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바라봐 주세요
난 영화를 좋아한다.
소설가나 일부 작가들은 상상력을 빼앗은 문명의 이기라며
영화자체의 존재를 거부하지만...
난 작가도 아니구...
그렇다고 대단한 존재도 아니기에
그저 눈으로 날 만족시켜주는 영화가 좋다...
군대가기전에는 '주성치'의 코믹영화나 일부 예술영화들을 봤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시기에 사랑이야기란 닭살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 사랑이란 것에 관해 고민해보지도 않았으며...
심각한 무엇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군대시절엔 철학이야기와 사랑이야기가 끌렸다.
워낙에 생각할 곳이 많고... 외로운 곳이기에...
드라마적인 느낌이 좋았다.
그때 찾아본 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후아유' 와 '번지점프를 하다' 두 영화이다.
후아유...
채팅으로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존재를 모르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야말로 요즘 세상이나 있을법한 사랑이야기 이며...
과거엔 꿈도 못 꾸었을 만한 사랑이다.
머... 결혼하기전 얼굴도 모르고
중매로 결혼했다면 할말 없지만...ㅋ
현실의 나와 채팅에서의 난 완전히 다른 존재이다.
일주일동안 빨지않은
아니! 갈아입지도 않은 지저분한 옷차림에 담배냄새가 베어있다.
머리는 항상 헝클어져 있으며,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서
"나 피곤하다...를 외치는것만 같다..."
채팅공간에서의 나는 시원시원한 성격에 로멘티스트 이다.
그녀를 위해 '티티카카'라는 환상의 섬을 선물하며,
그녀의 독특한 취미인 자동차로 사람을 치며 달리는 것에 동참한다.
부드러운 말을 하고... 따스한 생각을 하며... 배려할줄 안다...
나는 그녀의 모든것을 안다.
얼굴을 알지 못하기에 마음놓구 털어놓았던 그녀의 아픈기억과
현제 지금의 그녀...
직업이건 가족이건 그리고 현제 생활까지도...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싫어하고...
또 무엇을 바라는지도...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의 모든것을 알고 있기에 난 내 방식대로 사랑을 한다.
실제의 나대로...
채팅에서의 나대로...
하지만...그녀는...
나를 모른다.
채팅에서의 진실하지 않은 나의 모습은 사랑하지만...
현실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난 그게 싫다.
채팅에서의 갖추어진 모습도...
그리고 초라한 지금 내 모습도...
모두 나인데...그녀는 그렇지 않다...
나를 나로 보지 못한다.
언젠가 사랑한다고 내게 말했다...
채팅에서...
화가났다...
┌나를 아시나요?
내가 누군지 아세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를 아시나요?┘
다가서지 못하는건...
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건...
자신이 없어서이다.
내 모습을 보이면 달아나버릴 것 같은...
그래서... 숨겨왔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내 두려움을 사랑이 넘었기 때문이다.
내 모습이 아무리 초라해도
난 그녀를 사랑한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당당히 나서서 내 마음을 전할것이다.
그리고... 조승우는 이나영에게 고백을 한다.
흥쾌히 그래요...라는 대답은 아니지만
이제부터 둘만의 사랑을
진실된 서로간의 사랑을 시작한다.
정말 어떻게 보면 어이없고...
또 어떻게 보면 이해가는 이야기.
그녀를 사랑하는 나는 하나이지만
그녀에게는 두사람이 되어버릴수도 있는 상황...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는 같은 사람인가...
사랑이야기도 감동이지만.
자신에 관한 생각자체가 조금은 진지하게 만들어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