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표 양배추치킨덮밥/0223/m750
혼자 사는 남자들에겐
그들이 과연 얼마나 숙달된 독신남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일정한 법칙 같은 게 존재한다
첫째 - 요리
일단 혼자 살게 되면 가장 먼저 익숙해져야 할 요리..
초기 레벨의 독신남들은
다양한 전단지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자연스레
가격대비 질과 양, 서비스별로 organizing하게 되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다 중수로 넘어오게 되면서
일단 여러가지 '시도'(절대 요리가 아닌)를 하게 된다
(중수로 넘어오기까지 그 수많은 중국집과 야식집의
메뉴와 맛에 싫증을 느껴 이도저도 아닌 색다른 메뉴를 찾다
스무디하게 주방에서 칼을 잡게 되는 독신남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중수레벨에서 고수레벨로 넘어오기까지는
또 한가지 산을 넘어야 하는데 그건 바로
'레시피'에 대한 탈피다.
'레시피'에 의존한 단순 모방으로는 절대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만들어보다 결국
자기만의 특색있는 맛을 찾아내었을때 - 그때 바로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갓 다림질한 셔츠들/0223/m750
둘째 - 다림질
이 종목은 흔히 초기 레벨의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스킵'(하지 않음)이라는 수단이 있으나
직장을 다니는 독신남들에겐 통하지 않으므로
익혀두는 것이 좋다 다만
이 다림질이라는 것이 내 생활의 일부분의 얼마를 차지하게 되는가
주말 혹은 평일 아침
다림질로 인해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면
아직 중수에 지나지 않는다
빨래를 돌린 후
탈수된 셔츠와 바지에 아직 남아 있는 물기를 활용하여
소매에서부터 셔츠깃으로 마감할 수 있다면
가히 '고수'라 불리어도 무방하다
셋째 - 화장실 청소
이 종목 역시 초기레벨에서는 잘 하지 않는 종목.
그러나 중수에 다다른 독신남이라면
이 종목이 필수라는 것을 느끼게 되며
이것 역시 이것을 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한다면 X.
고수들은
비교적 여유롭게 샤워할 수 있는 날에
'함께' 이것을 한다.
마지막 ,
진정 고수라 불리어질 수 있는 종목으로
난 '가구 재배치'를 꼽고 싶다
일반 독신 남성들에게선
자기 방이나 집을 꾸미는 일이 흔치가 않다
독신남에게 있어서 집이란 그저
내가 자고 먹고 쉬는 공간이라는 의식이 팽배하므로
가구들이나 물건들을
내 자신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곳에다 두게 된다
하지만 고수가 되고픈 중수들이여
당신들이 진정 고수가 되고 싶다면
당신들의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말고
'밸런스'와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하라.
조그만 테이블 하나의 위치가
당신의 집 평수를 바꾸어 놓을 수 있으며
혹 찾아오는 방문자들에게
그냥 아무렇게나 놓여진 배치가 아님을
보여준다면 당신은 진정한 독신남으로서의 고수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다림질, 요리, 청소 등 이외에도
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증상은 수없이 많다
힘빠진 칫솔의 활용법, 신발의 습기 제거,
김빠진 콜라의 재활용, 냉장고 냄새 제거 등
하지만 그걸 아는가.
수많은 고수들도 쉽게 오르지 못하는
'지존'이 있다는 것을..
그 지존을 가늠하는 척도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위에 언급한 수많은 종목을 하는 '목적'이다
이제까지 언급한 많은 것들을
그저 필요에 의해서만 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들을 아무리 능숙하게 잘한다 하더라도
'지존'에 오를 수 없다
지금 당신의 주위에 혼자 살고 있는 독신남들에게 물어보라
"이걸 왜 해?"라고.
그 사람이 진정한 '지존'이라면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냥...심심해서."