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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으신 분들이 꼭 읽어보셔야 할 책

이승호 |2008.02.03 12:30
조회 114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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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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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도킨스를 만나게 된 스토리

1장 이기적 유전자: 다윈주의 세계관
도킨스를 소개하며|새로운 접근: 찰스 다윈|유전의 메커니즘: 멘델과 유전학
유전자의 발견|유전학에서 DNA의 역할|도킨스의 접근법: 이기적 유전자
에덴에서 강 하나가 흘러나와: 다윈주의 세계관

2장 눈먼 시계공: 진화, 그러므로 신을 제거하자고?
무신론이나 기독교 중 그 어떤 것도 도출시키지 못하는 자연과학|설명 가설로서의 신
윌리엄 페일리 사례|찰스 다윈 자신의 종교적 견해| 다윈에 대한 기독교적 응답

3장 증명과 신앙: 과학과 종교에서 증거의 위치
신앙은 눈먼 신뢰?| 무신론 그 자체는 신앙이 아닌가?|비합리적인 기독교 신앙?
과학 이론의 급진적 교체 문제|무신론을 위한 나머지 레토릭들

4장 문화 다윈주의? 흥미로운 밈의 ‘과학’
‘밈’의 기원|문화의 발전이 다윈주의적인가?|밈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유전자와 밈 유비의 오류|잉여존재 밈|바이러스로서의 신?

5장 과학과 종교: 대화인가, 지적 유화책인가?
과학과 종교의 ‘전투’| 중세 종교의 못생긴 우주|경외의 개념 |신의 마음
신비, 광기, 난센스|결론

감사의 글
미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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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의 신 추천사 (강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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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로 이름난 버트란드 러셀이 어느 날 질문을 받았다. 혹시 죽어서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왜 하나님을 믿지 않았느냐고 하면 뭐라 할 것인가? 러셀은 “하나님, 증거가 없었어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어요!”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종류의 무신론을 우리는 “증거론적 무신론”이라 부를 수 있다. “신이 존재한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참 또는 거짓으로 판명할 수 있는 근거는 그러한 사실(事實)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증거론자들은 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불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부인한다. 무신론의 또 다른 유형은 ‘혐의론적 무신론’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하나의 착각, 하나의 망상이라 보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무신론은 일찍이 포이어바흐, 맑스, 프로이트가 주장하였다.

최근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 ‘신이라는 망상’)을 자세히 읽어보면 리처드 도킨스가 내세우는 전투적 무신론은 증거론적 무신론과 혐의론적 무신론을 결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신을 믿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도킨스는 클리포드(W. Clifford)나 러셀(B. Russell)과 같은 증거론자들과 마찬가지로 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어떤 믿음에도 그것이 믿음으로 정당화되려면 경험적이든, 논리적이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도킨스는 그러나 신이 우리의 믿음, 우리의 경험과 상관없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그렇다고 답하지는 않는다. 신이 존재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러나 그럴 확률은 매우 낮거나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도킨스는 생각한다. 여기서 도킨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의 존재에 대한 일종의 단언을 내린다. 신은 맑스나 프로이트가 주장한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이요, 착각이라는 것이다. 조금 어렵게 표현하면 이렇다. 도킨스는 우리가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인식론적인 믿음’에서,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신은 착각이요 망상이라는 ‘존재론적인 주장’을 추론한다. 이것이 옳은 방식일까?

여러분들이 읽고자 손에 든 이 책은 매우 차분하게, 목소리를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도 도킨스의 전투적 무신론이 얼마나 허구적인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만들어진 신』이 나오기 이 전의 책들인 『이기적 유전자』와 『눈 먼 시계공』에서 도킨스가 신에 대한 믿음에 대해 펼친 사상에 어떤 맹점이 있는지 차근히 보여준다. 『만들어진 신』에 대해서 맥그라스는 그의 아내와 함께 The Dawkins Delusion이란 책을 또 썼다. 여기에서 전개한 논의의 기본적인 것들은 여러분들이 손에 든 이 책에 대부분 담겨 있다.

나는 맥그라스의 책이 여러 가지 미덕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책은 매우 차분하고 공정하게 집필된 책이다. 남의 생각을 비판하거나 검토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논쟁적이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이나 심한 과장이 드러나기 쉽다. 한 면만을 가지고 강조하면서 다른 면은 대개 무시한다. 그러나 맥그라스는 학자로서 도킨스의 업적을 정당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도킨스의 학위 논문과 그를 필자로 유명하게 만든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도킨스가 자신의 학문 분야를 넘어 신학적 문제와 종교를 다룰 때는 무지할 뿐 아니라 매우 선택적이며 선동적임을 맥그라스는 차근, 차근 증거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미덕은 도킨스가 진리로 수용하는 다윈주의가 반드시 무신론적일 필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다윈주의 또는 진화론 하면 곧장 무신론과 연관시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반드시 그럴 필요가 없음을 맥그라스는 다윈주의의 역사, 멘델 유전학의 출현 등을 과학사적으로 재구성해서 잘 보여준다. 도킨스가 거의 만화로 만들어버린 페일리의 설계론도 빅토리아 시대 사회와 문화의 맥락을 통해 그려내 보여줌으로, 그 주장이 반드시 전체 기독교 신학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을 맥그라스는 잘 보여 준다. 분자 생물학자 출신일 뿐 아니라 과학사와 과학철학에 관심을 둔 역사신학자로서의 맥그라스의 학자적인 능력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일 것이다. 자연선택을 우주와 세계를 설명하는 궁극적 근거로 사용하면서도 인간의 자유 의지와 관련해서는 예외로 한다든지, 유전자에 대응하는 일종의 문화적 유전자(‘밈’)를 아무런 증거나 확증 없이 내세운다든지 하는 부분에서 도킨스가 일관되지 못함을 지적해 내는 부분도 비평가로서 맥그라스의 능력을 잘 보여 준다.

과학자 도킨스가 아니라 전투적 무신론자 도킨스는 매우 화가 난 모습을 하고 있다. 화난 사람과 다툰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종의 ‘도킨스 현상’을 접하면서 우리 젊은 그리스도인들, 특히 자연 과학에 종사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언어와 과학의 언어를 동시에 통합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존 폴킹혼이나 아서 피콕, 프랜시스 콜린스와 같은 분들이 외국에는 있다. 맥그라스도 그런 분 가운데 하나이다. 과학과 신학, 철학 등에서 자신들의 전문 지식 분야를 넘나들면서 구사하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국내 젊은 학자들 가운데서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지만 교회는 자기들끼리만 알아듣는 말을 통해 점점 게토화되어 갈 것이다. 맥그라스의 이 책이 우리 젊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언어와 과학의 언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이중 언어' (bilingual)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는 결심을 갖게 해준다면 그것으로도 소중한 기여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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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3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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