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주년을 맞고 있는
그래미 어워드,
보수적인 시상 때문에 늘 말도 많고
가십도 양산해 내고 있는 시상식이지만
대중성이 아닌 음악성을 선택하며
음악 시상식 중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시상식으로 통한다.
한국 시각으로 2008년 2월 11일
50번째 그래미 어워드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올해는 주요 부분 시상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대중들의 기대와는 어떤 부분이 부합하고
또 어떤 부분이 빗나갔는지
수상자들의 면모와 의미를 간단하게 분석해 보자.
1. 50주년의 의미
간단하게 그래미 어워드 50주년의 의미를 알아보자.
일단 그래미 기념 박물관이 건립된다.
LA에 준공할 예정에 있는데
역대 그래미 트로피와 수상자들의 소장품과
수상자들을 기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을
전시해 그래미의 의미를 기리게 될 것이다.
또한 50주년이라는 수식어를 빛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념품을 만들어 낸다.
화보집부터 시작해 역대 시상식 무대를 면밀히 분석해
최고의 무대 50가지를 뽑기도 했다.
참고로 이 부분 1위는 그린데이가 차지했다.
어쟀든 그래미는 여지껏 팝 음악의 역사와 함께
숨쉬어온 전통있고 뼈대있는 시상식이고
일명 ‘그래미 이펙트’ 도 노려 볼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음악 시상식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기념하고 축하하는 일이라 볼 수 있겠다.
2. 주요 부분 수상자 & 코멘트
▲올해의 레코드 : Rehab(에이미 와인하우스)
▲올해의 앨범 : River: The Joni Letters(허비 행콕)
▲올해의 노래 : Rehab(에이미 와인하우스)
▲올해의 신인 : 에이미 와인하우스
▲여자 팝 보컬 : 에이미 와인하우스(Rehab)
▲남자 팝 보컬 : 저스틴 팀버레이크(What Goes Around...Comes Around)
▲팝 그룹 : 마룬5(Makes Me Wonder)
▲팝 협연 부문 : 로버트 플랜트&앨리슨 크라우스(Gone Gone Gone)
▲팝 연주 : 조니 미첼(One Week Last Summer)
▲팝 연주앨범 : 비스티 보이즈(The Mix-Up)
▲팝 보컬 앨범 : Back To Black(에이미 와인하우스)
▲댄스 레코딩 : 저스틴 팀버레이크(LoveStoned/I Think She Knows)
▲일렉트로닉/댄스 앨범 : We Are The Night(더 케미컬 브라더스)
▲솔로 록 보컬 : 브루스 스프링스틴(Radio Nowhere)
▲록그룹 퍼포먼스 : 더 화이트 스트라입스(Icky Thumo)
▲하드락 퍼포먼스 : 푸 파이터스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
▲락 앨범: 푸 파이터스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
▲얼터너티브 : 더 화이트 스트라입스(Icky Thumo)
▲여자 R&B 보컬: 알리샤 키스(No One)
▲남자 R&B 보컬: 프린스(Future Baby Mama)
▲R&B 노래:No One(알리샤 키스)
▲R&B 앨범:Funk This(샤카 칸)
Key Word 1 - 에이미 와인하우스
사실 필자는 올해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적어도 3개는 트로피를 가져갈 것이라 생각했다.
중독자 이미지와 사고뭉치라는 점은
품격을 중시하는 그래미가 싫어할 만 하지만
음악만을 두고볼때 도저히 외면하기 힘든
완벽에 가까운 음악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많은 수의 국내 팬들은 리아나는 일단 제껴놓은 채
저스틴 팀버레이크나 비욘세의 수상을 점쳤다.
하지만 수상의 영예는 필자의 예상대로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돌아갔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다관상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일단 작년에 코린 베일리 래가 영국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의 신인을
캐리 언더우드에게 넘겨주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영국 출신이 핸디캡이 된다는 그래미의 보수적 경향은
어느정도 올해 완화된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본토박이라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영국 아티스트들의 진출이 점점 활발해 지고 있고
빌보드비트와 영국 차트가 비슷한 모습으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영국 출신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흠이 안 되는 것 같다.
또한 그래미가 대중성을 많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에이미가 대중성이 결여된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비욘세와 리아나,
그리고 저스틴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은
역시나 그래미가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을
우위에 두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사생활이 수상에 이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음악성을 최고지만
약물 중독과 폭행을 일삼아
비자 발급이 거부되어 시상식에 조차 참석하지 못했다.
이런 아티스트의 손을 그래미가 들어주었다는 것은
전통적인 경직된 시상 방식을 많이 탈피해
음악 자체로만 생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사실은
몇 년을 주기로 신인에게 몰아주어
사람들을 놀래키는 그래미의 깜짝쇼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알리샤 키스, 노라 존스,
그리고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Key Word 2 - 카니에 웨스트
그래미는 카니에의 손을 또다시 들어주었다.
환상의 샘플링 실력과 재치넘치는 음악 센스로
그래미를 늘 감동시켜왔던 카니에 웨스트는
이번에도 재기넘치는 앨범으로 그래미를 감동시켰다.
사실 함께 올라있는 후보작들 중
그 누구도 카니에를 앞서지 못했다.
대중성이나 앨범 완성도나 모두에서 말이다.
카니에는 앨범 첫 싱글이었던 ‘Stronger' 를 발표한 후
미국과 영국,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50센트와의 경합에서도 완승을 거두어버렸다.
그 결과 카니에는 이번 어워드에서 힙합 부문에서
4개의 트로프를 싹쓸이 하며
이 시대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가 누구인지
모두에게 확실히 보여주었다.
앨범 제목만 보면 마지막 정규작이 될 분위기인데..
어쨌든 카니에는 이시대가 원하는
가장 세련된 음악성의 힙합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꾸준히 음악성을 보여준다면
앨범을 낼 때마다 그래미 트로피 하나씩 타가는 건
식은 죽 먹기다.
Key Word 3 - 저스틴 팀버레이크
저스틴, 저스틴, 저스틴,
사실 그는 이시대의 키워드 이다.
팝계가 가장 원하는 스타일의 아티스트이고
스스로의 매력을 팔 줄 아는 영악한 아티스트이다.
솔로 앨범의 완벽한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고
그가 현재 메인스트림 최고의 남자 아티스트라는 것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저스틴은 올해 남자 팝 보컬 부분을 수상했는데
여기에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그래미는 노장에 대한 확실한 여우로 유명했는데
폴 메카트니와 같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저스틴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게다가 계속해서 그래미형 아티스트로
상을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받아갔던
존 메이어도 올라있었기에
저스틴의 수상은 더욱 의미가 있다.
일단 올해 그래미는 ‘탈권위주의’ 를 위해서
처절한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영국 출신을 홀대한다는 전통도 깼고
노장을 우대한다는 전통도 깨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의심의 여지없는 완벽한 수상이다.
폴 메카트니라 한들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Key Word 4 - 허비 행콕
관록있는 재즈 뮤지션 허비 행콕은
올해 주요 부분 1개를 가져가는 기쁨을 누렸다.
노라 존스와 코린 베일리 래가 참여한
앨범 자체가 완성도가 워낙 좋았지만
재즈 앨범으로 50년만에 처음으로
올해의 앨범을 탔다는 의미는 정말 대단하다.
팝 시장에서 이미 재즈는 주류가 아니다.
허비 행콕은 대중성과 재즈의 음악성을
결합하기 위해서 숱한 실험과 노력을 했고
이런 노력을 드디어 보상받았다.
허비 행콕의 수상으로 인해
메인스트림에서의 재즈에 대한 주목이
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그래미 이펙트와 함께
허비 행콕의 재즈 앨범들도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ey Word 5 - Alicia Keys
이제 그녀의 수상은 이상할 것이 없다.
앨범마다 속을 꽉꽉 채운 양질의 음악들로
평론가들의 가슴을 후벼팠고
또다시 의심의 여지없는 수상에 성공했다.
‘그래미형 아티스트’ 라는 살짝 가십섞은 표현이
그녀에게는 어울리지 않지만
정말 낼때마다 하나씩 받아가는 그녀의
꾸준한 음악성을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온다.
일단 알리샤 키스의 수상은
이번 앨범에서 살짝 음악의 방향을 바꿔서
좀 더 다양한 R&B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그녀의 시도가 정확히 맞아 들어갔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