격이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두 '천재'는 감독을 평가절하하고 선수들을 흔들어 놓았으며, 환상적인 서포터들의 인내심을 시험했고 빚을 6천만 파운드에서 1억 5백만 파운드(1890억 원)로 늘려놓았다.

재정 이야기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구단주들은 새로운 경기장 건설을 위해 3억 5천만 파운드(6300억 원)를 대출받았고 완공이 될 때까지는 최소한 2억 파운드(3600억 원)이 더 필요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자금의 출처가 그대로 빚으로 연결되며 구단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두 구단주는 팬들에게 새 경기장만 지어준다면 그들이 빚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다음으로, 이러한 대출은 1년에 2500만 파운드(약 450억 원) 씩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 조건이다.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고도 9백만 파운드(162억 원)밖에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 상환금을 마련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투자가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는 계속해서 선수를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다.

최근 리버풀 서포터들은 두바이 인터내셔널 캐피털에 구단을 인수하라는 항의를 했지만 톰 힉스 구단주는 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항의도 분명 성과는 있었다. 구단주들은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는 멍청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이제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조심스러워 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마스체라노의 완전 이적 협상이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사라고사로부터 파블로 아이마르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나는 그가 팀의 공격에 도움을 줄 환상적인 영입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적들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구단주들에게 지금보다 더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

라파 베니테스 감독의 경우에는 여전히 거취가 불투명해 보이지만 이번 항의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번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베니테스와 힉스의 사이는 껄끄러워 보이지만, 최근에는 베니테스를 지지하지 않던 리버풀 팬들도 '적의 적은 친구'라는 방식으로 힉스 구단주의 적인 베니테스 감독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베니테스 감독의 불규칙한 선수 기용과 필요 이상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나를 고민하게 만들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업적을 바탕으로 그를 지지한다. 그가 리버풀에서 이러한 대접을 받고도 사임하지 않는다면 그는 존중을 받아 마땅하며, 사임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4위 수성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임무이다. 베니테스 감독은 분명 리그 4위를 달성할만한 팀을 거느리고 있는데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 때는 나도 팀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 정도의 선수층으로 4위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범죄에 가까운 실수이다. 이는 단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구단 전체에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울 것이다.

물론 리버풀이 4위 수성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팀은 아니다. 베니테스 감독은 추가로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 4위 수성과 FA컵 우승, 또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는 성과가 나온다면 그는 리버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다. 이는 어려운 목표일 수도 있지만 리버풀의 감독이라면 늘 어려운 목표에 도전해야 하는 법이다.

게다가 우리에겐 여전히 FA컵과 챔피언스 리그 동시 우승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를 달성해 낸다면 베니테스 감독은 리버풀과 4년의 연장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요한 것은 구단의 경영진이 자신들의 본분을 다해 감독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믿음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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