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일기장은 아니었다.
단지, 거뭇한 손때가 조금 묻었을뿐
가만 펼쳐보았다
나와 매우 행복했던 그 시간들을,
이곳은 세상을 온통 슬픔으로만 담고 있었다.
그모든것들이 완벽해 보이진 않았다.
겉으로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던 모습과는 어울릴수없는 또하나의 자체였다.
이상하다 나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이게 아닌데 왜, 대체 왜
나는 끝없는 절망과 좌절을 느꼈다.
온통 칠흙같은 어둠뿐이었다.
그것을 거둬줄 그 어떠한 장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아- 어찌 이토록 잔인하게도 감춰왔단말인가.
이토록 극심한 고통을 모두,
그 속이 모두 뭉그러지도록 모두 삼키었다.
슬프다.
화가난다.
이따위 감정을 지금에서야 느끼는내가, 함께하면서도 전혀 알지못했던 내자신이.
행복함은 단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 멈추어 내 한켠에 손을 대어 보니 나는 여전히 뛰고있다.
그래서 나는 참을수가 없다.
그녀가 떠난 지금
난 그녀의 방에 앉아
이따위 종이에 산산이 흩어져가는 내심장을
그저 멍하니
내 온몸으로 느낄뿐이다.
그저, 그뿐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