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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인생의 선배님들께-

이길호 |2008.02.20 00:04
조회 46 |추천 3


   우선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제가 올해 20살이 된(빠른 89라 대외적으로는 21살입니다.) 사회 초년생이라는 점을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윗부분을 읽으면서 “20살(혹은 19살) 밖에 안 된 어린놈의 녀석이 건방지다.”라는 생각 혹은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께 먼저 한 마디 드리겠습니다.(그분들은 특히 주목해주십시오.)


세상은 변했습니다.


  우리들(청소년)도 변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과거의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위계질서에 사로잡혀서 “선생님, 부모님뿐만 아니라 어른의 말씀이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의 말은 아직 “네가 사회를 몰라서 그런다.”, “크면 다 알게 된다.” 혹은 “네가 뭘 알아?”고 일축하시는 분들.


   나이가 한두 살 많은 것이 절대적인 지식의 양을 보장해주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라고 해서 그들이 항상 그른 판단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른들 역시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써 자신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부정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혹은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그들의 의견을 부정하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어른들께서 항상 이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 또한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15년이란 시간 동안 겪어본 ‘어른’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학생들은 이러이러 할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계신 일반화의 오류지요. “야자를 하지 않으면, 보충을 하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 혹은 “학부모들의 성의가 빗발친다.” 는 등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 “비효울적이다.”라는 학생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묵살한 채 시행되고 있는 학교의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과연 올바른 교육의 모습일까요? ‘자율학습’이라는 명백한 ‘학생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용어 하에 ‘반강제적으로’ 시행되는 야간 자율 학습의 모순적인 상황이 과연 올바른 교육의 모습일까요?단순히 두발 규제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거라는 선입관 때문에

학생의 머리에 라이터까지 들이대면서(설령 그게 반 장난이라 할지라도) 깎으라고 하는게 올바른 교육의 모습일까요? 


   “어디서 감히 말대꾸야.” 청소년의 의견이 묵살되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레퍼토리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논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고 하여 혹은 마땅히 반박할 논거를 찾지 못하여 등의 이유로 어른들께서 자주 활용하시곤 합니다. 물론 청소년 중에는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임기응변식의 변명만 늘어놓는다거나 혹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한 불필요한 논리마저 어른들께서 상대해주시길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서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할 때만큼은 논리적인 설명을 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 때 단순히 “어디서 감히 말대꾸야.” 같은 식으로 청소년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청소년의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청소년들의 사고를 경직화, 획일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것은 논리적 비약이자 제 억측입니다만 간혹 가다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면 자신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수는 누구나 한 번쯤 하기 마련이고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도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 것은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른이 실수를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권위가 깎인다거나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네가 뭘 알아?” 이 역시 청소년의 의견이 묵살되는 과정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레퍼토리입니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논리의 타당성은 사라지게 만드는 어이없는 한 마디지요.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세상은 변했고, 더 이상 과거처럼 ‘살아온 햇수’와 ‘본인이 가진 지식’이 비례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평균 인터넷 사용 시작 연령이 2.6세라는 놀라운 리서치 결과를 알고 계십니까?(친구에게 들은 거라 100% 정확한 수치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만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의 제 막내 사촌 동생이 인터넷을 다루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사실무근의 날조된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이면 이미 사회의 이슈에 대해 자신만의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논리적인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지요.(물론 논리적인 이야기라는 것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과거의 청소년에 비하면 엄청 조숙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여전히 청소년들을 어린아이 취급하며 무시하고 계십니다.(그 분들 입장에서야 어떤 의도였는지 제가 그분들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내가 도대체 뭘 모른다는 거지?”라는 의문과 함께 어린아이 취급에 대해 불만을 한번쯤 가져보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갖는 불만은 어떻게 보면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사소한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아니 과거 그분들이 가졌던 불만과 비교한다면 '절대적인 측면'에서는 사소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6,70년대는 잘 먹고 잘 입고 잘 배우는 것 자체가 소원이었으니까요. 그 당시에는 일명 헝그리 정신이 있었던 시절이죠. 요즘에는 그런 모습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만 ㅡ 근성도 약해지고 다들 온실의 화초로 자라간다는 뭐 그런 류의 이야기들이죠 ㅡ 이 부분은 청소년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소위  "배부른 소리"를 할 수밖에 없게끔 오냐오냐- 떠받들어진 가정에서 자라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새로운, 그리고 다양한 각종 재화와 매체들이 주변에 산재해 있습니다. 당연히 과거 어른들의 꿈꿨던 기대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수밖에 없지요. "옛날에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들. 시대가 변한 만큼 과거의 기대치를 적용하는 무지함은 보이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우리 땐 이러이러 했는데” 인간이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이야기입니다. 자신과 직접 관계된 일이 아니니까 자신이 처했던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신경도 쓰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좋게 바뀌면 욕을 하는 경우가 잦더군요. 이른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격이지요. 과거에는 오늘날의 학교보다, 군대보다 더욱 빡샜다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입니다. 그것이 현재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과거]는 현재를 평가하기 위한,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 입니다. 그러나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는 자신이 겪었던 것보다 더 나쁘면 나빴지 좋은 상황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실제로 급식이나 교복 문제로 불만이 많았던 제 친구들은 졸업하고 그 문제들이 해결되자 기뻐하기보다는 억울해 하더군요.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동생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화가 하고 싶습니다. 서로가  "아 어른들은 항상 저런 식이지.", "요즘 애들이란 철이 없어." 와 같은 식으로 무시하기만 하는 일방적 대화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아 그 부분에는 이런 점도 있구나." 처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서로를 대할 때 비로서 절충점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어른들보다 한 단계 아래에서 항상 어른들의 말을 따르고 어른들의 행동을 본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른들의 언행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면서 때론 그에 대해서 어른들과 논리적인 대화를 하면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그런 존재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들이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느 정도 저희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잘못된 점은 이러이러 해서 잘못되었다라고 어느 정도 납득을 시켜주셨으면 합니다. 아직까지 분명 저희가 부족한 점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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